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황장애·번아웃도 OK…보험, 정신건강도 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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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아웃 진단금에, 섭식장애·ADHD(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 장애) 치료비까지.
정신질환 치료 시장이 빠르게 커지면서 ‘마음 건강’을 챙기려는 고객을 잡기 위한 보험사 경쟁이 뜨겁다. 우울증뿐 아니라 공황장애나 수면장애 등 보장 대상이 넓어지고 내용도 세분화되고 있다.
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은 최근 ‘공황장애 교보라플 실속보험’과 ‘번아웃 교보라플 실속보험’을 각각 출시했다. 30대 여성 기준 4000원 미만의 보험료를 한 번 내면, 향후 1년간 관련 질환 진단 시 1회에 한해 10만원이 지급되는 소액 보험이다. 번아웃 보험의 경우 피보험자가 ‘우울 에피소드’로 진단이 확정된 경우 보험금이 지급되도록 설계했다. 우울 에피소드는 최소 2주 이상 우울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를 뜻한다. 공허함과 무기력함, 만성적인 피로감, 수면욕·식욕 변화 등이 대표적인 증상이다.
앞서 한화손해보험은 여성보험에 스트레스로 인해 발생한 수면 및 섭식장애 등의 검사비와 입원비를 보장하는 특약을 내놨다. 어린이보험도 관련 보장을 촘촘하게 설계하는 추세다. 현대해상·메리츠화재·삼성화재는 성장기 자녀가 겪을 수 있는 ADHD나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에 대한 진단비 보장을 마련하고 있다. 특약에 따라 조현병이나 강박증, 공황장애 치료비가 보장되는 경우도 있다. 2016년 이후에 가입한 실손보험은 주요 정신질환의 급여 치료비도 보장된다.
보험업계가 관련 상품 개발에 나선 건 최근 정신 건강이 사회 주요 문제로 떠오르면서다. 지난 2024년 기준 우울증 환자 수는 110만 명에 육박하며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불안장애 환자 수도 90만 명에 이르며 2020년 대비 20.3% 늘어난 상태다.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정신 건강 악화는 취업 지연, 경력 단절, 노동 생산성 저하 등 다양한 사회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며 “보험사가 정신 건강 증진과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상품 개발과 예방 서비스 제공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아직은 대부분 보험사의 정신 건강 관련 상품이 진단비 보장에만 그치고 있는 점은 한계다. 치료비나 입원비 등 보장에 적극적으로 나서기엔 피보험자 가입 데이터가 충분히 쌓이지 못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정신질환 특성상 완치가 어렵다 보니 치료·입원 기간이 길어질 수 있어 손해율을 정밀하게 측정하기 어렵다”며 “피보험자가 가입 당시 치료 받지 않은 정신질환이 있는지 고지하지 않으면 확인이 어렵기 때문에 도덕적 해이 가능성도 우려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의사의 주관적 판단에 따라 진단이 달라질 수 있어 보험금 청구 타당성을 입증하는 과정에서 보험사와 피보험자 사이 갈등도 생겨날 수 있다. 실제 지난해 DB손해보험이 내놓은 ‘멘탈케어 건강보험’은 폭넓은 질환에 대해 입원비·통원비를 보장해 주목받았지만, 현재는 판매를 중단하고 재정비에 들어간 상태다.
그럼에도 정신 건강 관련 소비자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공적·민영 보험의 보장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 전망이다. 김 연구위원은 “일부 경증 정신질환의 경우 공적 의료보험 적용이 제한돼 필요한 치료를 받기 어렵고, 중증 환자의 경우에도 장기 입원 때 공적 보험 지원에 한계가 있어 보장 범위가 제한돼 있다”며 “공·사가 긴밀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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