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대법 “친족 간 절도, 고소 취소 땐 공소기각”...원심 파기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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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뉴스1
친고죄에 해당하는 친족 간 절도 사건에서 피해자가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제출했을 때 공소기각을 선고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차남 A씨는 2024년 12월 10일 부모님이 집을 비운 틈을 타 안방 드레스룸에 있던 금고를 훔쳤다. 금고 안엔 한화로 450만원 상당의 엔화와 달러, 200만원 상당의 상품권, 금반지 등 합계 2400만원에 달하는 재물이 담겨 있었다.
같은 해 12월 17일 A씨는 아버지에게 “1억원을 빌려주면 2029년 12월 31일까지 1억5000만원을 변제하겠다” “전 이제 뒤가 없다. 이 계약서를 마지막으로 끝을 보든지 인간으로서 끝을 보든지 결정하라”는 내용의 문서를 우편으로 보내 돈을 요구했다.
같은 해 12월 29일엔 부모님에게 “전 분명 경고했는데, 싹 다 죽일거라고”라는 카카오톡 메시지를 전송해 부모님이 돈을 주지 않으면 가족들에게 해를 가할 것처럼 협박했다. 이에 A씨는 절도와 존속협박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일러스트= 김지윤 기자 xxxxxxxxxxxxxxxxxxxxxxxxxx
1심은 절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을 선고했다. 다만 존속협박 혐의에 대해선 공소제기 후 피해자인 부모님이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단 점을 근거로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1심 선고가 나온 2025년 12월 친족 간 절도죄는 부분적 입법 공백 상황이었다. 헌법재판소가 친족 간 벌어진 재산 범죄는 처벌을 면제하는 형법상 ‘친족상도례(親族相盜例)’에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린 후, 후속입법이 이뤄지지 않은 시점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1심은 “헌재 결정에 따라 친족상도례 조항이 효력을 상실했고, 추후 개선입법이 이뤄질 수 있다”면서도 “구속사건으로 신속한 판단이 요구되는 점, 집행유예 기간 중의 범행인 점” 등을 들어 입법을 기다리지 않고 선고했다.
2심은 징역 1년은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가 범행을 모두 인정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는 점, 피해자인 부모님이 처벌불원의사를 표한 점 등을 참작했다.
지난달 12일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 뉴스1
이후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친족 간 절도죄를 친고죄로 개정하는 후속입법이 시행되자, 대법원은 원심 파기환송을 선고했다. 개정된 형법 제328조는 절도죄 등을 지은 사람이 피해자의 친족인 경우에는 고소가 있어야 공소를 제기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해당 규정은 2025년 12월 31일부터 시행하고, 2024년 6월 27일 이후에 최초로 지은 범죄부터 적용된다.
대법원은 A씨가 2024년 6월 27일 이후인 2024년 12월 10일 공소사실 범행을 저질렀고, 1심 선고 전 피해자인 부모님들이 합의서와 처벌불원서를 제출하는 등 고소를 취소했기 때문에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1심 판결과 마찬가지로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에는 친고죄에서 ‘고소의 취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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