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특약 뒤에 숨어 ‘입주 지연’ 모른 체 하던 신탁사, 대법 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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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뉴스1
입주 지연 피해가 발생해도 ‘책임한정특약’으로 책임을 피하는 신탁사들에 1, 2심에 이어 대법원도 제동을 걸었다. 특약을 입주자에게 명확히 설명하지 않으면 계약금 반환 등 책임을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6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신숙희)는 지난 2월 26일 경남 창원시 진해구의 한 오피스텔을 두고 수분양자 장모씨와 코람코자산신탁 사이에 벌어진 계약금 반환 등 소송에서 1, 2심과 마찬가지로 장씨 승소 판단을 했다.
이 사건 핵심은 시행사가 아닌 신탁사에 입주 지연 책임을 물을 수 있느냐였다. 피고 코람코는 오피스텔을 건축한 시행사와 ‘관리형 토지신탁 계약’을 맺었다. 오피스텔 분양 등을 대리 해주고 수수료를 받기로 한 것이다. 이런 신탁 계약은 부동산 활황기던 2010년대 중반부터 전국에서 크게 늘었다.
이후 부동산 경기가 꺾이며 시행사 자금난으로 준공·입주 지연이 빈번해지자 입주자들은 분양 계약 상대였던 신탁사를 상대로 계약 해지를 요구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신탁사 다수가 계약서 특약사항에 기재된 책임한정특약으로 책임을 피했다. 특약엔 “(신탁사 책임은) 신탁계약 업무 범위 내로 한정된다”고 돼 있다. 분양 과정에 발생한 문제만 책임질 뿐 준공·입주 지연의 책임은 시행사에 있다는 것이다.
코람코도 오피스텔 준공이 계약상 입주예정일보다 3개월 이상 늦어져 장씨가 계약 해지를 요구하자, 특약을 근거로 계약금 반환 등을 거부했다. 하지만 1심 서울중앙지법은 코람코에 반환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특약이 계약 해지의 책임 소재를 판가름한다는 점을 감안해 약관법상 ‘중요한 내용’에 해당하고 설명의무 대상이라고 판단했다. 그런데 코람코와 장씨의 계약서에 특약이 추상적 문구로 기재돼 비법률가가 이해하기 어렵고 분양 홍보나 계약 체결 과정에서도 특약 존재와 효과를 알만한 자료가 없어 코람코가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코람코는 항소했다. 이어 책임한정특약이 신탁사의 분양 계약에서 일반적이고 공통적이기 때문에 별도 설명이 필요 없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비전문가인) 수분양자 지위에선 반드시 특약이 일반적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법원도 원심에 법리 오인 등이 없다며 장씨 승소를 확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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