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각자 할말만 하다 빈손으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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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국민의힘 대표 및 원내대표, 김민석 국무총리가 7일 청와대에서 6자 회동 형식의 여·야·정 민생경제협의체 회담을 했지만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오찬까지 포함해 약 120분을 만났지만 26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안(추경)과 이 대통령 공소취소 의혹 등 각종 현안에 관한 이견만 확인한 채 평행선을 달린 것이다.

지난해 9월 8일 용산 대통령실 회동 이후 약 7개월 만에 성사된 회담이었지만 초반부터 분위기는 냉랭했다. 지난번처럼 이 대통령이 “연습 한번 해보라”며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손을 맞잡게 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했지만 곧바로 이어진 공개 발언에선 날 선 발언이 쏟아졌다. 정장 주머니 안쪽에서 A4 용지 7장 분량의 원고를 꺼낸 장 대표는 추경에 포함된 고유가 피해 지원금을 언급하며 “국민 70%에게 현금을 나눠주는 방식이라면 오히려 물가와 환율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직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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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이 대통령은 “유류값 급상승으로 인한 국민들의 어려움을 지원하기 위해 소위 전쟁 피해 지원금을 준비한 것인데, 현찰 나눠주기라고 하는 것은 조금 과한 표현”이라고 반박했다. 정청래 대표도 “민생 경제도 골든타임이 매우 중요하다”고 거들었다.

추경 세부 내역에 대한 신경전도 펼쳐졌다. 장 대표가 “이른바 ‘김어준 방송’으로 불린 TBS를 지원하는 49억원, 중국인 관광객 짐 날라주는 사업 등에 들어가는 306억원 등은 추경의 목적에 맞지 않는 사업”이라고 한 게 발단이었다. 정 대표는 TBS 지원 예산에 대해선 “추경의 성격에 맞지 않는다는 당내 뜻을 모았다”며 한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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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 대통령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오면 중국 사람만 주게 돼 있냐”고 물으며 논쟁이 이어졌다. 장 대표는 “지금 예산 편성을 보면 그렇게 돼 있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설마 그럴 리가 있겠느냐”며 “중국 사람으로 (한정돼) 있으면 그거 삭감하라, 팩트를 체크해 보자”고 했다.

실제 정부는 ‘중화권 시장 유치 확대’ 목적으로 ‘외래 관광객 유치 마케팅 활성화 지원 사업’에 대한 예산안 306억원을 국회에 제출했고 이 중 5억원은 중국인 관광객 대상 ‘짐 캐리 서비스 이용 활성화 지원’ 명목으로 편성됐다. 회동 뒤 장 대표는 페이스북에 관련 추경 항목을 올리며 “대통령님, ‘중국인 짐 캐리’ 맞잖아요”라고 쓰기도 했다. 다만 해당 예산은 전날 국회 상임위원회 예비 심사를 거쳐 전액 삭감됐고,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도 이날 “여야가 감액 의견이기 때문에 합당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했다.

회담에선 이 대통령에 대한 공소취소 문제를 놓고도 충돌이 빚어졌다. 장 대표는 “국민들 사이에서는 (이 대통령) 공소취소를 한다고 물가가 떨어지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국정 운영의 기조를 전면적으로 바꿔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에 정 대표는 “조작 기소는 범죄”라고 받아쳤다. 그러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재차 이 대통령을 향해 “그냥 재판을 재개해 재판받으면 되는 것 아니냐”고 했지만 이 대통령은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복수의 참석자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정적은 죽이려고 해도 죽일 수 없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그럴 때면 이 대통령이 장 대표에게 “약간 억울하시죠. 먼저 발언을 하시라”고 중재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비공개 회담에서도 “여야 간 다른 입장이 도돌이표처럼 반복됐다”는 게 배석자들의 전언이다. 장 대표와 송 원내대표가 ▶유류세 추가 인하 ▶부산글로벌허브도시특별법 처리 ▶조작 기소 국정조사특위 중단 ▶여·야·정 협의체 정례화 등을 요구했지만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개헌에 대해서도 이 대통령이 “순차적·점진적 개헌이란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수용해 주면 어떨까 싶다”고 했지만 국민의힘은 ‘당론 반대’ 입장을 거듭 강조했다.

지난해 9월과 달리 회담 브리핑을 각각 따로 진행하면서 내용이 엇갈리는 일도 있었다. 장 대표가 이 대통령에게 “개헌을 논하기 전에 대통령께서 ‘중임이나 연임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을 국민께 선제적으로 해 달라”고 건의하자 이 대통령은 즉답을 피했다고 국민의힘은 전했지만, 청와대는 ‘개헌 및 연임 관련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는다’는 공지를 통해 이 대통령이 “연임 개헌에 대해 현재 공고된 개헌안을 수정해서 의결하는 것은 불가능하며, 야당이 개헌 저지선을 확보한 상태에서 불가능하지 않냐”고 대답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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