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추미애 과반’ 뒤엔 결정적 이 장면…서울시장 후보도 김어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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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6·3 지방선거 경기도지사 후보로 확정된 추미애 의원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현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전날 당내 경선 결과 더불어민주당 경기지사 후보로 선출된 추미애 의원은 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예비 경선 때보다 더 뜨겁게 권리당원이 뭉쳐 지지를 보내줬다”며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해 경기도의 미래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당 상징색인 파란색 대신 흰색 정장을 입고 후보 선출 소감을 밝힌 추 의원은 그간 성과로 내세워온 사법 개혁 대신 민생과 실용, 미래 비전을 전면에 내세웠다.

여권에선 추 의원이 1차 투표에서 경선을 끝낸 배경으로 강성 당원의 결집과 함께, ‘충정로 대통령’이라 불리는 김어준 씨의 영향력이 재확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경선 과정에서 김 씨가 진행한 경기지사 후보 3인 인터뷰를 결정적 장면으로 꼽는 이들이 많다.

김 씨는 지난 3월 19~20일 본 경선에 올랐던 김동연 경기지사와 한준호 의원은 일대일로, 추 의원은 그 다음날 패널 4명이 참여하는 대담 형식으로 자신의 방송에 초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 자리에서 김 씨는 친명계인 한 의원에게 “경기도를 맡을 커리어가 쌓였나, 너무 일찍 도전한 것 아닌가”라고 묻거나, 김 지사에게는 “이재명 측 인사들이 인사에서 배제된 것 아니냐”며 같은 진영이라 보기 어려울 정도의 공격적 인터뷰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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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9일 김어준씨 유튜브에 경기지사 예비후보 자격으로 출연했던 한준호 의원의 모습. 김어준씨 유튜브 캡처.

특히 김 씨 방송에서 제기된 ‘공소취소 거래설’에 대해 사과를 요구했던 한 의원에게는 “방송은 보셨느냐”며 불쾌감도 드러냈다. 반면 추 의원과는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위기에선 안 흔들리는 건 제가 잘 안다”“(법사위원장을 택한 건) 진짜 어려운 선택이었다”며 사실상의 지원 사격을 했다.

추 의원은 과거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으로서 쟁점 법안을 추진할 때마다 김 씨 유튜브의 단골손님으로 출연해왔다. 지난달 추 의원과 김용민 의원 등 법사위 강경파가 정부의 검찰개혁안을 보이콧할 때도 김 씨는 “이 대통령에겐 객관 강박이 좀 있다”며 이들 편에 섰다. 실제 지난 5~7일 경기지사 경선 기간 딴지일보 게시판에는 추 의원 투표 인증 글이 수십여 건 쏟아지기도 했다.

본 경선(7~9일)이 한창인 서울시장 후보들도 ‘어준행’을 택하고 있다. 정원오 전 성동구청장은 8일 김 씨 방송에 출연해, 전날 인터뷰에서 박원순 전 시장을 비판한 것과 관련해 김 씨가 “듣기 거부한 지지층도 있다”고 지적하자 “송구하다”며 몸을 낮췄다. 박주민 의원은 딴지일보 게시판에 두 차례 글을 올려 김씨 중심으로 뭉쳐 있는 지지층과 직접 소통을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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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추미애 경기도지사 후보(오른쪽)와 박주민 서울시장 예비후보가 8일 국회 소통관 앞에서 만나 얘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추 의원의 과반 득표에서 ‘딴지 민심’을 확인한 박주민·전현희 의원은 이날 추 의원과의 친밀감을 과시했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추 의원을 만나 “항상 검찰 개혁 등 당 개혁 과제에 앞장서주셔서 감사하다”며 고개를 숙였다. 전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저도 법사위원이니 당원들의 결집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를 바라보는 당내 시선은 복잡하다. 조국혁신당 합당 및 공소취소 거래설 논란을 거치며 지난달까지만 해도 친명계를 중심으로 “김어준 방송에 나가지 않겠다”는 공개 발언이 잇따랐고, 의원총회에서는 “김 씨에게 엄중히 조치해야 한다”는 성토가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김 씨가 이끄는 강성 당원들이 지방선거 경선에서 위력을 발휘하자 “특정 스피커에 당이 휘둘려선 안 된다”는 목소리는 잦아드는 분위기다. 친명계 의원은 “이번 경선 결과를 보며 다시 한번 당심과 민심의 괴리를 느꼈다”며 “앞으로 추 의원처럼 목소리 큰 정치를 해야만 살아남는 건 아닌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뉴이재명’이라 불리는 중도 성향 지지층이 모인 친명 커뮤니티 등에서는 “왜 중도층이 정치에 환멸을 느끼는지 알겠다”“합리적 중도 지지자의 심정이 이해된다”는 등 추 의원 경선 승리에 회의적인 글이 다수 올라왔다. 추 의원을 공개 지지해온 최민희 의원은 페이스북에 “당이 직접 나서서 민주당 후보를 떨어뜨리자거나 국민의힘 후보를 찍자고 선동하는 자들을 파악해 징계하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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