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이란 협상 ‘최종시한’ 못박아…운명의 24시간 카운트다운

본문

btbb1960085eade4c489ab9ed91b928371.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둘러싼 협상 시한을 ‘7일 오후 8시(미 동부시간 기준, 한국시간 8일 오전 9시)’로 못박으면서 중동 정세가 중대 분수령을 맞고 있다. 해당 시한까지 채 하루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휴전이냐, 파국이냐를 가를 ‘운명의 24시간’ 카운트다운에 들어간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6일 오전 백악관 부활절 행사 때 취재진과 만나 “7일 오후 8시가 최종 시한인가”라는 기자 물음에 “그렇다”고 했다. 그간 협상 시한을 세 차례 거듭 연장해 온 것과 달리 더 이상의 유예는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합의 안 되면 4시간 내 이란 인프라 파괴”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무산 시 이란 인프라 시설에 궤멸적 타격을 가할 것을 경고하면서 이란을 향해 최후통첩성 메시지를 발신했다. 그는 이날 오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군의 위력을 바탕으로 한 계획이 있다”며 합의 불발 시 “7일 밤 12시까지 이란의 모든 다리를 완전히 파괴하고 모든 발전소를 가동 불능 상태로 만들어 불타고 폭발하게 해 다시는 사용할 수 없게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특히 “나라 전체를 하룻밤 만에 없앨 수 있다. 그 밤이 내일(7일) 밤이 될 수도 있다”며 이란에 합의 수용을 강하게 압박했다.

하지만 이란은 여전히 물러서지 않겠다는 태도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의 하탐 알안비야 대변인은 트럼프의 최후통첩성 발언에 대해 “망상에 사로잡힌 미국 대통령의 무례하고 오만한 수사”라며 “이런 근거 없는 위협은 이슬람 전사들이 미국과 시온주의 적에 맞서 벌이는 공세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이란 “망상 속 무례하고 오만한 수사” 반발

bt53f083e4d34a5fc430cacfe171a30b28.jpg

5일(현지시간) 이란 수도 테헤란 한 광장에서 열린 친정부 집회에서 한 여성이 지난 2월 말 미국의 공습으로 숨진 전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왼쪽)와 초대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의 초상화를 들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란은 미국이 발전소 인프라 공격에 나서면 이스라엘과 중동 걸프국가의 에너지 및 수자원 시설 보복 공격으로 맞대응하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긴박한 군사적 움직임 이면에서는 외교적 해법을 찾기 위한 물밑 협상이 전개되고 있지만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는 양상이다. 미국은 최근 며칠간 여러 제안을 이란 측에 전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미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보도했다.

협상의 우선적 걸림돌은 ‘전쟁의 종식’에 대한 시각차다. 이란은 ‘일시적 휴전’이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향후 공격을 하지 않겠다는 ‘영구적 종전 확약’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란의 핵 활동 중단과 호르무즈해협 개방 등 실질적인 조치가 선행되지 않는 한 영구적인 약속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중재국 ‘선 휴전, 후 협상’ 설득 총력

교착 상태에 빠진 양국 사이에서 파키스탄·튀르키예·이집트 등 중재국들은 ‘선(先) 45일 휴전, 후(後) 세부 협상’이라는 중재안을 내놓고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단 45일간 무력 충돌을 멈추고 그 기간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및 고농축 우라늄 폐기 등 종전 핵심 쟁점을 논의하자는 구상이다. 현재로서는 파국을 피하는 사실상 유일한 출구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 제안에 대해 “충분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진전”이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만약 협상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경우 45일 기간을 더 연장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고 한다.

bt98846126a7504717fbb5ffb56d776c6e.jpg

김주원 기자

협상 최대 쟁점,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협상의 최대 쟁점은 호르무즈해협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합의 조건과 관련해 호르무즈해협 개방이 최우선 순위임을 강조했다. 그는 “제가 받아들일 수 있는 합의가 돼야 한다. 합의의 일부는 석유와 그 밖의 모든 물자의 자유로운 이동을 보장하는 것”이라고 했다. 글로벌 에너지 공급의 핵심 통로인 이 해협의 안정이 핵심 관건이라는 의미다.

반면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가장 강력한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다. 전면 개방 요구에는 응하지 않으면서도, 단계적 완화 또는 조건부 개방 안을 통해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전략이다.

이란 인프라 공격 강행 시 전쟁 장기화 우려

만약 7일 오후 8시까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 미국의 대대적 공격이 시작된다면, 전황은 걷잡을 수 없이 확전일로로 치닫고 장기적 소모전으로 흐를 공산이 커진다. 미국이 단시간 내 이란의 인프라를 초토화하고 군사적 승리를 선언한다 해도 그것이 곧 전략적 승리로 이어지지는 못할 거란 관측이 많다.

궤멸적 타격을 입은 이란이 최후의 보복 수단으로 호르무즈해협 봉쇄를 더욱 공고히 할 경우 글로벌 에너지 위기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국제 유가는 더욱 급등할 수밖에 없어서다. 전쟁 전 갤런당 2.9달러 수준이던 평균 휘발유 가격이 6일 기준 4.12달러까지 치솟은 미국 역시 예외가 아니다. 에너지 자립국임을 자처하며 호르무즈해협은 이해 당사국들이 직접 챙기라던 트럼프 대통령이 정작 협상 우선순위로 호르무즈해협 재개방을 내건 것은 딜레마에 처한 그의 상황을 방증한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6,382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