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방중 국민당 주석, 일본 11차례 언급하며 비난…내일 시진핑 만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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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정리원(가운데) 국민당 주석이 중국 난징시 쑨원(孫文, 1866~2025)의 묘소인 중산릉에 헌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8일 대만 제1야당 대표인 정리원(鄭麗文) 국민당 주석이 난징 쑨원 묘소를 참배한 뒤 가진 연설에서 일본을 11차례 언급하며 과거 식민지배를 강하게 비난했다. 중국 정책을 담당하는 대만 대륙위원회는 중국 공산당의 역사 서술을 되풀이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5박 6일 일정으로 중국을 방문 중인 정 주석은 8일 오전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이 모두 국부(國父)로 인정하는 쑨원의 묘소인 중산릉을 참배했다. 키 178㎝의 장신인 정 주석은 참배 후 3000자 분량의 장문의 연설문을 18분가량 낭독하며 여덟 차례 목이 메었다고 대만 언론은 보도했다.
정 주석은 연설에서 “쑨원 선생이 사후 국제무대에서 세계적 위인의 반열에 오른 것은 그가 만청을 무너뜨리고 아시아 최초의 민주공화국인 중화민국을 세웠기 때문만 아니라, 세계의 약소 민족을 위해 평생 견지한 신념 때문”이라며 대만의 국호인 중화민국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이례적으로 일본을 11차례 언급했다. 그는 “쑨중산은 서거 4달 전 대아시아주의를 제시했다”며 “일본이 침략 야욕을 숨기기 위해 선전했던 대아세아주의와 달리 아시아 민족연맹의 형태로 아시아 약소 민족의 지위 제고를 호소했다”면서 과거 일본 제국주의를 비판했다. 국민당이 대만에서 자행했던 백색테러 2·28 사건과 38년간 이어진 계엄 통치도 언급했다. 또 대만해협의 분단을 130년 전 청일전쟁과 일본 제국주의의 탓으로 돌렸다.
정 주석은 “(중산릉) 392개 계단은 양안이 화해·교류·대화를 시작할 수 있게 한 92공식을 떠올리게 했다”고 말했다. 중국이 ‘하나의 중국’과 더불어 강조하는 92공식은 국민당 집권기였던 지난 1992년 11월 형식상 민간기구인 중국 해협양안관계협회(해협회)와 대만의 해협교류기금회(해기회)가 홍콩에서 회담을 갖고 ‘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서로 다른 국호를 사용하기로 한 합의를 말한다. 다만 독립 성향의 민진당 정부는 국호인 중화민국보다 대만을 더 선호한다.
대만의 대륙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면 입장문을 통해 “정 주석이 쉬쉬하듯 중화민국을 언급했다”고 지적했다. 또 “의도적으로 중국 공산당의 역사 서술에 호응했다”며 “이는 대만 국민의 인식과 다른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강조했다.
대만의 정권 교체를 촉구하는 구호도 등장했다. 중산릉에서 정 주석 일행을 본 중국 관광객은 “정리원 주석 힘내라” “국민당 화이팅” “28년에 민진당을 몰아내 달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홍콩명보 등이 9일 보도했다.
8일 상하이를 방문한 정리원(왼쪽) 국민당 주석이 천지닝(오른쪽) 상하이 당서기와 회담하고 있다. 사진 국민당 페이스북 캡처
중국에서는 이날 장쑤성과 상하이시 당서기가 연달아 정 주석과 회담했다. 신창싱(信長星) 장쑤성 당서기는 “2005년 롄잔(連戰) 국민당 전 주석의 ‘평화의 여정’ 출발점이 이곳 난징이었다”고 언급했다. 오후 천지닝(陳吉寧) 상하이 당서기는 “양안 동포는 피가 물보다 진한 한 가족”이라고 환영했다. 정 주석은 “지금 세대는 젊은 세대의 걸림돌이 아닌 조력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8일 정리원(오른쪽 두번째) 국민당 주석이 상하이의 배달 플랫폼 메이퇀 본사를 찾아 무인드론 배달을 체험하고 있다. 오른쪽은 메이퇀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인 왕싱이다. 신화통신=연합뉴스
정 주석은 중국의 무인 배달도 체험했다. 중국의 배달 플랫폼 메이퇀 상하이 본사를 찾아 창업자 왕싱(王興) 회장을 만났다. 이후 9일 오전 항저우만에 조성된 양산항을 참관하고 와이탄의 유래 깊은 허핑(和平) 호텔에서 대만 기업인들과 환담한 뒤 고속열차를 이용해 베이징으로 이동했다. 이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할 예정이다.
10년 만에 성사된 시 주석과 현직 국민당 주석의 국공회담에서는 미국의 무기 구매와 차기 총통 선거를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왕훙런(王宏仁) 대만 청쿵(成功)대 교수는 “비공개 회담에서 논의 가능한 의제로 미국산 무기 구매 과정에서 국민당의 역할, 2028년 총통 선거 전략 등이 포함될 수 있다”고 대만 중앙통신사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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