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소나무 곁 하늘하늘 진달래…지금, 딱 이 곳에만 있는 풍경 [스튜디오486]
-
2회 연결
본문
[스튜디오486]은 중앙일보 사진부 기자들이 발로 뛰어 만든 포토스토리를 소개하는 코너입니다. 중앙일보는 상암산로 48-6에 있습니다.
세종대왕릉 진달래숲길. 울창하게 우거진 소나무 아래 연분홍 진달래 꽃이 활짝 펴 장관을 이루고 있다. 2년 만에 대중에 공개하는 이번 행사는 3일부터 14일까지 계속 된다.
경기 여주 세종대왕릉 조감도. 왼쪽 초록 숲길 사이로 곳곳에 퍼져 있는 분홍빛 산책로가 '진달래숲길'이다. 사진 세종대왕유적관리소
“소나무와 진달래가 어우러진 풍경은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함입니다.”
경기 여주 세종대왕릉. 세종대왕유적관리소 이기영 사무관이 '진달래 숲길' 입구로 안내했다. 2년 만에 일반 공개를 앞두고 지난 1일 찾은 세종대왕릉 진달래 숲길은 사람도 진달래도 손님 맞을 준비로 분주했다. 울창하게 우거진 소나무 아래 연분홍 진달래꽃은 앞다투어 피느라 바쁘고, 관리소 직원들은 손님 맞을 준비로 바빴다. 3일 시작된 이번 특별공개 행사는 14일까지 계속된다.
매표소를 출발해 15분여를 걸으니 ‘출입금지’ 표지판이 걸린 숲길 입구가 모습을 드러냈다. 천천히 경사로를 오르자 그 너머로 전혀 다른 풍경이 펼쳐졌다. 언덕 위로 소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힘차게 솟아 있고, 그 아래 화사한 분홍빛이 수채화처럼 번지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갈수록 진달래꽃 모양이 또렷하게 보였다. 따사로운 봄볕을 받은 꽃잎들이 산들바람에 흔들리며 숲 전체를 은은하게 물들이고 있었다.
세종대왕유적관리소 이기영 사무관이 개방을 앞둔 세종대왕 진달래숲길을 점검하고 있다.
호랑나비 한마리가 활짝 핀 진달래 꽃에서 꿀을 모으고 있다.
연분홍 색의 꽃잎은 우리 전통 한복을 떠올리게 한다.
“2024년 겨울에 축축한 눈이 많이 왔습니다. 가지 위에 쌓인 눈의 무게를 이기지 못해 소나무도, 진달래도 피해가 컸어요.”
발밑에는 떨어진 마른 솔잎이 두껍게 쌓여 있고 군데군데 부러진 나뭇가지들이 눈에 띄었다. 가까이 들여다보니 가지가 휘어진 진달래 나무 옆으로 새로 심은 묘목들이 부지런히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이 사무관은 “뽑히거나 부러진 소나무는 리프트와 굴삭기 등을 이용해 정리하고, 크게 손상된 진달래도 140여 주를 새로 심었다”고 설명했다. 경사진 비탈에서 소나무를 정리하고 튼튼한 진달래를 골라 다시 뿌리내리게 하는 작업이 쉽지 않았지만, 어지러웠던 공간이 지금은 관람객들을 위해 새 단장을 마무리한 상태다.
진달래숲길은 2024년 겨울 습설이 내려 소나무와 진달래 묘목이 부러지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사진은 2025년 유적관리소 직원들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세종대왕유적관리소
관계자들이 겨울에 내린 눈으로 피해를 입은 진달래를 복구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40여 그루를 새로 심었다. 사진 세종대왕유적관리소
산책길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볕이 드는 구간은 분홍빛이 가득했지만, 그늘진 곳의 진달래들은 아직 꽃망울을 채 열지 못한 채 봄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사무관은 "진달래는 햇볕이 잘 드는 양지바른 곳을 좋아하고, 그늘이 지는 울창한 숲 아래에서는 살기가 힘든 종"이라며 "그래도 이곳은 연중 세심하게 관리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이런 광경을 만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 사무관은 개방 행사가 시작하는 3일 이후 주말이면 대부분 만개할 것으로 내다봤다.
세종대왕 진달래숲길 울창하게 우거진 소나무 아래 연분홍 빛 진달래 꽃이 활짝 펴 장관을 이루었다.
햇살을 받은 연두색 새순과 분홍색 진달래가 만나 봄이 왔음을 전하고 있다.
홍살문 왼쪽 산자락에 형성된 진달래 군락지 숲길은 소나무와 진달래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진 형태로 국내에서도 보기 드문 풍경으로 꼽힌다. 국가유산청 궁능유적본부 세종대왕유적관리소가 관리하는 이곳은 평소에는 일반에 공개하지 않다가 진달래 개화 시기에 맞춰 특별 개방한다. 지난해 한 해 행사를 쉰 이유도 있지만, 올해 개방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폭설로 인한 피해가 이전 모습으로 복구하기 어려울 만큼 심각했기 때문이다.
세종대왕 유적지 관계자들이 1일 오후 경기 여주 영릉에서 보수작업을 하고 있다. 멧돼지, 두더지 등에 피해를 입은 부분의 보수작업은 봄이 오는 이 시기에 실시한다.
1일 세종대왕릉을 찾은 시민들.
올해 특별 개방 기간에는 숲길 곳곳에 사진 촬영 구역도 마련하고, 방문객이 촬영한 사진을 제출하면 추첨을 통해 상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도 진행한다.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입장 마감 오후 5시)이고, 별도 예약은 필요 없다.
특별 개방 기간에 맞춰 유적관리소가 마련한 포토존.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