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박근혜와 달리 영웅 되려하는 尹…분열만 부추긴다” [尹 탄핵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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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선고 파면 결정이 내려진 2025년 4월 4일 대전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TV 생중계를 시청하고 있다. 김성태 객원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난해 4월 4일 헌법재판소는 결정문에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주권자인 대한국민’을 배반했다고 적시했다. 파면 1년을 맞은 3일 정치·법학 교수들은 헌법이 제시한 대통령상을 구현해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하기까지는 갈 길이 멀다고 진단했다.
헌재는 윤 전 대통령 탄핵 결정문에서 파면 사유로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자신을 지지하는 국민의 범위를 초월하여 국민 전체에 대하여 봉사함으로써 사회공동체를 통합시켜야 할 책무를 위반하였다”고 밝혔다. 윤 전 대통령의 국회 및 대야 관계에 대해선 “국민의 대표인 국회를 헌법이 정한 권한 배분질서에 따른 협치의 대상으로 존중하였어야 한다”고 했다.
헌재, ‘통합’의 책무 강조
헌재는 양극단으로 분열된 우리 사회에서 대통령은 ‘모두의 대통령’이 되어야 하고, ‘통합’의 책무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2017년 3월 10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결정문에서는 “대통령이 국민 전체에 대한 봉사자”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특정 정당, 자신이 속한 계급·종교·지역·사회단체, 자신과 친분 있는 세력의 특수한 이익 등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고 했다. 2004년 5월 14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 기각 결정문에서도 “대통령은 국민 모두에 대한 법치와 준법의 상징적 존재”라고 명시했다.
현재호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대통령이 행정 수반인 동시에 국가 원수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는 것은 모든 사회 구성원들의 이해를 대변한다는 측면도 있다”며 “대통령은 어떤 한쪽 정파에 치우치기보다는 상대 정당도 통합해 모두의 이익을 대표해 국정을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낙인 서울대 로스쿨 명예교수는 “대통령은 주권자 국민에게서 선출된 세입자인데 주인 행세를 하면 안 된다”며 “민주주의 핵심인 견제와 균형이 무너지지 않도록 삼권분립의 헌법 정신을 받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성 교수는 “국리민복을 위한 정책과 제도를 위해 야당이라도 대화와 타협을 통해 통합의 길로 이끌어 가는 것이 정치”라고 강조했다.
차준홍 기자
“정치 다양성 담아내야”
전문가들은 헌재의 만장일치 탄핵 결정으로 보수·진보 진영 갈등이 일시적으로 봉합됐지만 정치적 양극화는 더 심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 이후에도 분열을 조장한다거나 민주주의가 더 진보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이후에도 다양성을 담아내는 민주주의 가치가 제대로 실현되지 않고 있다”며 “더불어민주당은 단독으로 모든 걸 처리하고 있고 국민의힘은 윤 전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양쪽 다 비민주적인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양당이 일부 강성 지지층을 위한 정당이 돼버린 상황에서 대통령이 설령 모두의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한다고 하더라도 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윤 전 대통령이 분열을 부추기고 있다고도 비판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리 윤 전 대통령은 자기가 영웅이 되려고 하고 있다”며 “윤 전 대통령이 사과나 인정을 하지 않고 ‘윤어게인’을 의식하는 행보는 갈등을 수습하려고 했던 헌재의 노력도 무효가 되고 있다”고 했다.

헌법재판소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파면을 선고한 다음날인 2025년 4월 5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찬반집회가 열리고 있다. 왼쪽은 광화문 동십자각 앞에서 열린 윤석열 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 주최 '승리의날 범시민대행진' 집회, 오른쪽은 세종대로에서 열린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주최 광화문 국민대회. 연합뉴스
양극화 해소 위한 ‘개헌’ 제안도
탄핵 이후 1년을 맞은 시점에서 정치 양극화를 해소하고 안정적인 민주주의 정착을 위해서는 정치제도 개혁을 아우르는 개헌까지 이뤄져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된다. 이헌환 아주대 로스쿨 명예교수는 “12·3 사태를 헌법으로 완전 배척하고 명백히 국민 전체가 주권자 시대로 접어든 계기가 지난해 4월 4일 결정”이라며 “이제 헌법을 개정해 사법제도 개혁, 입법부 구성 원리 등 우리 국가의 기본 틀을 새롭게 설계하는 작업들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원빈 성균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어느 한 당도 단일정당으로 과반의석을 점하지 못하게 선거제도를 바꿔 양당제에서 다당제로 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며 “제도적으로 두 당이 협상하게끔 구조화하면 민주주의의 본질에 더 가까워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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