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이수경·양아치 2인전 ‘Fail Better’ 30일 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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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도갤러리(제주)와 포럼앤스페이스(서울)는 오는 4월 30일(목)부터 6월 13일(토)까지 이수경, 양아치 작가의 2인전 《Fail Better (정교하게 어긋나기)》를 공동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새로운 기술의 가능성과 한계가 교차하는 시공간 속에서 독자적인 작업 세계를 구축해온 두 거장, 이수경과 양아치가 던지는 철학적 질문을 담아낸다.

풍부한 서사적 상상력을 바탕으로 조각과 설치, 드로잉과 회화, 영상, 퍼포먼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해 작업 세계를 확장해온 작가 이수경은 기존의 조각과 회화를 가상의 세계로 증식시켜가는 시도를 선보인다.

인지하기 어려울 정도로 미세하게 움직이는 성모상〈매듭을 푸시는 성모님〉(서울), 비현실적인 시공간 속에서 서서히 피어나는 장미〈오, 장미여!〉(서울), 달의 실제 움직임과 관람자의 위치 정보에 기반해 실시간으로 매번 다르게 조합되며 변화하는 왕관〈달빛 왕관〉(서울)을 통해, 나아가 넓게 펼쳐진 스크린 위에서 피고 지기를 끝없이 반복하며 무한히 증식되어가는 장미〈오, 장미여!〉(제주)를 통해 영원히 끝나지 않는 업데이트(영생) 속에서 진화의 의미를 고민한다.

진보를 거듭해온 새로운 테크놀로지가 보여줄 근미래의 징후를 추적해온 작가 양아치는 새로운 테크놀로지 자체가 아니라 미래의 테크놀로지로 가시화되는 현상 이면에 가려지고 감춰진 물리적이고 실질적인 실체들의 관계와 그것들이 야기하는 문제에 주목한다.

육안이 아닌 데이터로 파악된 도시의 풍경이 펼쳐지거나〈렌더링된 유령들〉(제주) 명령어의 오류로 생성된 듯한 기이한 인물이 유령처럼 떠도는〈유령〉(서울) 세계, 알아들을 수 없는 소음을 송출하는 황동 오브제/구조물〈머리있는 유령〉, 〈머리없는 유령〉(서울)은 효율적인 데이터의 세계와 그 세계를 떠받치고 있는 물리적인, 그러나 비가시화된 사물들의 관계를 드러내고, 인간 주체 중심의 오랜 인식 체계에 의문을 제기한다.

단숨에 인간의 ‘지능’과 ‘언어’, ‘신체’를 대체할 수 있는 수준으로 발전한 인공지능(AI) 기술이 사회 전반에 급격한 인식 변화를 일으키고 있다. 이러한 기술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공존하는 가운데, 예술계가 던지는 새로운 질문과 역할에 관심이 쏠린다.

아일랜드 출신의 소설가이자 극작가인 사무엘 베케트(Samuel Beckett)의 산문 「최악을 향하여(Worstward Ho)」(1983)에서 가져온 전시 제목 《Fail Better (정교하게 어긋나기)》는 어떠한 질문에도 결과물을 내놓고야 마는 AI적 강박이 만연한 세계에서 ‘더 잘 실패하기’ 위해, ‘정교하게 어긋나기’를 거듭하는 이수경과 양아치, 두 작가의 예술적 태도를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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