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러닝 초보, 너무 좋은 신발은 다쳐” 러닝화 브랜드가 말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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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준 데상트코리아 브랜드 총괄이 올해 러닝화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데상트코리아]

“한국인 3000명의 발 모양을 몰드(틀)로 만들어서 집중 연구했습니다.”

스키·골프 등 기능성 스포츠 패션 브랜드인 데상트가 요즘 러닝(달리기)에 꽂혔다. 특히 한국인의 발을 정밀 분석하면서, 한국 시장에 승부수를 띄웠다. 최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롯데월드타워에 있는 데상트코리아 사무실에서 만난 최호준 데상트코리아 데상트 브랜드 사업총괄은 “세계적으로 러닝 붐이 일고 있는데 특히 한국에서 빠른 속도로 확산하고 있다”며 “러닝은 단순한 운동을 넘어 생활문화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러닝 문화가 빠르게 확산하는 이유로 건강에 대한 높은 관심과 낮은 진입장벽을 꼽았다. 최 총괄은 “코로나19를 계기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건강을 챙기기 시작하면서 골프·테니스가 인기를 끌었지만, 골프장·테니스장까지 가야 한다는 제약이 있다”며 “러닝은 장비·공간의 한계가 없고 개인 컨디션에 따라 완급을 조절할 수 있어 대중성이 높다”고 말했다.

데상트는 체험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유명인을 앞세운 광고 대신 국내 대표 마라톤 대회를 후원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데상트 듀애슬론 레이스’ ‘데상트 러닝 커뮤니티’ 같은 이벤트를 진행하는 것도 경험 소비를 중시하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연구개발(R&D) 투자에도 적극적이다. 2018년 800억원을 들여 부산에 아시아 최대 규모 R&D 센터를 조성했다. 세계적으로 ‘수준 높은 소비자’인 한국인의 눈높이를 맞춘다면 어느 나라에서든 경쟁력이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경쟁 브랜드가 서양인의 발 모양을 기준 삼았다면, 데상트는 한국인의 발 형태를 새로운 기준으로 제시했다. 서양인은 발 볼이 좁고 발등은 낮은 반면, 한국인은 볼이 넓고 발등이 높다. 최 총괄은 “철저하게 한국인의 발 모양을 연구했고, 자신에게 맞는 사이즈의 러닝화를 신으면 맞춘 것처럼 편안함을 주는데 몰두했다”고 말했다.

최 총괄은 러닝화를 고를 때 반드시 신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싼 러닝화’가 아닌 ‘내 수준에 맞는 러닝화’를 고르라는 조언이다. 이제 막 러닝을 시작한 초보자는 발이 땅에 닿을 때 충격을 줄여줄 수 있도록 쿠션이 도톰하고, 발이 흔들리지 않도록 꽉 잡아주는 러닝화가 유리하다. 5~10㎞를 완주하는 수준의 중급자라면 카본(탄소섬유) 소재로 만든 러닝화를 고르면 된다. 카본 비중이 큰 러닝화일수록 반발성이 좋아 오래달리기에 유리하다. 단, 반발성이 이겨낼 수 있는 다리 근육이나 요령을 습득하지 못했다면 종아리 근육을 다치거나 넘어질 수 있다.

데상트코리아의 올해 1분기 러닝화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99%, 러닝 의류는 131% 늘었다. 최 총괄은 “러닝 기술을 실제 러너의 경험과 연결해온 전략이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올해 두 자릿수 성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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