[경제] 종전 기대했다 실망…8% 올랐던 코스피, 하루새 4.5%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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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대국민 연설이 전쟁 장기화 우려를 키워 코스피와 코스닥이 동반 하락 마감했다. 이날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증시 종가와 환율이 표시돼 있다. [뉴시스]
“극도로 강하게 이란을 타격할 것”이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발언은 시장을 먼저 때렸다. 연설 직후인 2일 오전 ‘검은 목요일’이 펼쳐졌다. 코스피는 한때 5200선 아래로 고꾸라졌고, 원-달러 환율은 장중 1520원 위로 솟구쳤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하루 전보다 244.65포인트(4.47%) 하락한 5234.05에 마감했다. 출발은 좋았다. 종전 기대감에 전장 대비 72.99포인트(1.33%) 오른 5551.69로 개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시작한 후 장중 5170.27까지 미끄러져 내렸다. 결국 전날 상승분(8.44%)을 이날 절반 넘게 반납했다. 삼성전자(-5.91%)와 SK하이닉스(-7.05%) 등 대형주가 급락하며 지수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닥 지수도 5.36% 떨어지며 1056.34로 주저앉았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이 1조2100억원어치 주식을 사들였지만(순매수), 기관(1조4518억원)과 외국인(1406억원)의 거센 매도에 밀렸다. 강진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연설 메시지 자체는 기존과 유사하지만 변한 것은 시장의 기대”라며 “전쟁 종결 가능성을 선반영했던 기대가 꺾이면서 실망 매물이 나왔다”고 말했다. 시장은 종전을 기대했는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오히려 불확실성만 키웠다는 의미다.
이날 코스닥과 코스피에서 잇따라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 호가 일시 효력 정지)가 발동됐다. 올해 들어서만 코스피에서 사이드카 12번, 서킷브레이커(주식 매매 일시 중단) 2회 등 총 14회의 시장 안정화 조치가 발동됐다. 코스닥에서도 총 8번이 나왔다. 모두 2008년 이후 최다 횟수다. 18년 전 금융위기 때와 맞먹는 충격이 시장을 엄습했다는 의미다.
한국판 공포지수로 불리는 코스피200 변동성 지수(VKOSPI)는 최근 일주일간(지난달 25일~이달 2일) 평균 60.77로 집계됐다. 시장 출렁임이 심하고 전망이 어두울 때 지수가 오르는데, 50 이상이면 ‘극단적 공포’ 구간으로 해석된다.
환율도 치솟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18.4원 뛴 달러당 1519.7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트럼프 연설 전 1510원대에 머물다가 연설 이후 장중 1520원을 웃돌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불러일으킨 충격은 아시아 증시 전반을 휩쓸었다. 일본 닛케이(-2.38%), 대만 가권(-1.82%), 홍콩 항셍(-0.7%), 중국 상하이(-0.74%) 지수 등도 파랗게 질렸다. 이날 독일·프랑스 등 유럽 증시도 하락세로 장을 시작했다. ‘디지털 금’이란 별명이 무색하게 위험자산 성격이 더 부각된 비트코인도 추락 열차에 올라탔다.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기준 개당 6만6640달러로 24시간 전보다 3.56% 내렸다. 안전자산인 금값 역시 맥을 못 췄다. 2일 오전 2시(현지시간) 기준 뉴욕상품거래소에서 금 선물 가격은 트로이온스당 4632달러로 전장 대비 3.75% 급락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로 중동전쟁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더 심해졌다. 시장 전망도 엇갈린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단기적으로 확전 우려가 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설 역시 이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한 전략적 접근”이라고 평가했다. 반면에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나틱시스 아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CNBC에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이 거의 끝났다고 말하면서도 세 번째 항공모함과 추가 병력을 파견하고 있어 발언의 신뢰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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