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사 줄자 쪼그라든 가구업계…‘5조짜리’ 이 시장에 꽂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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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리바트의 사무용 가구 시리즈인 이모션. 사진 현대리바트
직장인 강진우(38)씨는 최근 목돈을 들여 10년 만에 책상·의자를 바꿨다. 재택근무하는 날이 많아지며 집에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져서다. 옷방으로 사용하던 작은 방을 업무공간으로 사용하다 보니 비좁고 불편했다. 새로 산 책상은 모듈형이라 허리가 아플 때면 서서 일할 수 있고 책장은 바퀴가 달려 평소에는 벽에 붙여뒀다가 필요할 때 책상 옆에 두고 자료를 찾아본다. 강씨는 “가전은 새로운 모델이 나오면 종종 샀지만, 가구는 이사할 때 아니면 딱히 바꿀 생각이 없었는데 근무 효율성과 건강을 생각해 새로 장만했다”고 말했다.
가라앉은 가구 시장에서 사무용 가구가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이사 건수가 줄면서 가정용 가구 수요는 줄었지만, 사무용 가구 수요는 늘어나는 추세다.
통계청에 따르면 연간 이동자 수(전입신고 기준)는 2021년 721만3000명에서 지난해 611만8000명으로 줄어 51년 만에 최저다. 경기 침체 장기화로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줄어든 데다, 이사 비용이 부담스러워 기존 집을 유지하는 ‘주거 정체’ 현상이 나타나며 주택 거래가 줄었다.
김영희 디자이너
반면 사무용 가구 시장은 커지고 있다. 유연근무제 도입으로 재택근무가 늘어 집 안에 일하는 공간을 꾸미려는 수요가 늘어난 게 배경이다. 회사 내 근무 환경도 달라졌다. 예전에는 칸막이로 개인 공간을 구분해 놓는 식이었다면 최근엔 좌석을 지정하지 않고 열린 공간에서 근무하는 방식을 선호한다. 이 때문에 모듈형 가구·이동형 칸막이·오픈형 책상 같은 사무용 가구를 찾는 기업이 늘었다.
게다가 기업은 가구를 교체하면서 인테리어도 바꾸는 경우가 많다. 가구업계에 따르면 국내 사무용 시장 규모는 개별 제품만으로는 1조5000억원 수준이지만, 오피스 인테리어까지 확대하면 5조원으로 커진다. 익명을 요구한 가구업계 관계자는 “설계·시공을 포함한 오피스 인테리어는 계약 건별 수주금액이 커서 실적 개선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한샘이 내놓은 첫 사무용 가구인 이전. 사진 한샘
가구업체들도 사무용 가구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한샘은 2일 사무용 가구 첫 신제품인 ‘이머전’ 시리즈를 내놨다. 가정용 가구의 편안함을 살려 쾌적한 근무 환경을 조성한다는 전략이다. 책상에 모터를 탑재해 정밀한 높이 조절을 하는 식이다. 현대리바트는 맞춤형 전략을 펼치고 있다. 2022년 각 기업의 업무 특성이나 조직 문화를 고려해 최적의 공간 구성, 색상, 가구 사용법 등을 제안하는 ‘오피스 테일러’를 도입한 후 사무용 가구 매출이 60% 늘었다.
지난해 현대리바트의 오피스 사업 매출은 1561억원으로, 3년 새 50% 성장했다. 종합문구업체인 모닝글로리도 연초 사무용 의자 시리즈를 출시하며 출사표를 던졌다. 강민수 현대리바트 비즈니스솔루션본부장은 “최근 기업들이 조직문화를 표현하는 수단으로 오피스 디자인에 신경을 쓰고 이에 부합하는 사무용 가구를 찾는 분위기라 시장이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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