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학 운동장 지하로 고속철도 관통…학생들 “학습권 침해”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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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후 대전 한남대 교정에 철도 지하화 건설 사업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신진호 기자
대학 운동장 지하로 고속철도를 관통하는 사업이 추진되자 학교와 학생들이 학습권이 침해된다면 반발하고 나섰다.
대전 한남대는 6일 오후 교내에서 ‘경부고속철도 대전북연결선 공사 강행 반대 공청회’를 개최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300여 명의 학생은 정부(국가철도공단)가 철도 공사를 강행할 경우 발생할 학습권 침해와 안전사고 위험에 대한 학교 측의 대책을 물으며 높은 관심을 보였다.
한남대 공청회 열고 "학생·주민과 함께 끝까지 반대"
한남대 원구환 학사부총장은 “정부 정책은 이해하지만 학교와 학생의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면 (건설에) 동의할 수 없다”며 “하행선 일부만을 그것도 학교에 인접해서 건설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지 정부에 묻고 싶다”고 밝혔다. 원 부총장은 “조차장부터 대전역까지 다시 그림(지하화)을 그리는 장기적 계획이 필요하다”며 “사업의 재검토 외에 다른 방안을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학습권이 침해받지 않도록 끝까지 반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6일 오후 대전 한남대에서 열린 '경부고속철도 대전북연결선 공사 강행 반대 공청회'에서 학생들이 학교 관계자에게 대책을 묻고 있다. 신진호 기자
한남대에 따르면 국가철도공단은 2020년부터 경부고속철도 대전북연결선 직선화 사업을 추진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철로가 한남대 시설물을 관통한다는 사실이 알려졌고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안전성 확보 문제를 제기, 공사가 중단됐다. 이후 국가철도공단은 지난해 9월 25일 사업 재개를 공시한 뒤 공사를 시작했다. 선로 건설은 학교 측의 동의 없이 협의를 거쳐 재개할 수 있다는 게 국가철도공단의 입장이다. 대전북연결선은 대전 도심 북측 조차장을 통과하는 5.96㎞ 구간의 선로로 2004년 경부고속철도 1단계(서울~동대구) 개통 당시 대전역 진·출입을 위해 임시 설치됐다.
운동장 이용하는 어린이·노인 등 안전사고 위험
선로 직선화를 위해서는 한남대 종합운동장 스탠드와 레슬링장(지하), 테니스장 등을 철거하고 지하 구간 190m와 출입구 310m 등 500m 구간을 관통해야 한다. 대학 측은 관통 구간이 지상에서 불과 4~12m에 불과해 고속열차가 지나갈 경우 소음·진동이 발생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운동장을 이용하는 어린이와 노인 등 주민의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도 제기했다. 장기간 이어지는 공사로 장비와 자재가 보행로를 가로막아 학생과 주민 불편이 가중할 것으로 학교 측은 전망하고 있다.

국가철도공단이 추진 중인 경부고속철도 대전북연결선 사업 가운데 한남대 운동장을 관통한다는 내용이 포함되면서 대학과 학생들이 반발하고 있다. [사진 한남대]
공사 지점은 국내 대학 가운데 최초로 건립된 캠퍼스 혁신파크(첨단산업단지)와 맞닿아 하루 수백 대의 고속열차가 지나면 안전과 소음에 따른 피해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남대 관계자는 “소음과 진동에 취약한 첨단산업 분야를 연구하는 공간인데 사업 차질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고속철도 소음·진동에 연구시설 피해 불가피
한남대는 지난해 8월 국토교통부와 국가 철도공단, 대전시, 대덕구 등에 사업계획 승인 유예를 요청했지만, 국토부와 철도공단은 “공사를 수주한 시공사와 협의하라”며 서로 책임을 떠넘기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한남대 교수와 직원, 학생들이 공사 반대 서명운동을 벌여 국민권익위원회에 진정을 신청했고 청와대 신문고 등에도 민원을 제기했다.
한남대 관계자는 “지하구간 공사로 지반이 약화하고 운동장 스탠드가 붕괴하면 대형 안전사고로 이어질 것”이라며 “관계 기관은 노선 변경 검토나 구체적 보상 계획도 없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6일 오후 대전 한남대 교정에 철도 지하화 건설 사업에 반대하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신진호 기자
이와 관련, 국가철도공단은 공사가 안전과 교육환경을 침해하는 수준이 아니며 설계과정에서 각종 영향조사를 통해 사전 분석을 마쳤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9월 사업재개를 앞두고 한남대, 시공사(현대건설) 간 회의를 진행했지만, 대학 측이 과도한 보상을 요구했다고 반박했다. 안전성 등의 이유로 사업이 중단됐다는 대학 측의 주장도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공사가 끝나면 굴착한 부분을 복구하고 소음도 현재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라는 게 공단 측의 설명이다.
국가철도공단 "대학 시설물 일부만 침해" 주장
국가철도공단은 “한정된 공간에서 진행하는 도심 공사 특성상 대학 시설물 일부를 침해하게 됐다”며 “다만 500m를 관통한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며 적법한 절차에 따라 보상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한남대 강의실과 경부선은 100m 이상 떨어져 있으며 환경영향조사를 통해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며 “학생과 주민의 안전문제는 운동장 동선과 분리되므로 우려할 사항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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