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88분 전 파국 피한 미·이란…‘2주 협상’ 종전 출구냐, 확전 입구냐[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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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마주보고 달리던 미국과 이란이 정면충돌 직전 브레이크를 밟았다. 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못 박은 협상 데드라인을 1시간 30분가량 앞두고 ‘2주 휴전안’을 전격 수용하면서다. 곧이어 이란도 휴전에 동의했다. 2월 28일 개전 이후 39일 만이다.
양측은 일단 총구를 거두고 협상 테이블로 향하지만, 2주간 갖게 될 협상이 종전의 출구일지, 확전의 입구일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2주 휴전안 수용…시한부 외교 가동
트럼프 대통령은 7일 오후 8시로 정한 협상 최종 시한을 88분 앞두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완전하고 즉각적이며 안전한 개방에 동의하는 조건 하에 2주간 이란 폭격과 공격을 중단하는 데 동의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양측 모두에 적용되는 휴전”임을 강조했다. 이란은 압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명의 성명을 통해 “이란에 대한 공격이 중단되면 우리 군은 방어 작전을 중단할 것”이라고 호응했다.
양국 간 협상을 중재해 온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가 이날 오후 트럼프 대통령에게 협상 기한의 2주 연장을 요청하고 동시에 이란을 향해 호르무즈 해협의 2주간 개방을 요구했는데, 이 중재안이 받아들여진 것이다. 결과적으로 미국과 이란은 벼랑끝 치킨게임에서 한 발 물러서고 시한부 외교를 가동하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중재국 파키스탄이 제안한 ‘2주 휴전안’ 수용 의사를 밝히며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 사진 트루스소셜 캡처
10일 파키스탄서 미·이란 담판
양국은 오는 10일 중재국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담판에 들어간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명 절멸론’을 거론하는 등 군사적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던 중동 사태가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다. 2주로 정해둔 협상의 시간에서 핵심 쟁점마다 양측 입장차가 워낙 크기 때문이다. 당초 미국이 설정한 전쟁 목표는 이란 핵의 완전한 폐기와 신정 체제의 변화였다. 하지만 두 가지 모두 명확히 도달했다고 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란 이스파한에 은닉된 약 450㎏의 준무기급 고농축 우라늄은 미국이 회수하지 못한 ‘미해결’ 상태이다. 또한 이번 휴전안을 새 최고 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가 승인한 것으로 알려져 결과적으로 현 체제의 정당성을 미국이 인정한 꼴이 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보도했다.
8일(현지시간) 이란 정부가 미국과의 전쟁을 2주간 휴전한다고 발표한 이후 수도 테헤란 한 광장에 시민들이 모여들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거대한 승리” 주장하나 재건에만 수십년
이란 또한 피해가 막대하다. 체제는 유지됐지만 개전 첫날 최고 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비롯해 신정 체제를 떠받치는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지휘관 등 정권 수뇌부가 대거 사망했다. 지휘 체계가 사실상 마비된 상태였다. 미·이스라엘 공습으로 주요 정유시설·발전소·교량 등 국가 기간시설도 대거 파괴됐다. 복구·재건에만 천문학적 비용과 수십 년의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관측이다.
다만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는 이날 성명에서 “이란이 미국과 이스라엘에 거대한 승리를 거뒀다”며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지 않겠다는 보장, 호르무즈 해협 통제권을 포함한 이란의 평화 계획 전부를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협상이 “이란으로부터 받은 10개 조항이 협상을 위한 실행 가능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란은 미국이 먼저 제안한 15개 항목의 협상안 대신 자국이 역제안한 협상안을 토대로 논의가 진행된다는 점을 내세워 승리로 포장하고 있는 것이다.
차준홍 기자
트럼프 “100% 완벽한 승리” 주장
반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휴전 발표 직후 AFP 통신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미국의 100% 완전하고 완벽한 승리”라고 강조했다. 이란 고농축 우라늄 문제를 두고도 “완벽하게 처리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호르무즈 해협 문제를 놓고는 소셜미디어에 “미국은 해협의 교통량 증가를 지원할 것이고 많은 긍정적 조치가 취해질 것이다. 막대한 수익이 창출될 것”이라고 했다.
관건은 향후 협상에서 양측을 만족하는 합의안을 도출할 수 있느냐다. 곳곳에 암초가 도사리고 있어서다.
출발점은 최소한의 신뢰 확보다. 특히 이란은 미국의 지난해 6월 ‘미드나잇 해머’ 작전, 이번 ‘장대한 분노’ 작전이 핵협상 도중 기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을 들어 일시적 휴전 대신 완전하고 영구적인 종전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김주원 기자
핵 문제도 뇌관이다. 미국은 핵무기 개발 능력의 완전한 제거와 함께 고농축 우라늄 회수를 원하지만, 이란은 평화적 핵 이용 권리를 고수하고 있다.
‘이란과 미국 사이’ 中 역할 주목
변수는 미국 내 여론과 중재국의 역할, 중국 등 외부 행위자의 개입 여부다. 특히 이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중국이 다음 달 14~15일로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이란과 미국 사이에서 완충재 역할을 어떻게 수행하느냐가 협상 판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NYT에 따르면, 이란은 파키스탄의 필사적인 설득과 중국의 막판 개입으로 2주 휴전 제안을 수용했으며 중국은 이란에 유연한 대응과 긴장 완화를 요청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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