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데뷔 50주년 맞은 ‘소리의 마녀’ 한영애 “구원은 무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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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한영애(사진 오른쪽) 데뷔 50주년 기자간담회. [사진 나무뮤직]

“‘50’이란 숫자에 대한 소회가 개인적으로 깊고 크진 않아요. 그러나 한편 생각하면…. 이런 단어로 축약할 수 있겠네요. ‘부끄럽다, 장하다’. 그리고 그 이야기 속에는 ‘저는 조금 더 할건데요’ 라는 말이 포함돼있어요.”

가수 한영애가 7일 오전 서울 서교동의 한 공연장에서 열린 데뷔 50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활동의 소회를 묻는 말에 이렇게 답했다. 한영애는 이날 4년 만에 부활의 김태원이 작사·작곡한 신곡 ‘스노우 레인’을 공개했다. 이와 함께 6월 13일과 14일 데뷔 50주년 기념 콘서트를 열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한영애는 1976년 포크 그룹 해바라기 멤버로 데뷔했다.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 초반까지는 연극배우로도 활약했다. 그는 1986년 1집 ‘여울목, 건널 수 없는 강’으로 솔로 활동을 시작해 ‘누구 없소?’ ‘코뿔소’ ‘조율’ 등의 대표곡을 탄생시켰다. 특유의 독보적인 감성과 표현력으로 ‘소리의 마녀’란 별칭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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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6년 발매된 한영애의 솔로 1집 앨범. [중앙포토]

이날 한영애는 “잘 늙고 있다”는 인사와 근황으로 간담회를 시작했다. “의상을 항상 맞춰주던 디자이너가 숍을 접었는데, 그에게 ‘진짜 괜찮아?’라고 두 번 물었더니 ‘저는 원 없이 옷을 만들어봤다’고 하는 거예요. 그 단어가 하루 종일 떠올랐어요. ‘너 원 없이 노래해봤니?’ 스스로 물었는데 그 단어를 쓸 수가 없더라고요. 양적으로요. 아직도 무대가 고프고, 당장 내일 어떻게 될진 모르겠지만 오늘까진 목소리가 점점 더 좋아지고 있으니까. 언젠가 ‘원 없이 노래해봤어’라는 문장을 얘기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50년 간 활동을 이어갈 수 있던 요인으로는 ‘누구 없소?’ ‘코뿔소’ 등이 수록된 솔로 2집 앨범 ‘바라본다’를 꼽았다. “1집 낼 땐 프로듀서를 맡은 선배가 곡을 수집해서 왔어요. 근데 뭔가 답답하더라고요. 녹음 부스에 들어가면서도, 연습을 많이 했음에도 ‘노래 어떻게 하는거야?’라고 물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래서 2집은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할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부터 가사도 쓰고 곡 수집하면서 프로듀서 롤을 한 거죠. 다행히 그때 행운이 와줘서 그 앨범 수록곡들이 전부 히트를 했죠. 아마 100만장 넘게 팔렸을 거예요.”

노래하는 원동력을 묻는 질문에는 “구원은 무대에 있다”는 신조를 밝히기도 했다. “(이런 생각을 한 게) 30대 후반부터였어요. 가끔 마음이 흔들릴 때가 있어요. 그럴 때마다 스스로 ‘구원은 무대에 있어’라고 되뇌었어요. 너무 멋있게, 혹은 무겁게 들려서 ‘구원’ 말고 다른 유화된 단어가 있다면 좋겠네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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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애 콘서트 티저 포스터. [사진 나무뮤직]

4년 만에 공개한 신곡 ‘스노우 레인’은 부활의 김태원이 10년 전 한영애에게 약속한 선물이었다. “김태원씨를 10년 전 한 대기실에서 마주쳤어요. 이런저런 얘기하다 김태원씨가 ‘선배님에게 맞는 노래를 만들고 싶다’는 얘기를 했어요. 그런데 김태원씨가 아파서 그 약속을 지키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난 거예요. 그러고 나서 1년 반 전쯤에 다시 김태원씨를 만났더니, 또 그 얘기를 하더라고요. ‘숙제처럼 가슴에 항상 있었다’면서요. 그러더니 ‘스노우 레인’을 선물로 줬어요. 더 기쁜 건 노랫말까지 다 써서 온 거예요.”

이날 간담회 현장에서 깜짝 영상 통화 연결이 된 김태원은 ‘스노우 레인’ 가사에 대해 “과거에 좋았던 일뿐만 아니라 아팠던 것도 기억하게 되더라는 나름대로의 생각을 적어봤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영애는 몇 안 되는 아티스트”라며 곡을 헌사하게 된 경위를 덧붙였다.

한영애는 ‘스노우 레인’이라는 신곡의 이미지에 맞춰 새하얀 가발을 쓴 본인의 얼굴을 클로즈업 한 사진을 공연 포스터에 쓰기도 했다. 그는 “저는 항상 변신하는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 흰 가발 제의를 받았을 때 기꺼이 하기로 했다”며 “데뷔 50주년에 내는 음원이라는 의미도 있으니, 제가 처음 음악 시작할 때를 기억하게끔 확실하게 ‘포토샵’을 해달라는 요청도 (제작팀에) 함께 드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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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김태원(왼쪽)과 한영애. [사진 나무뮤직]

오는 6월 공연에서는 좋아하는 K팝 가수들의 노래도 부를 예정이다. “50주년 공연 아이디어를 모으다가 ‘요즘 유행하는 곡도 부르면 좋겠다’는 제안을 받았어요. 제가 그래서 대뜸 지드래곤(GD) 노래 안 되냐고 되물으며 ‘드라마’라는 노래를 즉석에서 불렀더니 반응이 좋더라고요. 가사가 정말 재밌는 노래였어요. GD에게 전해주세요, 그 노래 부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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