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이란 ‘협상 3라운드’ 팽팽…호르무즈 두고 의견 갈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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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종전을 위한 협상에 돌입했다. 양측의 최고위급이 대면한 협상은 1979년 외교 관계가 단절된 이후 47년만이고, 양측의 공식 대면 역시 2015년 이란 핵협상 타결 이후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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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과의 종전협상을 이끌고 있는 JD밴스 미국 부통령이 11일(파키스탄 현지시간) 이슬라마바드에 도착한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양측을 중재한 파키스탄을 포함한 3자가 참여한 이번 협상의 최대 쟁점으로는 호르무즈해협 문제가 될 거란 관측이 나온다.

IRNA, 타스님, 메흐르 등 이란 매체는 파키스탄 시간 기준으로 이날 오후 5시 30분께 “이란과 미국 측 협상이 이슬라마바드에서 시작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회담 장소는 이슬라마바드의 5성급 세레나 호텔이다.

JD밴스 부통령이 이끄는 미국 대표단은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를 비롯해 경호 인력을 포함해 300명에 달한다. 이란 측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 등 70명의 협상단을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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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밴스 미국 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만나 이란과의 종전협상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협상은 파키스탄의 중재 하에 미국과 이란이 직접 대변하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백악관 당국자는 로이터통신에 “미국과 이란, 파키스탄의 3자 회담이 진행 중”이라며 “미국 전문가팀이 이슬라마바드에 동행했으며 전문가들이 추가로 워싱턴에서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알자지라 방송은 “파키스탄 중재자가 동석한 가운데 양측이 직접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한다”며 “극적인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협상장엔 밴스 부통령과 갈리바프 의장이 대좌하고, 파키스탄의 샤리프 총리가 모두 참석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 협상의 최대 쟁점은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관리 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미국은 이란을 향해 15개항의 종전안을 제시했고, 이란은 10개항의 요구를 역제안하면서 의견을 다소 좁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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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1일 호르무즈해협에 선박이 지나가고 있다. AFP=연합뉴스

다만 이란측은 이날 회담 전 샤리프 총리에게 ▶호르무즈에 대한 통제권리 인정 ▶전쟁 피해 배상 ▶이란의 해외 동결자산 해제 ▶중동 전역에서의 교전 중단 등 4가지를 물러설 수 없는 사실상의 ‘레드라인’으로 제시했다고 이란 국영방송 IRIB가 보도했다.

IRIB는 특히 회담 진행 과정에서 “회담이 전문가 단계로 접어들었다”고 보도하면서, 극적인 진정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양측은 현재 호르무즈해협 관리 문제를 놓고 이견을 완전히 좁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협상 관계자들을 인용해 “호르무즈해협 통제권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며 “이란이 해협을 미국과 함께 통제하자는 방안을 거부하고 단독으로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했다”고 전했다. 이란의 IRIB 역시 “미국이 이번 회담에서도 지나치게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고, 타스님도 “호르무즈 해협 사안에서 심각한 의견 불일치가 있다”며 합의 틀을 마련하기 위해 문구를 교환하려는 시도가 가로막혔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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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D밴스 미국 부통령이 11일(현지시간)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이란과의 협상에 앞서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양측은 오후에 대화를 잠시 휴식한 뒤 협상을 재개했지만, 협상 시작 5시간여가 지난 오후 10시 30분께 협상이 재차 중단됐다가 자정을 넘어 재개됐다. 이란 매체는 재개된 협상 상황과 관련 “미국의 과도한 요구를 고려할 때, 이번 회담에서 이란 측이 공통의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것 같다”고 전했다.

미국 CNN 방송은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해 “협상에 며칠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란 메흐르 통신은 필요에 따라 오는 12일 회담이 이어질 수 있다면서도 “회담이 하루 이상 지속되지 않을 조짐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미군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기뢰 제거 작업에 전격 착수하며 압박을 가했다. 미군 중부사령부는 성명을 내고 “중부사령부 소속 병력이 호르무즈해협의 기뢰 제거 여건 조성을 시작했다”면서 미 해군 유도미사일 구축함 2척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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