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 “비협조국 미군 빼내 재배치 검토”…나토 보복 본격화?
-
2회 연결
본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에 협조하지 않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에 주둔한 미군을 전쟁에 협조했던 국가로 이동 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달 3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행정명령에 서명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 당국자들을 인용해 “미국이 대(對)이란 군사작전에 협조적이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일부 나토 회원국을 제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해당 방안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에 대한 제재를 논의하는 가운데 나온 여러 방안 중의 하나로, 아직 초기 논의 단계지만 최근 몇주 동안 고위 당국자들 사이에 회람돼 지지를 얻었다고 전했다.
군사 훈련과 순환 배치에 따라 병력 규모에 변동이 생기지만, 현재 유럽 전역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은 약 8만 4000명 수준이다. 이들이 배치된 유럽 전역의 미군 기지는 전세계 미군 작전의 핵심 거점으로 활용되고 있다. 특히 동유럽에 주둔한 미군은 러시아에 대한 억지 기능을 담당한다.
현지시간 8일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면담을 위해 백악관에 도착하고 있다. 이날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AFP=연합뉴스
트럼프 행정부는 전쟁에 비협조적이었던 나토 회원국에 배치된 병력의 재배치뿐만 아니라 최소 한곳에 대해선 미군 기지를 폐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폐쇄 대상은 이란 전쟁에 대해 공개적으로 반대 의사를 피력했던 스페인이나 독일 내 기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스페인은 나토 회원국 중 유일하게 국내총생산(GDP)의 5%를 국방비로 지출하겠다는 약속을 하지 않은 나라다. 대이란 군사작전에 투입된 미군 항공기의 영공 사용을 불허해 트럼프 대통령의 분노를 샀다. 독일의 경우 고위 당국자들은 이란 전쟁에 대해 ‘우리 전쟁이 아니다’라며 줄지어 비판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불만을 샀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폴란드와 루마니아, 리투아니아, 그리스 등은 호르무즈 해협 감시를 위한 국제연합군 창설 지지를 비교적 신속하게 밝혀 이번 조치의 혜택을 보게 될 수 있다고 WSJ은 전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이 8일(현지시간)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과 회담한 뒤 대화를 나누고 있다. 뤼터 사무총장은 루비오 장관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비공개로 면담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대한 협조 여부를 기준으로 나토 회원국에 주둔한 미군 병력을 재배치하는 보복성 조치를 취할 경우, 여파가 한국과 일본에까지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호르무즈해협 봉쇄로 곤경에 처하자 동맹국에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 요청 대상엔 한국과 일본도 포함됐다. 그러나 파병을 요구한 국가들이 이를 거부하거나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이란과 2주일에 걸친 휴전에 합의하며 긴급한 상황을 일단 넘긴 백악관은 이날 전쟁에 비협조적이었던 나토 회원국에 대한 불만을 본격적으로 드러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나토와 관련한 질문을 받자 “대통령이 한 발언을 공유하겠다”며 “그들은 시험대에 올랐고, 실패했다”고 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직접 소개했다. 그러면서 “지난 6주(이란과의 전쟁 기간) 동안 나토가 미국 국민들에게서 등을 돌렸다는 점에 매우 유감스럽다는 말을 덧붙이고 싶다”고 했다.
일부 나토 회원국이 이란과의 전쟁에서 영공 통과를 거부하거나, 호르무즈해협 봉쇄에 대한 지원 요청을 거부한 데 대한 불만을 표한 말이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영국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파병 요청은) 일종의 시험이었고 우리는 그들을 위해 거기 있었다. 그들은 우리를 위해 거기 있지 않았다”고 했고, 전쟁 기간 중 여러차례 나토를 “종이호랑이”로 호칭했다.
현지시간 8일 영국 글로스터셔주 RAF 페어포드 공군기지 활주로에서 미 공군 장병들이 JDAM 정밀유도탄과 록웰 B-1 랜서 중폭격기를 점검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을 방문한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과 백악관에서 비공개로 면담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에서 탈퇴할 뜻을 밝힐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루터 사무총장과 몇 시간 동안의 면담에서 논의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참모진과 나토 탈퇴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나토 탈퇴를 위해선 상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표를 확보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은 상원의원 시절 나토 탈퇴를 어렵게 만드는 관련 법안을 적극 지지했다.



댓글목록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