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이란, '호르무즈' 이견 속 1일차 협상 종료…12일 속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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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란의 11일(현지시간) 종전협상의 첫날 일정이 자정을 넘어 14시간 이어졌지만 서로간의 이견을 확인한 채 결론을 내지 못하고 끝났다. 양측은 12일 협상을 이어갈 예정인 가운데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통제권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지시간 11일 JD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에 앞서, 협상을 중재한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만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이란 정부는 12일 X(옛 트위터)를 통해 “이란과 미국 간 협상이 14시간 만에 마무리됐다”며 “양국 기술팀이 전문가 문건을 교환하고 있고, 일부 남은 이견에도 불구하고 협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47년만의 美·이란 고위급 회담
1979년 미국과 이란의 외교관계가 단절된 이후 47년만에 처음으로 대좌한 미국과 이란의 최고위급 회담은 양측의 중재국으로 나선 파키스탄의 수도 아슬라마바드에서 열렸다.
현지시간 11일 JD밴스 미국 부통령이 이란과의 협상에 앞서, 협상을 중재한 파키스탄의 셰바즈 샤리프 총리와 회담하는 가운데 밴스 부통령의 차량에 미국과 파키스탄의 국기가 걸려 있다. AP=연합뉴스
미국은 JD밴스 부통령을 비롯해 스티브 윗코프 중동 특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인 재러드 쿠슈너 등이 포함된 300여명 규모의 초대형 협상을 꾸렸고, 이란측도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의회 의장, 아바스 아라그치 외무장관은 물론 강경파의 핵심 협상가로 알려진 알리 바게리 카니 등 70여명이 협상에 임했다.
일각에선 파키스탄을 통한 간접 회담 가능성도 제기했지만, 미국과 이란은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를 중간에 놓고 3자 회담 형식으로 직접 마주 앉았다.
새벽까지 이어진 ‘3라운 협상’…12일 속개
미국과 이란의 협상 대표는 직접 협상에 앞서 파키스탄 총리와 차례로 만나 의제를 사전 조율했다. 이란측은 특히 기존에 전달했던 10개항의 요구사항 가운데 ▶호르무즈 통제권 ▶전쟁 피해 배상 ▶이란의 해외 동결자산 해제 ▶중동 전역에서 교전 중단 등 4가지를 반드시 관철해야 할 ‘레드라인’으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측 협상단은 파키스탄에서 진행된 미국과의 협상장으로 이동하는 비행기에 미군의 오폭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는 학생들의 사진과 가방 등을 싣고 협상장으로 이동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모두 ‘전쟁의 승리’를 주장하는 미국이 수용하기 어려운 사안들이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 현지시간 오후 5시 30분께 시작된 협상은 두 차례 중단됐고, 12일 오전 1시무렵 3번째 ‘3라운드’ 협상까지 진행했지만 오전 3시께 첫날 협상이 결론을 내지 못하고 종료됐다는 소식이 이란측을 통해 전달됐다.
반면 “14시간만에 협상이 종료됐다”는 이란측 발표와 달리, 뉴욕타임스(NYT)는 파키스탄 현지시간 오전 4시가 넘어서까지 협상이 지속됐다고 보도했다.
최대 쟁점 된 호르무즈…美, 군함 투입
협상을 교착 상태로 빠뜨린 최대 쟁점은 호르무즈해협의 통제권이었다.
호르무즈 해협 실제 운항 항로 폭 그래픽 이미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이 해협에 대한 공동 통제 방안을 선택지로 제시했으나 이란 협상단이 이를 거부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서 이란과 호르무즈해협 통행료와 관련한 합작사업을 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이란 측은 호르무즈해협에 대한 100% 독자적인 통제권을 행사하는 것은 물론 통행료 역시 직접 부과할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해협은 이번 전쟁 내내 이란의 핵심 ‘지렛대’로 작용해왔다. 이란을 세계 에너지 물동량의 20% 이상을 담당하는 호르무즈해협을 봉쇄하면서 국제유가 급등에 직접적 원인을 제공했고, 이는 미국측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는 데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 때문에 미군은 협상이 시작된 이날 이란과의 협의 없이 호르무즈해협의 기뢰 제거 작전에 착수하며 호르무즈해협을 사실상 ‘인질’로 활용해온 이란의 협상력을 무력화하려고 시도했다. 미 중부사령부는 “호르무즈해협의 기뢰 제거 여건 조성을 시작했다”며 유도미사일 구축함 2척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했다고 밝혔다.
김영옥 기자
이 과정에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는 군함은 강력한 대응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하며 긴장의 수위가 고조되기도 했다.
기대치 낮추기?…트럼프 “합의 여부 무관”
호르무즈해협 문제를 놓고 팽팽한 대치가 이어질 무렵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로 떠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란과 합의가 되는지 여부는 나와는 상관 없고, 미국의 입장에선 우리가 (전쟁에서)이긴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협상이)타결이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다”고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떠나 플로리다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AP=연합뉴스
협상 결과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과 이란 대표단이 파키스탄에서 자정이 넘어서까지 협상을 이어가는 가운데 미국에 충분히 유리한 협상 결과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에 대비해 기대치를 낮추려는 의도란 해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크고 아름다운 유조선들이 미국으로 오고 있고 ,우리는 석유와 가스를 실어주고 있다”고 주장했다. 호르무즈해협이 막히면서 각국이 미국을 포함한 대체 공급처를 찾고 있는 상황을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 성과로 내세우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제재 완화·자산 동결 해제’도 뇌관
이란이 주장하는 제재 완화와 자산 동결 해제를 놓고도 이견이 노출됐다. 이란측 매체들은 협상 도중 “미국이 카타르 등에 동결된 60억 달러(약 9조원) 규모의 자산 해제에 합의했다”고 보도하자, 백악관 당국자들은 즉각 “사실무근”이라며 선을 그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백악관을 떠나 플로리다로 출발하기 전 기자들과 만나 대화를 나눈뒤 전용 헬기로 걸어가고 있다. AP=연합뉴스
이밖에 이란이 요구하는 전쟁 피해 배상금 지급을 미국이 받아들일 경우 사실상 전쟁에서의 패배를 인정하는 의미를 지닐 수 있어, 협상 결과를 예단하기 어려울 거란 관측도 나온다.
CNN은 “협상이 며칠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파키스탄이 밴스 부통령 체류 기간을 늘리려고 설득 중이다”라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회담의 일차적 목표는 광범위한 타결보다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 등에서 일부 진전을 이뤄 협상 기한 자체를 연장하는 데 맞춰져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골프장에 다녀온 후 백악관에 머물다 UFC 경기를 관람하러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로 이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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