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휴전에도 멈춰 선 호르무즈 물길…통제·통행료에 불확실성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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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호르무즈해협. 로이터=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이 2주간 휴전에 합의하며 오는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첫 대면 협상을 앞두고 있지만 양측 간 긴장은 여전히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란이 휴전 합의 이후에도 호르무즈해협을 강하게 통제하며 양측 간 불협화음이 이어지고 있다.
영국 BBC가 9일 해상데이터 서비스업체 마린 트래픽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7일 휴전 발표 이후 이날까지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11척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란 전쟁 발발 이전 하루 평균 138척이 해협을 통과한 것과 비교하면 급감한 수치다. 파이낸셜타임스(FT)도 휴전 이틀 간 해협을 통과한 선박이 15척에 불과하다며, “휴전 다음날인 8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선박은 단 4척으로, 휴전 당일인 7일 11척보다 오히려 줄었다”고 보도했다.
BBC는 “해협 근해 선박들이 무허가 통과를 시도하면 공격받아 파괴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여전히 받고 있다”고 전했다. 휴전 이후 해협을 지난 선박이 사실상 이란 소유이거나 이란이 실질적으로 운용하는 선박에 국한된다는 분석도 나온다.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 공습으로 파괴된 레바논 남부 도시 즈라리예 건물 모습. 신화통신=연합뉴스
전날 이스라엘이 친이란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 전역 약 100여개의 목표물을 공습하자 이란은 이를 휴전 합의 위반이라 반발하며 해협 재봉쇄에 나섰다. 이스라엘과 함께 전쟁을 수행 중인 미국이 유가 등 경제 변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감안해 이란이 협상을 앞두고 해협을 전략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란이 해협 통항 선박에 대한 통행료 부과를 추진하면서 불확실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은 전날 “이란이 미국과 합의된 2주간의 휴전 기간에 해협에서 선박 통행량을 제한하고 통행료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통행료는 암호화폐나 중국 위안화로 납부하도록 할 방침이며 대형 유조선의 경우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 제시 대체 항로 그래픽 이미지.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전날 “해협을 통과하려는 모든 선박은 혁명수비대 해군과 조율하고 대체 항로를 이용해야 한다”고 선언한 것도 사실상 통행료 징수와 해협 통제 강화를 염두에 둔 조치라는 분석이 나온다. 혁명수비대는 기뢰 위험 회피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대체 항로로 제시된 이란 케슘섬과 라라크섬 사이 경로가 기존 항로보다 폭이 좁아 선박 이동을 보다 용이하게 감시·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들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들이 있다”며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는 게 좋다. 만약 그들이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다면 지금 중단하는 게 좋을 것”이라고 썼다. 뉴욕타임스(NYT)는 10일 “휴전으로 항해 자체의 위험성은 다소 낮아졌을 수 있지만 해협에서의 정치·외교적 어려움은 여전하다”며 “불안정한 휴전이 시작된 이후 해협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상에서 이란의 가장 중요한 협상 카드로 떠올랐다”고 평가했다.
이스라엘이 헤즈볼라를 향한 공격을 거두지 않는 것도 미국에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 무장 해제를 전제로 레바논 정부와 협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군사 작전은 병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레바논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의 최근 공습으로 최소 303명이 사망했다. 사망자에는 여성 70여 명과 어린이 30여 명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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