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유신고 ‘야수’들이 제일 사납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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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이강민, NC 신재인, 한화 오재원(왼쪽부터).
“언젠가 프로에서 잘할 거라는 확신은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1군 경기에 매일 나오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수원 유신고 야구부를 이끄는 홍석무 감독은 뿌듯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바로 지난해까지 유신고 유니폼을 입고 뛰던 외야수 오재원(한화 이글스)과 내야수 신재인(NC 다이노스)·이강민(KT 위즈) 등 제자 세 명이 프로 입단 첫해부터 새 바람을 일으키고 있어서다.
홍 감독은 “오재원과 신재인은 1학년 때부터 주전 자리를 꿰찼다. 이강민은 1학년 때 백업이었다가 2학년 때 주전이 됐는데, 부족한 점을 보완해서 3학년 때 크게 반등했다”며 “이 선수들을 뽑아주신 프로 스카우트분들과 필요한 자리에 잘 써주시는 프로 감독님들께 모두 감사드린다”고 흐뭇해했다.

유신고 홍석무 감독.
셋 다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신재인과 오재원은 올해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전체 2순위와 3순위 지명을 받았다. 이강민도 2라운드 전체 16순위로 KT 유니폼을 입었다. 같은 학교 동기생 야수가 2라운드 이내에 3명 이상 뽑힌 건 역대 두 번째다. 지난 1998년 광주일고 출신 최희섭(해태 타이거즈 1차 지명)·이현곤(해태 고졸 우선지명)·송원국(OB 베어스 1라운드) 이후 28년 만이고, 전면 드래프트 도입 이후엔 최초다.
유신고 삼총사는 프로에 데뷔하자마자 각자 의미 있는 이정표도 만들었다. 이강민과 오재원은 지난달 28일 정규시즌 첫 경기에서 차례로 3안타를 쳐 역대 고졸 신인 개막전 최다 안타 타이기록을 세웠다. 1996년 해태 장성호 이후 30년 만에 2~3호 기록이 나왔다.
신재인은 지난 1일 창원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18세 9개월 4일의 나이로 홈런을 때려내 NC 구단 역대 최연소 홈런 기록을 새로 썼다. KBO리그 전체로 넓히면 역대 여섯 번째로 어린 나이다. 이강철 KT 감독은 “유신고가 플래카드라도 내걸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현재도 대단하지만, 미래가 더 기대된다. 셋 다 소속팀 주축 멤버로 나선다. 오재원은 한화 1번 타자와 주전 중견수라는 중책을 동시에 맡았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스타성을 갖췄다. 대선배들 옆에서 주눅 들지 않고 자기 야구를 한다”고 높이 평가했다.
이강민은 내야 세대교체가 절실했던 KT에서 주전 유격수로 꾸준히 선발 출장하고 있다. 7일까지 타율(0.324)도 셋 중 가장 높다. 이강철 감독은 일찌감치 “올해 우리 팀 히트상품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신재인은 장타력이 돋보인다. 첫 18타석에서 2개의 홈런을 때려내 거포 유격수의 싹을 보였다. 이호준 NC 감독은 “(40홈런 유격수였던) 강정호를 떠올리게 한다. 최소 오지환(LG 트윈스) 정도는 성장할 것 같다”며 기대를 감추지 않았다.
이들 셋은 모바일 단체 채팅방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특별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이런 기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올 시즌이 끝날 때쯤 세 선수가 신인왕을 놓고 선의의 경쟁을 벌일 가능성도 있다. 오재원은 “친구들과 경쟁 구도를 형성하는 것도 서로에게 시너지가 된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다같이 잘하면 나에게도 결국 좋은 일”이라고 했다.
유신고는 스타 플레이어를 여럿 배출했다. KBO리그 통산 홈런 1위 최정(SSG)과 두산 왕조의 주역인 외야수 정수빈이 동문이다. 2020년 신인왕 소형준과 지난해 세이브왕 박영현(이상 KT), 리그 정상급 유격수 김주원(NC)도 유신고를 졸업하고 프로에 와서 국가대표급 선수로 발돋움했다.
홍석무 감독은 “불과 얼마 전까지 함께 밥 먹고 운동하고 수업 듣던 형들이 프로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는 게 지금 (유신고) 선수들에게도 큰 동기 부여가 될 것”이라며 “당장은 고교야구 일정에 집중해야 하지만, 앞으로 재학생들이 전국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낸 뒤 야구장을 방문해 선배들의 플레이를 직접 보는 날이 오면 좋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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