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與 “北공작원, 거기 없었다” 방북비 대납 거짓 주장…2심은?

본문

bt1bd7634f74b1e64b9e4f6f4026cdca88.jpg

더불어민주당은 검찰 조작기소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를 주도하며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와 기소를 조작이라고 주장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쌍방울 대북송금 의혹과 관련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인정한 법원의 판단과는 다른 주장을 제기하고 있다.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이 2019년 필리핀에서 북한 대남공작원인 리호남에게 당시 이재명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 중 일부인 70만 달러(약 10억 5200만원)를 건넸다는 내용의 법원 인정 사실을 ‘거짓’으로 규정하면서다. 민주당은 이를 근거로 이 대통령과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에 대한 검찰의 기소 자체를 “정치검찰의 조직적 조작수사”(서영교 국정조사 특별위원장)라며 공소취소를 요구하고 있다.

검찰은 이 전 부지사가 김성태 전 회장과 공모해 2019년 1월부터 1년간 총 5차례에 걸쳐 800만 달러(약 120억원)를 북한에 전달한 것으로 보고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북한에 밀반출한 800만 달러 중 500만 달러(약 75억원)는 협동 농장 현대화, 일명 ‘스마트팜’ 사업을 지원하는 비용을 대납한 금액이다. 나머지 300만 달러(약 45억원)는 이 대통령의 방북 비용을 쌍방울이 대납한 금액이란 게 검찰의 주장이었다. 검찰이 300만 달러의 성격과 관련해 이 대통령을 제3자 뇌물 혐의로 기소한 근거 역시 경기도가 북한에 지급해야 할 돈을 쌍방울이 대신 지불한 것은 뇌물에 해당한다는 논리 구조였다.

김성태 “필리핀서 리호남에 70만 달러 전달”  

btcf49b2241e49f0d4ea5bed3c6c8a5b72.jpg

북한 특수공작원 리호남(이호남·본명 리철·별칭 리명운)이 지난 2018년 12월 중국 단둥 모처에서 아태평화교류협회(아태협) 관계자들과 식사를 하는 모습. 독자 제공

쌍방울이 300만 달러를 대납했다는 혐의의 핵심 증거는 북한 정찰총국 소속 공작원 리호남에게 직접 돈을 전달했다는 김성태 전 회장의 진술이었다. 김 전 회장은 검찰 조사 및 재판 과정에서 “2019년 7월 필리핀에서 리호남을 만나 70만 달러를 건넸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당시 필리핀 마닐라에선 아태 평화·번영 국제대회가 열렸는데, 이를 계기로 리호남을 접촉해 이재명 경기지사의 방북 비용 중 일부를 전달했다는 것이다.

이화영 전 부지사의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에 대해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한 1심 판결문에는 김 전 회장이 법정에서 “필리핀에서 (리호남에게) 원래 100만 달러를 주기로 했는데 경비로 여기저기 쓰는 바람에 70만 달러를 먼저 주고, 2020년 1월 15일경 마지막 30만 달러를 중국 심양에서 리호남을 만나서 전달했다”고 진술한 내용도 담겼다.

1심 재판부는 리호남에게 방북 비용 100만 달러를 대납했다는 김 전 회장 진술에 대해 “김성태의 진술은 대체로 구체적이고 일관된다”며 “객관적 사실관계와 모순되는 부분을 찾기 어렵고 허위 진술할 뚜렷한 동기도 찾기 어렵다”며 검찰 주장을 대부분 인정했다.

민주당 “그 시기 리호남은 필리핀에 없었다” 

bt16b45578cfce2a12171a076cbbad3352.jpg

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회 정보위의 국정원 보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리호남 불참설'을 제기했다. 임현동 기자

하지만 민주당은 김 전 회장이 70만 달러를 대납한 시점으로 진술한 2019년 7월 리호남은 필리핀이 아닌 제3국에 있었다고 주장한다. 박선원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국정원의 국회 정보위원회 현안 보고 직후 기자들과 만나 “리호남이 (2017년 9월에) 필리핀에 없었다는 점에 대한 국정원장의 확인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리호남은 통일전선부장 김영철에게 일생일대의 최대 임무를 부여받고 2019년 7월 22~24일 제3국에서 임무를 수행한 후 중국에 들어가 27일까지 있었던 것이 확인됐다”고도 했다.

국정원 역시 언론 공지를 통해 “검찰이나 법원에 제출되지 않았던 '2019년 7월 당시 리호남의 필리핀 부재'를 입증하는 내부 자료를 확인했다”며 “국정원 내 자료들이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상당수 누락됐다”고 설명했다.

법원 “리호남은 공작원. 가명과 위장 신분 사용” 

다만 리호남이 필리핀 국제대회에 불참했다는 주장은 재판 과정에서 이미 고려됐다. 2심 재판부는 “리호남은 북한 공작원으로서 다수의 가명, 위장 신분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며 “리호남이 초청자 명단에 없다거나, 국제대회 참석자 중 당시 리호남을 본 적이 없다고 진술하는 사람이 있다는 사정만으로 김성태 진술의 신빙성이 없다고 할 것은 아니다”라고 판결문에 적시했다.

bt41fb48436856b3b9b7e506f2fcc9574a.jpg

지난해 10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한 박상용(오른쪽) 검사와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 연합뉴스

이 사건을 수사했던 박상용 검사는 페이스북 게시글을 통해 “국정원은 국가보안기관이라 소속 기관장의 허가에 따라 압수수색을 하게 돼 있고, 관련성에 따라 문건을 선별하도록 돼 있다”며 검찰이 국정원 자료를 누락됐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쌍방울의 대북 송금 의혹과 관련한 이 전 부지사의 혐의는 지난해 6월 대법원 판결을 통해 유죄가 확정됐다. 800만 달러 중 대북 송금을 위한 밀반출로 인정된 금액은 총 394만 달러(약 59억 2100만원)다. 재판부는 나머지 406만 달러(약 61억원)의 경우 해당 자금이 국내에 있다가 해외로 빠져나간 밀반출에 해당한다는 사실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봤다. 다만 결과적으로 검찰의 공소사실과 비교했을 때 밀반출 금액은 축소됐을지언정 쌍방울의 대북송금 자체는 사실로 인정된 셈이다.

쌍방울이 대납한 이 대통령의 방북 비용 300만 달러 중 밀반출 혐의가 인정된 건 230만 달러다. 이 중 대북 금융제재 대상인 북한 조선노동당에 흘러 들어간 금액은 200만 달러로 특정됐다. 필리핀과 중국에서 리호남에게 전달된 100만 달러의 경우 종착지가 확인되지 않는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었다. 이 돈이 리호남을 거쳐 북한 조선노동당으로 흘러 들어갔는지 명확히 규명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김 전 회장은 1심 당시 법정에서 100만 달러에 대해 ‘리호남이 따로 인사할 일이 있어서 가져가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6,919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