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하청노조 1011곳 교섭 요구…노동위는 79.3% 노조 손들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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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정 노동조합법(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간 제기된 하청 노동조합의 원청 사업장에 대한 교섭 요구가 1000건을 넘어섰다. 노동위원회는 현재까지 하청 노조의 주장을 폭넓게 수용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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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연대노동조합 국가기관 공무직노동자들이 6일 오전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예산처 앞에서 원청 교섭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국가기관 공무직 사용자성 인정 및 노조법 개정 취지 실현을 요구하고 있다. 뉴스1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하청 노조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직접 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한 노란봉투법이 시행된 지난 3월 10일부터 4월 9일까지 하청 노조·지부·지회 1011곳(조합원 14만6000명)이 원청 사업장 372곳을 대상으로 단체 교섭을 요구했다.

민간 부문은 216개 원청을 대상으로 616개 하청 노조가, 공공부문은 156개 원청을 대상으로 395개 하청 노조가 각각 교섭을 요구했다. 노조 상급단체별로는 원청 기준(중복 포함)으로는 민주노총 356개, 한국노총 344개, 미가맹 노조 52개 등이다.

교섭 요구를 받은 뒤 법에 따라 이를 공고하고 교섭 절차에 들어간 원청은 33곳(8.9%)에 그쳤다. 이중 교섭 요구 노조 확정공고까지 이뤄진 곳은 한화오션, 부산교통공사, 경기도 화성시, CJ대한통운, 현대중공업, 한동대학교 등 총 19곳에 불과하다. 노조법은 노조가 교섭을 요구하면 7일간 이를 공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원청의 사용자성 여부 등이 불확실해 공고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

대부분의 교섭 요구는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구하는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노동위에 사용자성 여부 판단이나 교섭단위 분리 신청을 위해 접수된 사건은 287건이다. 교섭 요구 사실 미공고 시정 신청이 170건, 교섭단위 분리 신청이 117건 등이다. 이중 이미 결정이 난 사건과 취하된 사건 등을 제외하면 교섭 요구 사실 미공고는 54건이, 교섭단위 분리 신청은 12건이 진행되고 있다. 노동위에 접수된 사건 중 취하된 건은 196건이다. 상당수가 법적 검토 등 신청 보완을 위해 취하된 상황이다.

노동위는 이런 신청 사건 대부분에서 하청 노조 측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노동부에 따르면 이달 9일까지 사용자성 인정과 관련해 총 25건의 결정이 이뤄졌는데, 이중 19건(76%)에 대해 원청의 사용자성을 인정하거나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했다. 지난 2일 노동위로부터 사용자성을 인정받은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한국원자력연구원·한국자산관리공사·한국표준과학연구원 등 4곳은 신청 노조의 취하로 인정 건수에서는 제외됐다. 이를 포함하면 29건의 결정 중 23건(79.3%)의 결정에서 하청 노조의 손을 들어준 셈이다. 다만 노동위는 지난 9일 SK에너지·에스오일·고려아연 등 6건은 교섭단위 분리를 인정하지 않고 기각했다.

노란봉투법 시행 후 재계에서는 교섭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교섭단위가 여러 개로 쪼개질 경우 원청은 연중 내내 교섭에 나서야 될 수도 있다. 특히 현재 노동위의 판단을 받고 있는 사용자성 인정은 교섭의 첫 단추로 이후 교섭단위 분리, 임금과 같은 교섭 의제 설정 등의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다만 정부는 기업 쪽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는 주장에는 선을 긋고 있다. 법 시행 후 일일 단위로 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교섭 요구 증가세가 완화되고 있다는 이유다. 노동부 관계자는 “현재 법 시행 초기로 노동위 절차에 따라 교섭의 틀을 형성해 나가는 단계”라며 “향후 교섭이 진행되고 단체협약 등을 체결하는 등 사례가 축적되면 현장의 예측 가능성도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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