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스텔스기 감청도 가능? AI 앞세워 미군 작전 노출하는 중국 기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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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국면에서 중국 민간 기업들이 미군 동향을 노출하는 정보 서비스를 앞세워 새로운 시장을 키우고 있다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중국 정부로선 자국 민간기업을 우회로로 활용해 대미 압박 효과까지 거둘 수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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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자르비전이 자사를 소개하며 공개한 위성사진.

中 민간 기업, 이란 전쟁 전 미군 배치 실시간 노출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중국 민간 기업들은 공개 출처 정보(OSINT)를 AI로 분석해 중동 내 미군의 이동 경로, 전력 배치, 항모전단 보급 패턴 등을 소셜미디어(SNS)에 노출하고 있다. WP는 “중국 정부는 이란 전쟁과 공식적으로는 거리를 두고 있다”면서 “그러나 지난 5년간 중국의 육성 정책으로 성장한 이들 기업은 이번 전쟁을 수익 창출 기회로 삼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1년 설립된 미자르비전이 대표적이다. 위성·항공·해상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중동 주둔 미군 기지의 활동을 목록으로 만들고 항모전단의 이동 경로, 특정 전투기·요격체계 위치와 수량 등을 식별한다. 실제 지난 2월 28일 전쟁 개시를 전후로 미자르비전의 활약이 집중 조명되기도 했다. WP는 “포드함과 링컨함 항모전단의 이동 경로, 이스라엘 오브다 공군기지·사우디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카타르 알우데이드 공군기지에 집결한 항공기의 기종별 수량이 상세히 공개됐다”고 전했다. 미군의 중동 작전의 핵심 허브와 병참 동향을 실시간 생중계 방식으로 노출한 것이다.

미자르비전은 인민해방군 소속은 아니지만 군 납품에 필요한 국가군사표준 인증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군의 정보는 물론 서방의 상업위성 영상, 비행·해운 데이터를 모두 활용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게 WP의 분석이다.

“스텔스도 안 통한다”…스텔스기 감청 주장한 中 업체

징안 테크놀로지도 비슷한 사례로 꼽힌다. 이 회사는 전쟁 초기 미 공군 B-2A 스텔스 폭격기 2대의 교신을 녹음했다며 소셜미디어에 이를 공개한 뒤 삭제했다.해당 게시물에는 “AI의 눈에 절대적인 스텔스란 없다”는 문구가 달렸다. 회사 측은 “지난 1월 말부터 2월 초까지 수일 만에 엄청난 양의 함정·항공 데이터를 교차 검증했다”며 “미 해군 함정 100척 이상, 군용기 수십 대, 군사 관련 이동 10만 건 이상을 포착했다”고 주장했다.

미 당국자와 전문가들은 중국 민간 기업이 스텔스 통신을 실제로 감청할 수 있는지엔 회의적이다. 그럼에도 익명의 미 당국자는 WP에 “능력이 아직 도달하지 않았더라도 의도 자체가 문제”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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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럴드 R 포드 항공모함이 대서양을 항해하는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능력은 미지수, 의도가 문제”…미 의회도 경고

미 하원 중국특별위원회도 미자르비전의 활동을 직접 거론하며 “중국공산당과 연계된 기업들이 AI를 미국에 대한 전장 감시 도구로 전환하고 있다. 중국 기술 생태계의 위협은 이론적인 것이 아니라 임박한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대해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적대국들이 기밀을 포함한 각종 정보를 이란에 제공하고 있다는 정황이 있다”며 “우리는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기업들의 활동이 중국 정부에 전략적 우회로를 제공하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라이언 페다슈크 미국기업연구소(AEI) 연구원은 WP에 “국가는 민간 부문의 혁신으로부터 이익을 얻으면서, 사실상 국가의 지시 하에 움직이는 기업의 행위에 대해 공과를 부인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란 등 중동의 반미 진영이 중국 기업으로부터 고급 군사 정보를 무상으로 제공 받는다고 해도 중국 정부는 부인할 여지가 있다. 전쟁에 공식 개입하지 않은 채 대미 압박이 가능한 이유다.

미국 대응…위성영상 무기한 차단

미국도 대응에 나섰다. 미 민간 위성영상 업체 플래닛랩스는 4일 미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이란과 중동 분쟁 지역의 위성영상 접근을 무기한 유보한다고 고객들에게 공지했다. 미 정부가 안전 및 작전보안을 이유로 영상 보류를 요청했다는 것이다.

플래닛랩스는 또 전쟁 종료 때까지 해당 지역 영상을 자발적으로 보류하고 안전 위험이 없다고 판단되는 경우에 한해 건별로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적용 대상은 지난달 9일 이후 수집된 이란 전역, 걸프 국가, 기존 분쟁 지역의 데이터와 영상이다. 미자르비전를 포함해 플래닛랩스의 고객사가 아닌 업체의 무단 활용 사태를 차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WP는 “과거에도 미자르비전이 플래닛랩스의 이미지를 사용했다는 보도가 나온 적이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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