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100원 생리대’가 능사? “가격 논란 넘어 보편적 월경권 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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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개당 99원 생리대를 출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월말 높은 생리대 가격을 지적한 이후, 쿠팡과 다이소가 개당 99~100원 초저가 생리대를 출시하거나 출시예고한 바 있는데, 대형마트로는 홈플러스가 처음이다. 사진은 지난달 3일 서울 강서구 홈플러스 강서점에 진열된 초저가 생리대 모습.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생리대 가격이 외국에 비해 비싸다고 지적한 이후 ‘반값 생리대’ ‘100원 생리대’ 등 저렴한 상품이 나오고 있다. 일시적이고 사후적인 가격 조치에 그칠 게 아니라 ‘보편적 월경권’ 보장을 위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국회입법조사처의 현안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영국의 한 연구기관에서 국가별 최저 가격을 기준으로 생리대 가격을 조사한 결과 30개국 중 한국이 7번째로 높았다. 한국의 생리대 1개 가격은 0.113달러, 약 153원으로 옆 나라 일본(0.058달러)의 2배 수준이다.

미국 각 주(州)와 107개 국가를 대상으로 생리 기간에 드는 총비용(생리대·탐폰·이부브로펜 등 약값 모두 포함)을 조사한 결과도 마찬가지다. 알제리(34.05달러), 요르단(26.51달러)에 이어 한국은 25.40달러, 약 3만6900원으로 생리용품이 비싼 나라에 속한다.

앞서 이 대통령은 지난 1월 20일 국무회의에서 “한국 생리대가 해외 대비 40% 비싼 수준인 것 같다”며 “가난한 사람을 위해 싼 것도 생산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국가 간 가격 비교 데이터는 한계가 있다. 나라마다 주로 제조·판매되는 월경용품이 다르고, 같은 일회용 패드라 하더라도 흡수량·길이 등이 다양해 표준 단가를 측정하기 어렵다. 유통채널별 판매전략에 따라 가격 폭이 넓다는 것도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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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다만 국내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생리대 가격 부담 문제를 제기해왔다.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지난해 생리대 물가는 2020년 대비 19.3% 상승했다. 같은 기간 화장지(21.3%)보다 덜 올랐고, 칫솔(3%)·치약(12.5%)보다는 비싸졌다. 2023년 여성환경연대 조사에 따르면 생리대 구매자 10명 중 8명(응답자 80.6%)은 생리대가 비싸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당시 평균 생리대 가격과 여성의 생리 주기 등을 고려하면 1년 치 비용이 18만원 수준이다. 2017년 생리대 유해 물질 파동으로 ‘케모포비아(Chemophobia·화학물질 공포)’가 확산하면서 유기농·프리미엄 제품 선호도가 높아진 만큼, 실제 비용 부담은 더 큰 경우가 많다.

생리대 가격을 누르거나 담합 조사를 하는 등 임시방편적 대응을 반복할 게 아니라 건강과 인권의 관점에서 보편적 월경권 확대를 논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미국 뉴욕시와 뉴질랜드 등은 공공시설에 무료 생리용품 비치를 의무화하는 등 생리대를 소비재가 아닌 필수재로 본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보편적 월경권이란 모든 여성이 월경과 관련된 기본적인 권리를 보장받아야 한다는 의미”라며 “보편적 월경권에 대한 이해가 확산될 경우 생리용품의 안전성과 가격 투명성에 대한 논의는 필수 생활용품 전반의 소비자 보호 정책으로 확대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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