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최애 그려줄게요, 5000원” 1020 푹 빠진 ‘커미션 거래’ 뭐길래 [팩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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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하는 캐릭터를 말랑하게 그려드립니다! 바보같지만 동그랗고 말랑합니다.’
온라인 커미션 중개 플랫폼 ‘크레페’에 올라온 게시글이다. 게시글을 올린 사람에게 좋아하는 캐릭터 자료와 구체적 요구사항 등을 주고 의뢰하면 게시자는 기한 내에 ‘동그랗고 말랑한 콘셉트’로 그린 작업물을 보내준다. 의뢰자는 캐릭터당 5000원~1만원 정도를 창작자에게 지급한다. ‘만족도 높은 최고의 말랑이 커미션입니다.’ 후기는 덤이다.

온라인 커미션 거래 플랫폼 크레페. 주 이용자 층은 1020세대 여성들이다. 사진 크레페 캡처
최근 온라인 상에서 1020세대를 중심으로 이런 식의 커미션 거래가 활발하다. 커미션 거래란 개인 대 개인이 전문 거래 플랫폼이나 소셜미디어(SNS) 등을 통해 일러스트·텍스트 등 다양한 종류의 창작물을 주문해 거래하는 행위를 뜻한다. 서비스나 판매 대가로 받는 수수료인 ‘커미션’이란 단어가 확장된 개념이다. 거래는 주로 크레페나 크몽, 아트머그 등 C2C(개인 간 거래) 중개 플랫폼 혹은 엑스(X) 등 SNS에서 이뤄진다. 당근·번개장터 등 일반 중고 거래 플랫폼에서도 커미션 의뢰글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순정만화 타입의 남캐(남성 캐릭터) 그려 드립니다’ 류의 창작자 게시글부터 ‘최애(가장 애정하는 특정 대상)가 저 쓰다듬는 거 그려주실 분’ 등 의뢰자 게시글까지 다양하다.
애니메이션(만화)·게임·버추얼 아이돌 등 소위 서브컬처(비주류) 문화가 10~20대를 중심으로 빠르게 커지면서 이들은 ‘나만의 콘텐트’를 직접 주문·제작하는 생산자와 소비자로 진화하고 있다. 실제 1020세대의 서브컬처 소비는 OTT, 만화책 등 다양한 영역으로 뻗어나가고 있다. 주요 구독자 층이 1020세대인 애니메이션 전문 OTT ‘라프텔’은 국내 OTT 시장 전반이 부진한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예스24에 따르면 최근 6년 간 1020세대의 종이 만화책 구매 비율도 꾸준히 오르고 있다. 지난해 전체 종이 만화책 구매자의 3분의 1 이상이 이들이었다.

온라인 프리랜서 중개 플랫폼 크몽에 올라온 커미션 거래글. 사진 크몽 캡처
OTT와 유튜브, SNS 등의 발달로 개개인의 취향이 파편화 되면서 서브컬처로 치부되던 젊은 세대들의 ‘덕질’은 하나의 창작 경제를 만들어가고 있다. 국내 온라인 커미션 시장 규모는 아직 공식 자료는 없지만 업계에선 대략 50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주요 커미션 거래 플랫폼 중 한 곳인 크레페의 경우 지난해 누적 거래액 436억원, 거래 건수 174만 건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69%, 92% 증가한 수치다. K-컬처의 유행과 맞물려 해외발 거래액도 188% 늘었다. 주 이용자 층은 1020세대 여성들이다.
크레페 운영사 쿠키플레이스의 남선우 공동대표는 “1020 소비자들은 콘텐트를 직접 만들거나 재가공하는 데 매우 익숙하다. 창작자에게 의뢰해 ‘세상에 하나뿐인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과정도 이들에게는 놀이”라고 말했다. ‘좋아하는 캐릭터가 이 콘셉트의 옷을 입은 모습’, ‘내 캐릭터를 2등신으로 귀엽게 구현한 이미지’ 등 갖고 싶은 굿즈가 생기면 바로 개인 창작자에게 의뢰해 능동적으로 소비한다. 의뢰하는 창작물은 일러스트 뿐 아니라 캐릭터에 어울리는 음성, 세계관에 맞는 플레이리스트 등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한 업계 관계자는 “커미션 수입 만으로 생활 가능한 수준인 창작자들도 꽤 있다”고 전했다.
플랫폼들은 안전 거래 시스템이나 생성 인공지능(AI) 사용 가이드 등 개인 간 거래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줄이기 위한 정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크몽 관계자는 “이용자가 결제 대금을 내면 일단 내부 시스템에 예치한 후 작업물 확인이 완료된 후 판매자에게 대금이 지급되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페 운영사 쿠키플레이스는 지난해 안티 AI 프로젝트 ‘버틀레리안’을 발족했다. 남선우 공동대표는 “합의 없이 생성 AI를 활용한 창작물이 플랫폼 내에서 거래되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더중앙플러스 : 팩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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