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매출 2000만원 보장해준다더라” “식당이 먼저 거액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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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북지사 경선을 앞두고 ‘현금 살포 의혹’으로 당에서 제명된 김관영 전북지사에 대한 경찰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당시 현장 모습이 찍힌 식당 폐쇄회로(CC)TV 삭제 요청부터 업주 회유 의혹까지 불거지면서 수사가 확대되는 모양새다.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2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된 김 지사 사건을 고발장 위주로 들여다보고 있다”고 밝혔다. 고발장엔 기부행위 제한 위반과 매수 및 이해유도 혐의가 담겼다. 경찰에 따르면 김 지사는 지난해 11월 30일 오후 7~9시 전주시 한 식당에서 민주당 전북도당 청년위원·대학생위원, 도내 시·군의원, 지방선거 출마 예정자, 공무원 등 20여 명이 참석한 저녁 식사 겸 술자리에서 1인당 2만~20만원씩 나눠준 혐의를 받고 있다.

사건 당일 음식점 CCTV 영상엔 김 지사가 수행 비서가 건넨 검은색 가방에서 현금이 든 봉투를 꺼내 참석자들에게 일일이 5만원권 지폐를 주는 장면이 찍혔다. 논란이 일자 김 지사는 “대리기사 비용 명목으로 총 68만원을 지급했고, 이튿날 전액 회수했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참석자가 받은 전체 현금 규모와 지급 경위·성격을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확보된 CCTV 영상엔 현금 전달 장면이 담겼지만, 음성이 없어서다. 선거 연관성도 핵심 쟁점이다. 공직선거법(113조)에 따르면 자치단체장·국회의원 등은 선거구민에게 기부행위를 할 수 없다. 경찰은 해당 모임이 단순 회식이 아니라 선거를 앞둔 지지 확보 성격이었는지도 조사 중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참석자는 “김 지사가 정치적 조언을 하고, 참석자들이 ‘김관영’을 연호하는 등 재선을 응원하는 분위기였다”고 했다.

경찰은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도 검토 중이다. 김 지사의 휴대전화 통화 내용, 수행 비서와 캠프 관계자들의 통신 기록, 차량 동선, 가방에 담긴 비상금 출처와 인출 경로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경찰 안팎에선 “현금 조달 과정이 규명될 경우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회유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식당 주인은 경찰에서 “CCTV 삭제 요청이 있었고, 이후 김 지사 측근이 접근해 ‘재선을 돕자’ ‘월 2000만원 매출을 보장하겠다’ ‘수의계약 등으로 돕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김 지사 측 관계자는 “업주 측이 먼저 거액을 요구했고, 현금 지급은 불법 소지가 커 매출을 올려주는 방식이 논의된 것”이라며 “모임 장소도 전북도가 아닌 행사를 마련한 쪽에서 정해 김 지사를 초대했고, CCTV 설치 위치나 촬영 방식 등을 보면 사전에 기획된 정황이 의심된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고발 대상은 김 지사 한 명뿐이다. 하지만 수사 과정에서 공범 여부가 드러나면 김 지사 선거캠프 관계자와 전북도 공무원까지 입건 대상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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