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번에도 역할 못한 유엔...'호르무즈 결의안' 중·러 반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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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호르무즈해협의 자유로운 통행을 촉구하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통과가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거부권행사로 무산됐다. EPA=연합뉴스

7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호르무즈해협의 안전과 항행의 자유를 방해하는 모든 시도의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안을 발의했으나 채택에 실패했다. 안보리 성원국 15개국 중 11개국이 찬성하고, 기권 2표(콜롬비아, 파키스탄)로 과반수가 찬성했지만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가 거부권을 행사하면서다.

유엔에 따르면 거부권을 행사한 푸충(傅聰) 주유엔 중국대사는 제안된 초안이 “분쟁의 근본 원인과 전체적인 상황을 포괄적이고 균형 있게 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미국과 이스라엘은 불법적 군사행동을 중단해야 한다”면서 러시아와 대안 결의안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매체는 “우리의 표결(반대)은 역사적 시험을 견딜 것”이라며 거부권 행사가 정당하다고 강변했다. 글로벌타임스는 8일 “미국과 이스라엘은 협상 진행 중 안보리 승인 없이 이란을 공격했고, 이것이 오늘 위기의 출발점”이라는 푸 대사의 발언을 강조했다. 이어 지난달 31일 중국이 파키스탄과 제창한 중동 평화 5대 이니셔티브를 적극 홍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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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현지시간) 푸충 주유엔 중국대사가 바레인이 발의한 호르무즈해협 재개방 결의안에 반대 의견을 밝히고 있다. 이날 결의안은 상임이사국인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통과가 무산됐다. AFP=연합뉴스

결의안 무산에 중동국가는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 걸프협력회의(GCC) 의장국이자 4월 유엔 안보리 의장국인 바레인의 알 자야니 외교장관은 표결에 앞서 “호르무즈해협은 전 세계 원유의 38%, 액화석유가스(LPG)의 29%, 액화천연가스(LNG)의 19%를 수송하는 중요한 통로”라며 “이러한 자원의 흐름이 중단되면 에너지 시장 뿐 아니라 농업 공급망, 세계식량안보 등에도 추가 영향을 미친다”고 통과를 촉구했다.

특히 “유엔 안보리가 호르무즈해협의 폐쇄를 허용한다면, 이런 시나리오가 다른 해협과 수로에서 반복되면서 세계가 무력과 오만, 패권이 판치는 정글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채택이 무산된 뒤에 알 자야니 장관은 “세계에 잘못된 신호를 보낸 것”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러시아와 이란도 중국과 함께 결의안에 반대했다. 유엔 이란 대표는 “본질적으로 미국이 작성한 초안”이라며 반대의사를 밝혔다. 체결이 무산되자 “중국과 러시아가 ‘책임감 있게’ 거부권을 행사했고, 콜롬비아와 파키스탄이 무력사용을 합법화하는 내용의 결의안에 기권한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미국은 중국과 러시아가 이란을 비호한다며 비난했다. 마이크 왈츠 주유엔 미국 대사는 “걸프 지역을 굴복시키기 위해 위협을 일삼는 정권의 편에 섰다”고 저격했다. 그는 “47년 전 이란 정권의 첫 행동은 미국인 수십명을 인질로 잡는 것이었고, 이제는 호르무즈해협을 인질로 잡고 세계 경제를 위협하고 있다”면서 “이것이 그들(이란)의 마지막 행동이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표결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후통첩 시한을 불과 9시간 앞두고 이뤄졌다. 호르무즈해협 항로 이용국들이 선박 호위 등 항행 안전과 안보를 보장하기 위한 방어적 노력을 조율할 것을 권고하는 내용을 담았다. 결의안은 초기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국가가 주도한 것으로, 군사적 조치를 규정한 유엔헌장 7장을 인용해 향후 유조선 호위를 명분으로 군사 개입을 하기 위한 국제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제안됐다. 지난 2일 바레인 외교장관이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하며 통과를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결국 초안에 담겼던 군사행동을 의미하는 ‘필요한 모든 수단’은 ‘방어적 성격의 노력 조율’로 수위를 낮췄고, 초기에 반대했던 프랑스가 찬성으로 돌아섰음에도 채택되지 못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장한 유엔 무용론이 다시 힘을 얻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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