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임금님 진상품’ 제주고사리…제철 맞아 길잃음 사고 주의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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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만 되면...고사리 찾다, 어디로 가셨나요

4월이 체철인 제주 한라산 고사리. 최충일 기자
제주에서 고사리 채취와 관련해 길잃음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소방과 경찰은 대응을 강화하고 나섰다.
제주소방안전본부는 8일 고사리 채취가 절정을 향하면서 중산간 일대에서 길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자 고사리철 길잃음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지난 6일 오후 6시 30분쯤 서귀포시 상예마을 공원묘지에서 고사리를 채취하던 60대 여성이 길을 잃었다가 신고 50분 만에 구조됐다. 같은 날 오후 2시 16분에는 제주시 구좌읍 덕천리 야초지에서 60대 남성이 길을 잃어 약 40분 만에 구조됐다. 앞선 5일에도 서귀포시 하원동 야초지에서 80대 여성이 길을 잃어 신고 2시간 만에 발견됐다.
연평균 46건 발생...길잃음 4월 집중

제주도 한라산 중턱에서 고사리를 꺾는 중인 고사리채취객. 최충일 기자
최근 5년(2021~2025년) 고사리철 길잃음 사고는 232건으로 연평균 46건 이상이다. 이 중 72.8%인 169건이 4월에 집중됐다. 지역별로는 66%가 구좌·성산 등 동부 지역에서 발생했다. 군락지가 넓고 오름과 숲, 초지가 얽힌 지형 특성상 방향을 잃기 쉽기 때문이다. 2024년에는 60대 남성이 실종 나흘 만에 숨진 채 발견되기도 했다.
제철 고사리는 산에서 나는 소고기

지난 19일 오전 10시 제주 한라산 고사리 채취객. 최충일 기자
4월을 전후한 이 시기 고사리 채취객이 늘어나는 이유는 이때 고사리가 맛있기 때문이다. 제철인 고사리가 초여름이 되면 잎이 펴고 줄기가 질겨져 상품성이 떨어진다. 제주 고사리는 통통한 줄기와 부드러운 식감으로 유명하다. 과거에는 ‘궐채(蕨菜)’로 불리며 임금에게 진상하던 귀한 식재료였다. 맛과 영양이 뛰어나 ‘산에서 나는 소고기’로 불릴 만큼 가치가 높다. 봄비 뒤 빠르게 자라는 특성 때문에 ‘고사리 장마’라는 말도 있다. 삶은 고사리는 나물로 무쳐 먹거나 육개장, 비빔밥, 주물럭 등 다양한 요리에 쓰인다. 제주에서는 돼지고기와 함께 끓인 고사리 육개장이 대표 향토 음식으로 꼽힌다. 직접 채취한 고사리를 삶아 말려 두었다가 제사나 명절에 사용하거나 시장에 내다 판다. 제주산 건조 고사리는 소매가로 100g당 1만원 이상에 거래된다.
길잃음 안전사고 주의보...드론 순찰까지

지난 2023년 4월 13일 낮 12시 제주 고사리를 채취하다 길을 잃었다 소방에 구조된 제주도민. 사진 제주소방안전본부
소방과 자치경찰은 대응을 강화했다. 길잃음 안전사고 주의보를 발령한 소방은 구좌읍 김녕리 일대에서 드론과 산악바이크, 구조견을 투입한 수색 훈련을 이어간다. 자치경찰은 송당·덕천·교래·가시리 등 동부권을 중심으로 드론 순찰을 확대하고 서부권에서도 애월·한림 오름 일대 차량 순찰을 강화했다. 해 질 무렵에는 사이렌과 안내 방송으로 조기 귀가를 유도하고 있다.

지난 2023년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 뉴시스
“꼭 2명 이상 움직여야...호루라기도 필수”

지난 19일 오전 10시 제주 한라산 고사리 채취객. 최충일 기자
소방안전본부 관계자는 “고사리 채취는 중산간에서 이뤄져 방향을 잃기 쉬워 꼭 2명 이상 움직여야 한다.”며 “길을 잃었다면 준비한 호루라기 등으로 위치를 알리고, 즉시 119에 신고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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