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트럼프가 원하는 전리품은 이란 고농축 우라늄?…종전 명분 삼나

본문

bt978b027369cbacce456de337cb424897.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현지시간) 백악관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이란과 2주간 휴전에 합의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저지를 협상의 레드라인(금지선)으로 내세웠다. 특히 이란이 보유 중인 440㎏의 고농축 우라늄(HEU)은 강제로라도 가져오겠다는 생각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HEU를 전쟁 승리와 종전을 선언할 전리품으로 여긴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는 8일(현지시간)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우라늄 농축은 더 이뤄지지 않을 것이며 미국은 이란과 파묻혀 있는 (B-2 폭격기) 핵 ‘먼지’를 파내고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이 지난해 6월 ‘미드나잇 해머’ 작전 때 B-2에 탑재한 ‘벙커버스터’ 폭탄으로 공습한 이란 포르도·나탄즈·이스파한의 핵시설 3곳에서 HEU를 제거하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레드라인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종식”이라며 “440㎏의 HEU도 모두 넘겨받을 것. 이란도 줄 의향을 보인 적이 있다”고 주장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은 “(이란이 넘겨주지 않는다면) 우리가 직접 가져올 것”이라며 군사작전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btc6646b5d864c06e37471be758ce1ae0a.jpg

지난달 7일 위성사진으로 촬영한 이란 나탄즈 지역 핵시설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미국이 HEU에 집착하는 건 전쟁 승리를 내세울 성과로 보기 때문이다. 39일 간의 전쟁에서 이란의 군사시설을 초토화했다며 성과를 강조한 트럼프지만, 유가 상승 등으로 미국 내 여론은 싸늘하다.

이에 전쟁을 마무리할 명분이 필요한 상황인데, HEU는 가시적 상징물이 될 수 있다. 핵무기 제조의 핵심 재료인 HEU를 미국으로 가져온다면 ‘이란 핵위협 제거’의 성과로 확실히 내세울 수 있어서다.

트럼프가 중시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높은 성과’를 달성하는 것이기도 하다. 지난 2015년 오바마 행정부는 이란과 핵합의(포괄적공동행동계획·JCPOA)를 체결했다. 이란의 농축 권리를 인정하되 농축 수준을 3.5%로 제한하고, 비축 우라늄의 98%를 러시아로 반출하도록 하는 내용이었다.

만일 트럼프 정부가 이란 HEU 확보 및 우라늄 농축 전면 금지를 성사시킨다면 오바마보다 높은 성과를 냈다고 내세울 수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트럼프는 전쟁 개시 명분을 미국에 대한 이란의 핵 위협이라고 얘기했다”며 “2018년 JCPOA를 깨는 이유로 이란에 우라늄 농축 권리를 전혀 주면 안 된다고 주장한 트럼프로선, HEU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전쟁 승리를 선포하기 어렵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btccb1721ae04d632169553018e5df78d0.jpg

지난 3일 이란 남서부 영공에서 작전 중 이란군에 격추된 미군 F-15E 전투기 잔해. 로이터=연합뉴스

이란도 트럼프의 의중을 짐작하는 듯 보인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지난 6일 미국의 F-15 격추 조종사 구출작전에 대해 “이란의 우라늄을 탈취하기 위한 기만 작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실 여부와 상관없이 미국이 HEU 확보에 관심이 크다는 걸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양국이 HEU 제공을 카드로 협상을 벌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가 핵물질 제거를 언급하며 “이란과 제재 완화를 논의할 것”이라 밝힌 것도 이러한 희망에 따른 발언일 수 있다. 성사 가능성도 있다. 영국 가디언에 따르면 전쟁 직전까지 미국과 이란은 협상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과 검증 하에서 60%까지 농축한 440㎏ HEU를 제거하는 데 공감대를 모았다.

btfaa3f1f54586bd343335fcd906726837.jpg

호르무즈 해협 지도와 석유 통 합성 사진. 로이터=연합뉴스

호르무즈해협 통행료도 트럼프가 생각하는 전리품일 수 있다. 트럼프는 이날 ABC방송에 “우리는 이(통행료 부과)를 조인트 벤처(합작법인 사업)로 진행하는 걸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트루스소셜에는 “미국이 해협 통행 정체 해소를 도와 큰 수익이 만들어질 것”이라며 “이란은 재건 절차를 시작할 수 있다”고도 했다.

전쟁 피해 복구 비용 확보를 명분으로 내세운 이란에 동조한 것이다. 이에 트럼프가 호르무즈해협 통제권에 대한 이란의 반발을 잠재우는 동시에 통행료 수익을 미국으로 가져와 이번 전쟁에서 미국이 손해 보지 않았음을 국민에 강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란도 호르무즈해협 통행권을 가져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아랍권 중재자들을 인용해 “이란이 하루 통과 선박 수를 10여 척 수준으로 제한하고 암호화폐나 중국 위안화로 통행료를 받는 방안을 추진중”이라고 보도했다. 10여 척은 전쟁 이전 하루 통행량(약 135척)의 10분의 1도 안되는 수준이다.

관련기사

  • btb83dc6b23ae888f6f1d59a26fb861888.jpg

    네타냐후 “방아쇠 손가락에 걸려있다”…휴전 첫날부터 ‘아슬아슬’

  • bt844006e55e04e0aaf450e1fe1746258f.jpg

    트럼프 "그린란드 기억하라"... 벌점 외교? 나토 미군 재배치 현실화하나

  • bt87baf559d0cbe40140e9b72d5dfc2319.jpg

    휴전 직전 ‘수익률 279%’ 수상한 베팅…트럼프 내부자 의혹 또 터졌다

  • bt963dd53bdada856417dec1737b0afbfc.jpg

    Mr.에브리싱도 못하는 게 있다…“이란 제대로 패라” 빈살만 속내

0
로그인 후 추천을 하실 수 있습니다.
SNS
댓글목록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46,919 건 - 1 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