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이창용 "물가 압력 커지면 통화정책 대응…중동 상황 지켜봐야"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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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 후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 공동취재단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이란 전쟁으로) 물가 상승 압력이 올라간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공급 충격이 장기화해 기대인플레이션이 불안정할 경우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충격이 일시적인 경우엔 정책 시차 등을 고려할 때 금리 조정으로 대응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원론적인 입장을 재확인했다.

10일 이 총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연 2.50%에서 동결한 뒤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지난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한은이 금리를 인상했을 때와 현재의 정책 여건을 비교했다. “러·우 전쟁 때처럼 통화정책으로 적극 대응하게 될 가능성과 아닐 가능성이 모두 열려있다”면서다. 당시에는 코로나19 대유행에 억눌렸던 수요가 확대되면서 경기가 빠르게 회복되는 국면에서 물가를 끌어올렸다면, 현재는 경기 개선세가 상대적으로 약하다는 점이 차이다. 이 총재는 “중동 전쟁이 물가뿐 아니라 경기에도 영향을 미치며 물가와 경기 간 상충이 심화할 수 있다”며 중앙은행의 딜레마를 언급했다.

그는 금리를 유지하기로 한 이유를 두고 “단순히 불확실성을 이유로 정책 결정을 유보한 것이 아니라, 중동전쟁의 전개와 파급 영향을 보다 면밀히 점검하면서 정책 방향을 판단해 나가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금통위는 전쟁 발발 후 처음으로 열리는 회의이자, 이 총재가 퇴임 전 마지막으로 주재한 회의다. 다음은 일문일답.

향후 물가 상승 압력이 얼마나 커져야 금리 인상을 논의할 수 있나.  
“중동 상황 소식에 따라 경기가 급격히 변동하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자리를 잡아야 거기에 맞춰서 (금리에 대한) 의견을 제시하고 논의할 수 있는 상황이다. 금통위원들의 3개월 후 금리 전망도 내부적으로 이야기하긴 했지만, 인상·인하에 대한 논의가 많이 없이 (중동 상황을) 지켜보자는 의견이었다. 인상을 논의할 만한 물가 수준에 대해서도 기계적으로 이야기하기 어렵다.”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 가능성은 어느 정도로 보나.  
“오늘 이 시점에서 전쟁이 종료된다면 가능성이 작겠지만, 최악의 시나리오로 전쟁이 전개된다면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도 부인하기 어렵다. 다만 전쟁이 어떻게 진행될지 예상하기 어렵다. 만일 종전이 된다 하더라도 에너지 인프라가 파괴된 상태라면 장기적으로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근 환율 수준을 어떻게 평가하나.
“미국·이란 전쟁으로 단기적으로 환율이 상승(원화가치 하락)한 만큼, 사태가 안정되면 빠르게 내려올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올 초에는 전쟁뿐 아니라 외국인 해외 투자자의 차익 실현을 위한 주식 매도가 환율 상승을 주도한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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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주택시장 흐름과 정부 대출규제에 대한 견해는.
“서울 내 15억원 이상 주택 가격 흐름은 하향 국면을 보이고 있지만 외곽 지역에선 상승하는 흐름이 있어서 아직 안정화됐다고 보긴 어렵다. 주택가격 상승이 다른 모든 자산의 수익률을 뛰어넘는 것은 국민 정서 문제, 계층 간 문제, 자본의 효율적 배분 문제 등에 악영향을 끼치는 만큼 반드시 고쳐야 한다. 대출규제로 인해 실소유자의 비용이 상승하는 등 단기적으로 불편함이 있어도 우리가 그동안 가격 상승을 방치한 걸 고쳐야 하고, 비용을 지불해서라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최근 정부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이번 추경은 재정 적자, 부채를 통해 조달된 게 아니라 초과 세수를 통해 조달됐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 다만 법에 따라 일정 부분은 교육예산으로 쓸 수 있게 돼 있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 4조8000억원 편성되는데, (이것이) 목적에 합당한지는 고려해봐야 한다. 추경으로 경기에 대응해야 하는데 초과 세수가 생겼다고 경직적으로 초중고 교육 예산으로 보내는 것이 맞나.”
임기 중 아쉬웠던 결정은 없나.
“퇴임 소회는 퇴임식 때 밝히겠지만 발걸음이 무겁지는 않다. 아쉬움이 있다면 환율 안정된 상태에서 후임자에게 넘기나 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도와주지 않은 것 같다.”
신현송 후임 총재 후보자의 외화 자산 규모가 논란인데.
“해외에서 인재를 모셔 오는데 해외 자산 있다고 걱정하는 건 너무 크게 우려하시는 거 아닌가. (후보자의) 애국심이 자산보다 더 클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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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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