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차량 2부제 첫날…“짝수 차 번호판, 홀수로 다시 받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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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작된 8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임시 옥외 주차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위 사진). 아래 사진은 지난달 25일 5부제 시행 당시 차량이 가득 찬 모습. [뉴시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공공기관 차량 2부제가 시행된 8일, 서울 도심 곳곳 출근길에서 혼란이 빚어졌다. 이날부터 원칙적으로 번호판 끝자리를 기준으로 홀수 차량은 홀수 날, 짝수 차량은 짝수 날에만 운행과 공공청사 출입이 가능해졌다.
오전 8시, 서울 1·2·5호선 환승 거점인 구로구 신도림역 안은 시민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곳곳에 배치된 질서안전요원이 밀려드는 인파를 통제했다. 경기 김포시 집에서 출발해 서울 종로구 일터로 출근하던 문모(31)씨는 “평소 차로 1시간 걸려 출근하는데 오늘은 2부제 때문에 지하철을 타니 1시간 30분쯤 걸렸다”며 “집에서 더 일찍 나와야 해 피곤하지만 별수 있나”라고 했다.
격일로 발이 묶이게 된 시민들은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경기도에서 근무하는 맞벌이 교사 김모(43)·유모(43)씨 부부는 최근 차량 번호판을 교체했다. 차량 2대의 번호판 끝자리가 모두 짝수여서 격일로 두 대 모두 운행이 제한되는 상황에 놓였기 때문이다. 초등학생 자녀 두 명의 등·하교를 챙겨야 하는 이들 부부에게 차량 이용은 필수다. 김씨는 “구형 번호판이라 교체가 가능해 홀수 번호로 바꿨다”며 “2부제가 시행되면 우리 같은 맞벌이 가정은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온라인에서 ‘카풀(carpool)’ 모임을 꾸리는 모습도 보였다.
공공기관 승용차 2부제가 시작된 8일 전북특별자치도청 입구에 안내판이 붙어 있다. [뉴시스]
현실적인 제약 때문에 2부제를 따르기 어려운 사람들도 분명히 있는 만큼 유연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경기도 소재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는 한 수상안전요원은 “퇴근길에 학원을 마친 아이를 픽업해야 하는데 2부제 시행으로 어렵게 됐다”며 “전기차를 사거나 일을 그만둬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방과후강사는 교구와 자료를 직접 가지고 여러 학교를 돌면서 수업하기 때문에 차량 이용이 필수인데, 차량 2부제로 이동이 제한되면서 생업을 걱정하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은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피케팅 시위를 열고 방과후강사 차량2부제 제외를 촉구했다.
이날 전국 공영주차장에 ‘승용차 5부제’도 시행됐지만 공공기관별로 규정을 제각각 적용해 혼선이 빚어졌다. 서울시 송파구청에선 끝 번호가 3·8인 차량들이 막힘 없이 청사 내부로 들어갔다. 수요일이라 끝 번호가 3·8일 경우 공공기관에 주차할 수 없다. 송파구청 관계자는 “벚꽃축제를 진행하고 있어 구청 주차장은 5부제 시행에서 제외돼 모든 시민에게 주차장을 개방 중”이라고 설명했다.
송파구청에서 약 3㎞ 떨어진 강동구청은 상황이 달랐다. 차량 끝 번호가 3이나 8인 승용차가 구청 진입을 시도하자 차단기에 ‘부제 위반 차량’이라는 문구가 뜨며 차단바가 올라가지 않았다. 탑차를 끌고 강동구청에 방문한 오토바이 대행 판매업자 정모(45)씨는 “고객 오토바이 등록을 해주는 업무 때문에 왔는데 5부제 대상이라며 막아서니 어이없었다. 생계 때문에 온 사람도 막아서면 수요일엔 일하지 말란 뜻이냐”며 불만을 표했다.
전통시장 근처의 공영주차장도 제각각이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일부 전통시장 인근 공영주차장의 경우 5부제 시행에서 제외된다고 했지만 서대문구 영천시장 앞 공영주차장은 5부제가 시행되고 있었다. 김밥집을 운영하는 김모(60대)씨는 “광장시장은 해주고 우리는 왜 안 해주는 거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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