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BTS 팬덤 덕분?...인구 소멸도시에 외국 관광객 폭증한 이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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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영도구 영선2동 흰여울마을 일대 모습. 위성욱 기자

부산 원도심이 외국인 관광객이 선호하는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들 지역은 저출생·고령화 여파로 인구 소멸 위험도가 높은 곳이지만 천혜의 자연환경과 역사성을 갖고 있어 외국인 관광객에게 주목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7일 한국관광공사 한국관광데이터랩에 따르면 올해 1~3월 기준 전국 외국인 관광객 증가율 상위 1~3위가 모두 부산이다. 1위는 영도구 봉래동이다. 이곳 방문 외국인은 7만 2515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902명보다 1128% 급증했다.

영도구는 부산 자치구 중 소멸 위험도가 가장 높은 곳이다. 원래 영도는 대한민국 조선 산업 발상지이자 1960~70년대 초반까지 국내 대표적 조선산업 기지였다. 대형조선소와 수리조선소 등 각종 공장이 해안가를 따라 들어섰다. 이를 중심으로 배후 지역에 상업시설과 주거지 등도 조성됐다. 하지만 1970년대 중반 이후 사양길로 접어들면서 젊은 층이 일자리를 찾아 떠나고 인구가 급격히 줄었다. 사실상 ‘노인과 빈집’만 가득한 쇠락한 도시로 전락했다. 1978년 21만 4000여명이었던 인구는 2024년 10월 10만 4661명까지 줄었다.

이 과정에 영도구 등은 자구책으로 부산의 산토리니 마을로 불리는 영선2동 흰여울마을을 비롯해 봉래동·대평동·동삼동을 중심으로 커피 거리 조성 등 도시재생을 시도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역사와 문화를 활용한 관광산업으로 쇠퇴해 가는 옛 도시 명성을 되찾기 위해서였다. 이런 시도는 연간 100만명 이상이 흰여울마을과 봉래동 커피 거리 등을 찾는 성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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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아미동 비석마을 일대 모습. [중앙 포토]

2위는 서구 아미동이다. 아미동은 지난해 같은 기간 2만192명의 외국인이 방문했는데 올해는 17만3227명으로 757%가 증가했다. 아미동은 한국전쟁 당시 피란 수도 부산의 역사성을 잘 보여주는 곳이다. 사연은 이렇다.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이 일어나 북한군이 내려오자 이승만 정부는 수도를 대전(6월 27일)·대구(7월 16일)를 거쳐 부산(8월 18일)으로 옮겼다. 그러자 전국에서 피란민들이 부산으로 몰려들었다. 1945년 광복 당시 28만명이었던 부산 인구는 1950년 말 89만명으로 급증했다.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는데 집 지을 곳이 마땅찮았다. 피란민들은 가마니·판자 등을 이용해 산비탈 등에 움집과 판잣집을 지었고 그렇게 생긴 대표적인 피란민촌이 바로 서구 아미동 등이다. 지금도 산복도로에 골목길로 이어진 부산만의 독특한 풍경과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이어서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끄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아미동이 BTS의 글로벌 팬덤인 ‘ARMY(아미)’와 이름이 같다는 점과 인근에 관광객이 자주 찾는 감천문화마을이 있는 것도 관광객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해석도 있다.

3위는 부산진구 가야2동으로, 6591명에서 3만9900명으로 505% 증가했다. 이곳은 부산 중심지인 서면, 카페 및 음식점이 많은 전포동과 가깝다. 또 동의대 '의리단길'과 포차골목, 동서대 등 대학가 인근인 데다 봄철에는 가야공원 등이 있어 유동인구가 많다. 이런 요인들이 관광객 유입을 이끈 것으로 부산시 등은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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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부산 원도심 중 한 곳인 중구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신선한 생선등을 구경하고 있는 외국인 관광객들 모습. 송봉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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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관광객들이 8일 부산 중구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신선한 생선등을 구경하고 있다. 송봉근 객원기자

전문가들은 이들 원도심이 단순히 사진 촬영 등을 위해 잠시 들리는 곳이 아니라 지역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되는 형태로 성장해 갈 수 있도록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부산시 건축자산 연구원 홍순연 박사(건축학)는 “영도의 흰여울 마을이나 아미동 등 대표적인 원도심이 외국인 관광객들이 늘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지만 지금처럼 사진 스폿으로만 기능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 ‘어린왕자’ 관련 시설이 있는 사하구 감천 문화마을과 해운대구의 ‘해리단길’처럼 굿즈나 한복 관광체험 등 경제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콘텐트를 개발하는데 자치단체들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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