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국내 대출 대신 해외 수출” 눈 돌리는 인터넷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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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이 ‘대출’ 대신 ‘수출’로 눈을 돌리고 있다. 가계대출 규제 강화와 중·저신용자 대출 의무화로 국내 영업의 문턱이 높아지자 해외 시장을 새로운 돌파구로 삼고 있다.

카카오뱅크는 8일 몽골 시장을 겨냥해 비금융 데이터를 활용한 신용평가모형(CSS) 수출에 나선다고 발표했다. 앞서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디지털은행 ‘슈퍼뱅크’에 약 1140억원을 투자해 앱 기술을 이전하기로 했고, 태국에서 합작법인을 세워 가상은행 인가를 확보했다. 이번이 세 번째 해외 진출 행보다.

케이뱅크와 토스뱅크 역시 해외에 눈을 돌리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 2월 태국 카시콘뱅크 등과 해외 송금·결제 혁신을 위한 다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1월엔 아랍에미리트(UAE)의 디지털자산 기업 ‘체인저’ 등과 스테이블코인 기반 송금 인프라 구축에도 나섰다. 현지에 직접 법인을 설립하거나 지점을 내기보다는, 송금망과 결제 시스템을 먼저 이식하는 방식이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 역시 지난해 취임 1주년 간담회에서 “3~5년 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밝혔고, 리투아니아·스위스 등 교류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국내 시장의 구조적 제약과 맞물려 있다. 당초 비대면 신용대출을 주력 모델로 삼았던 인터넷은행은 수익성 제고를 위해 주택담보대출 시장 공략에 속도를 냈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관리 차원에서 주담대 확대를 엄격히 관리하면서 수익성 확보에도 제동이 걸렸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30% 이상 유지해야 하는 인가 조건까지 더해지면서 어려움이 커졌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상 대기업 대출이 제한되는 점도 한계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신용대출은 경쟁이 치열하고, 주담대와 기업대출은 규제와 장벽이 많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대출 이자가 아닌 플랫폼과 수수료 중심의 비이자이익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CSS와 송금 인프라 등 ‘K금융 플랫폼 수출’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아직 갈 길은 멀다. 카카오뱅크는 인도네시아 슈퍼뱅크 상장으로 올해 1분기 약 930억원의 평가 이익을 올릴 예정이지만, 이를 제외하고는 아직 이렇다 할 실적이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네오뱅크(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새로운 형태의 은행)들이 다국가 고객 기반을 통해 직접 수익을 창출하는 것과 달리, 국내 인터넷은행은 아직 투자와 기술 이전 중심의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수익 모델이 자리 잡기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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