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3세대 표적치료제, 생존율 높여 일상 유지 환자 늘어 [Heal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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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철경 울산대학교병원 종양내과 교수

부작용 줄고 생존·반응률도 개선
렉라자 단독요법, 통원 부담 낮춰
뇌전이·심장 기저 질환자도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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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철경 교수가 폐암 치료 및 표적치료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울산대학교병원]

폐암은 고령, 흡연자에게 생기는 병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젊은 연령대와 비흡연자에서도 자주 발견되는 유형이 있다. 바로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이다. 폐암의 약 80%를 차지하는 비소세포폐암, 그중에서도 선암에서 주로 나타나는 이 유형은 진단 시 뇌·뼈 등으로 전이된 경우가 많고, 재발률도 높아 완치가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3세대 표적치료제가 도입되면서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생존 기간과 예후가 개선되고 있다. 특히 대표 약제인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는 희귀 EGFR 변이에서도 유의미한 반응률이 보고되며 치료 옵션으로서 입지를 넓히고 있다. 울산대학교병원 종양내과 신철경 교수를 만나 최신 폐암 치료 전략을 들었다.

폐암의 치료 전략은 어떻게 설계하나.

“폐암 치료는 진단 초기부터 다학제 진료를 통해 방향을 결정한다. 울산대병원은 매주 화요일 폐암 다학제 진료를 운영하며, 호흡기내과·영상의학과·종양내과 등 6개 진료과 의료진이 함께 치료 방침을 논의한다. 치료 계획이 정해지면 환자와 보호자에게 약 2시간에 걸쳐 진단 결과와 치료 계획을 설명한다. 치료 설계 시 가장 먼저 고려하는 것은 유전자 변이 유무다.”

변이 여부에 따라 치료 방식은 어떻게 달라지나.

“표적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면 표적치료제를 우선 고려한다. 특히 렉라자 같은 3세대 표적치료제는 기존 약제보다 뇌혈관 장벽(BBB) 투과율이 높아 환자가 뇌전이를 동반한 경우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변이가 없는 환자는 면역치료제를 기반으로 세포독성항암치료를 병용한다.”

3세대 표적치료제 도입 후 임상에서 느끼는 변화는.

“3세대 표적치료제가 등장하면서 부작용은 줄고 생존율과 반응률은 크게 개선됐다. 3세대 표적치료제를 사용하는 환자 대부분 최소 1년은 비교적 안정적으로 치료를 이어가며, 울산대병원에는 2년 이상 치료를 유지하는 환자들이 많다. 특히 뇌전이 조절 능력이 비약적으로 향상되면서 신경학적 증상 없이 일상을 유지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단독요법으로 장기 관리하는 경우도 있다고.

“진료 환자 중 EGFR 변이 중 하나인 L858R 변이를 가진 60대 환자가 있다. 진단 당시 뇌전이를 동반한 4기 폐암이었지만 병변의 크기는 크지 않은 상태였다. L858R 변이는 치료 반응을 예측하기 어려운 편인데, 치료를 설계하며 렉라자가 해당 변이 및 뇌전이 환자군에서 보여준 유의미한 임상적 근거에 주목했다. 특히 개발 단계부터 다수의 한국인 환자가 임상에 참여했다는 점, 환자가 일상 유지를 강력히 원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렉라자 단독요법이 최선의 전략이라 판단했다. 이에 단독요법을 시작했고, 현재 2년 넘게 안정적으로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실제 최근 L858R 변이와 뇌전이를 동반한 환자 등에서 렉라자 단독요법으로 2년 이상 장기 안정성을 유지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병용요법이 주목받는 흐름 속에서도 환자 특성에 따라 단독요법이 여전히 유효한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특히 신 교수에 따르면 단독요법은 삶의 질을 중시하는 환자에게 전략적 선택이 될 수 있다.

단독요법은 일상 유지에 어떤 도움이 되나.

“3주마다 병원을 찾아 주사를 맞아야 하는 병용요법과 달리 경구제인 렉라자 단독요법은 3개월 단위로 처방이 가능해 통원 부담이 적다. 심장 독성, 중증 피부 발진 같은 부작용 위험도 세포독성항암치료제 대비 낮은 편이다. 초기에 설사, 손발 저림 등이 나타나기도 하지만 대부분 임상적으로 조절 가능한 수준이다.”

단독요법을 우선 고려하는 또 다른 기준은.

“고령이면서 질병 부담이 크지 않은 환자는 단독요법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특히 렉라자는 타그리소와 비교해 L858R 변이 환자에게서 우수한 결과를 보인 데이터가 있어, 해당 변이가 확인되면 먼저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뇌전이 환자의 치료 근거가 충분한 데다 심장 독성 위험이 낮게 보고된 점을 참고해, 뇌전이를 동반하거나 심장 기저 질환이 있는 환자도 단독요법을 먼저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반면 원격 전이 병변이 크거나 환자가 젊은 경우에는 병용요법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한다.”

장기 생존 환자가 늘어나는 지금, 지역거점병원의 역할은.

“표적치료제·면역항암제 등 치료 옵션이 확대되면서 장기 생존 환자가 늘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울산대병원은 매주 금요일 암 생존자 클리닉을 운영하며 환자 상태를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경주·포항 등 인근 지역을 아우르는 권역 거점 병원으로 환자 규모가 크고, 울산의 폐암 유병률이 전국 평균을 웃도는 만큼 지역 내 완결적 의료 체계 구축의 중요성도 크다. 이에 혈액종양내과 전문의 10명이 진료에 참여해 지역 내에서도 충분한 치료 역량을 확보하고 있다. 수도권 의료진과의 학술 교류·다기관 임상 연구 참여를 통해 수도권과의 치료 환경 격차도 크게 줄였다. 약제도 동일하게 사용하고 부작용에도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어, 최근에는 진단 이후 지역에서 치료를 이어가는 환자가 대부분이다.”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점은.

“최근 AI 등을 통해 치료법이나 약제를 미리 알아보는 환자·보호자가 늘고 있다. 특정 치료에 대한 문의도 증가하고 있는데 실제 치료는 유전자 변이와 환자 상태, 적용 조건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뒀으면 한다. 의료진으로서도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설명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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