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네타냐후 헛소리” 참모들 말려도…트럼프는 전쟁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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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의 확신에 찬 브리핑. 일부를 제외한 백악관 참모진의 수수방관. 듣고 싶은 것만 들었던 트럼프.’

지난 2월 28일 시작돼 39일간 이어진 미·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은 지난 2월 11일 미국 워싱턴DC 백악관에서 열린 비밀회의를 통해 결정됐다고 뉴욕타임스(NYT)가 7일(현지시간) 단독 보도했다. NYT는 관계자 취재를 종합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 백악관 참모들이 어떤 공방을 거쳐 전쟁에 이르게 됐는지의 과정을 재구성했다.

네타냐후가 탄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백악관에 도착한 건 2월 11일 오전 11시쯤이었다. 지하 상황실엔 이미 트럼프와 수지 와일스 비서실장,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댄 케인 합참의장, 존 래트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트럼프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스티브 윗코프 중동특사와 이스라엘 당국자들이 있었다. 회의가 갑자기 잡히는 바람에 당시 아제르바이잔에 있던 J D 밴스 부통령은 참석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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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타냐후는 1시간 동안 이란 공습 필요성을 강변하는 브리핑을 진행했다. 핵심은 “지금이 이란 정권을 교체할 적기”란 내용이었다. 화상으로 참석한 이스라엘 당국자들은 ▶이란의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을 몇 주 내에 파괴할 수 있고 ▶(공습할 경우) 이란은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할 수 없을 만큼 약화할 것이며 ▶이란이 중동에 있는 미국의 이익을 타격할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주장했다. 트럼프의 반응은 짧았다.

“좋은 생각이군요(Sounds good to me).”

회의를 마친 CIA는 네타냐후의 주장이 실현 가능한지 밤새 평가했다. 검토 결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참수와 반격 능력 무력화는 미국의 정보력·군사력으로 달성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다만 이란 내부 민중 봉기, 세속적 지도자를 내세운 정권 교체 가능성은 현실과 동떨어진다고 봤다.

이후 트럼프와의 회의에서 래트클리프 CIA 국장은 네타냐후의 정권 교체 시나리오를 “터무니없다(farcical)”고 일축했다. 루비오 장관은 “한마디로 헛소리(it’s bullshit)”라고 거들었다. 케인 합참의장도 “이스라엘은 늘 과장한다”고 깎아내렸다. 며칠 뒤 케인이 다시 이란의 호르무즈 봉쇄 가능성을 경고했지만 트럼프는 그런 상황이 오기 전 이란 정권이 항복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내각에서 이란 공격에 가장 적극적인 인물은 헤그세스였다. 밴스 부통령만 트럼프에게 “전쟁하지 않을 것이란 약속을 믿었던 유권자들이 배신으로 받아들일 것”이라며 반대의 뜻을 밝혔다. NYT에 따르면 트럼프는 회의 내내 ‘듣고 싶은 것만 듣는’ 모습이었다.

결국 첫 공습 이틀 전인 26일 오후 5시 백악관 상황실에서 최종 회의가 열렸다. 밴스는 “나쁜 생각”이라면서도 “(전쟁을) 결정한다면 지지하겠다”고 했다. 케인은 군수품 소진을 우려하면서도 트럼프가 명령하면 군은 실행한다는 입장이었다. NYT는 “모두가 트럼프의 직관에 따랐다. 아무도 그를 막으려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결국 트럼프는 “(전쟁을) 해야 할 것 같다”며 회의를 끝냈다. 다음 날 오후 트럼프는 전용기에서 이란 공습을 명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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