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패배자” “멍청이”…트럼프, 이제는 마가 상대 '내부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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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전쟁을 잠시 중단시킨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이번에는 내부 전쟁에 돌입했다. 이란전쟁을 놓고 자신을 비판한 인사들을 향해 무차별적인 공개 저격에 나서면서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뜻으로 트럼프 강성 지지층을 의미) 진영에서도 파열음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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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6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AP=연합뉴스

‘개국공신’ 우파 논객 4인방에 십자포화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장문의 글을 올려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진행자, 메긴 켈리 팟캐스트 진행자, 캔디스 오언스 우파 논객, 알렉스 존스 인포워스 진행자 등 4명을 한꺼번에 겨냥했다. 그는 “이른바 이들 전문가는 패배자들이고 앞으로도 언제나 그럴 것”이라며 “테러 지원 1위 국가인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걸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멍청하다는 공통점을 지닌다”고 적었다.

이어 “문제를 일으키며 공짜 홍보를 위해서라면 무슨 말이든 하는 사람들로, 마가와 정반대 의견을 낸다”며 “마가 지지자들은 내 말에 동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들 4인이 이란전쟁 국면에서 CNN·뉴욕타임스(NYT) 등 기존 비판 언론과 비슷한 주장을 펼쳐온 점을 거론하며 “그들은 마가가 아니고, 그저 마가에 편승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일 뿐”이라고 직격했다.

칼슨의 경우 이란 문명 말살을 예고한 트럼프 대통령의 5일 부활절 발언에 대해 “전쟁범죄를 저지르겠다고 위협한 셈”이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오언스도 "(이란에서의) 집단학살을 막아야 한다”고 의회와 군의 개입을 촉구했다. 켈리는 “트럼프를 당선시킨 연합이 산산조각 났다”며 트럼프 진영의 정치적 토대에 의문을 제기했고 존스는 “치매 위험에 빠진 트럼프를 직무에서 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십자포화는 보수 주류 매체에게도 예외가 아니었다. 그는 ‘트럼프가 이란에서 성급한 승리를 선언했다’는 제목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사설을 지목한 뒤 작성자인 WSJ 편집위원회를 겨냥해 “세계에서 최악이고 가장 부정확한 편집위 중 하나”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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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긴 켈리가 2024년 11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PPG 페인츠 아레나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당시 공화당 대선 후보 유세에 함께 올라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낙인 전술, 이번에도 통할까 

악시오스는 이 같은 극단적 피아식별이라는 트럼프 특유의 지지층 결속 방식이 이번엔 통하지 않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악시오스는 “트럼프가 예전에도 반대파를 ‘이름뿐인 공화당원’, ‘공황론자’등으로 낙인찍어 무력화해왔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런 낙인 전술은 바깥에 명확한 적을 상대할 때 효과를 발휘한다고 악시오스는 봤다. 같은 방식으로 마가 진영 인사들을 내친다면 지지층 내부는 동요에 빠질 수 있다.

특히 기존 정당 조직보다 보수 팟캐스트와 인플루언서들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미디어 생태계에 기댄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들 4인은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관련 미디어 생태계를 설계해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혁혁한 공을 세운 이들을 적으로 돌리면 마가 진영에서도 반발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란전쟁이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워 온 미국우선주의 등 비개입 주의와 반대되는 점도 기존 지지층에게 혼란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마가 내 반발이 트럼프 대통령을 만든 코미디언, 남성중심문화 인플루언서 집단까지 확산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간선거는 결과로 평가받을 것”

다만 균열 여파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악시오스는 “지금까지 드러난 비판이 주로 마가 엘리트 사이에서 나왔다”며 “일반 공화당 지지층은 다른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WSJ에 따르면 미국인 응답자 64%가 이란전쟁의 정책 결정에 대해 ‘신뢰하지 않는다’고 밝혔지만 공화당원으로 좁히면 66%가 신뢰를 표명했다. AP통신은 “오는 11월 중간선거까지 시간은 트럼프의 편이 아니다”며 “설득력이나 주장이 아닌, 전쟁에서 신속한 승리와 시장 안정 등 결과로 평가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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