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운전자 35% “사고 막아줬다”…‘페달오조작 방지장치’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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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에서 발생한 고령 운전자 교통 사고 모습. 연합뉴스

 #. 70세 택시기사 김 모 씨는 한 고등학교 인근 좁은 골목길을 지나다 갑자기 가속페달을 세게 밟았다. 비정상적인 급가속이었다. 당시 골목길 교차로에선 다른 차량이 빠르게 진입하고 있던 터라 자칫 충돌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이었다.

 #. 택시기사 최 모 씨(70)는 초등학교 앞 어린이보호구역에서 차량 뒤편에 있는 보행자를 못 본 채 후진을 하면서 가속페달을 비정상적으로 강하게 밟았다. 보행자를 강하게 충돌할 수도 있는 위험한 순간이었다.

 이들 두 사고 모두 쉽사리 사고를 피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두 택시기사는 다행히 사고를 모면했다. 바로 차량에 장착한 ‘페달오조작 방지장치’ 덕분이었다. 제동장치인 브레이크 대신 가속페달인 액셀러레이터를 잘못 밟았을 때 급가속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페달오조작 방지장치의 효과는 수치로도 입증된다. 한국교통안전공단(이하 공단)이 지난해 말부터 올해 2월까지 석달간 고령운전자 중심으로 법인택시를 대상으로 실시한 '페달오조작 방지장치 및 속도제한장치 장착 시범사업' 효과를 6일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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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택시에 장착된 페달오조작 방지장치. 사진 한국교통안전공단

 전국 12개 법인택시 회사의 227대를 대상으로 총 운행거리 211만7423㎞, 총 운행시간 10만8975시간의 실주행 데이터를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정상적이지 않은 가속을 인식한 페달오조작 방지기능은 3628회, 과도한 과속상황에서의 속도제한 기능은 31만699회 작동했다.

 비정상적인 가속은 ▶시속 15km 이하 주행 중 가속페달을 80% 이상 밟을 경우 ▶엔진 회전수(RPM)가 4500rpm에 도달한 경우가 해당하며, 이때는 가속을 차단하고 장비 작동 전과 도중에 램프 및 경고음으로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또 과도한 과속상황은 ▶과속단속 카메라 전방 규정속도 이상으로 주행한 경우 ▶시속 140km 이상 주행한 경우를 의미한다.

 올 1월을 기준으로 이들 장치의 작동 횟수를 비교한 결과 급가속·급감속·급출발 상황과 관련성이 높은 오조작 방지 작동 횟수(PUA)는 지난해 말과 비교해 53.4% 감소했다. 과속·급감속·위험추월 상황과 관련성이 높은 속도제한 작동 횟수(BTO)도 21.0% 줄었다.

 공단 관계자는 "장치가 비정상적 가속 상황을 직접 제어하는 동시에 운전자에게 경각심을 부여해 페달 오조작을 줄이는 효과를 가져왔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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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달오조작 방지장치를 통한 사고예방 경험. 자료 한국교통안전공단

 시범사업에 참여한 운전자 대상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34.6%가 실제 운행 중 사고 예방 효과를 경험했다고 답했다. 경험 횟수는 1회가 15.3%, 2~3회가 13.2%였으며 4회 이상은 6.1%였다. 10명 중 4명 가까이 장치의 효능을 직접 확인했다는 의미다.

 "장치를 주변 운전자에게 추천할 의향이 있다"는 응답은 73.5%에 달했다. 공단은 페달오조작 방지장치를 지난해 700대에서 올해는 3200대까지 늘려서 보급할 계획이다. 주로 65세 이상 노인 운전자 대상이다.

 정용식 공단 이사장은 "이번 시범사업은 페달오조작 방지장치가 사고를 방지할 뿐 아니라 예방관리 수단으로도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며 "첨단안전장치 보급을 확대해 고령 운전자의 교통사고 감소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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