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금융소송 절반이 과징금 불복...홍콩ELS 결정 앞두고 줄소송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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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이억원 금융위원장(앞줄 왼쪽부터)이 국회 정무위원회 종합감사에 참석하고 있는 모습. 임현동 기자.

최근 3년간 금융당국 제재에 불복해 제기된 행정소송의 절반 이상이 과징금 부과와 관련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중앙일보가 금융위원회가 국회 정무위원회 이정문 의원실에 제출한 내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23~2025년 금융당국을 상대로 진행 중인 행정 소송 100건 중 51건이 과징금(과태료 포함)제재 관련 소송이었다. 징계성 처분 13건, 회계 관련 제재 12건, 영업·업무정지 7건 등과 비교할 때 과징금 관련 소송이 압도적인 비중을 보였다. 과거 2018~2022년 과징금 불복 소송이 20%대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도 크게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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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당국이 금융사에 부과하는 과징금 규모 자체가 커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금융사에 부과된 과징금·과태료는 2022년 152억7000만원에서 2024년 439억2000만원으로 2년 만에 3배 증가했다. 지난해엔 홍콩 ELS 사태 관련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에 최대 1조4000억원 규모의 과징금이 논의돼, 연간 제재 규모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신용정보법, 자본시장법, 금융소비자보호법에 따라 새로운 과징금 부과 제도가 생기면서 과징금 부과 건수와 액수가 늘어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금융위가 오는 15일 정례회의에서 홍콩 ELS 사태 관련 안건을 상정해, 조 단위의 과징금 논의에 본격 착수할지 주목된다. 금감원이 당초 산정한 과징금은 4조원대였으나, 제재심의 과정에서 1조4000억원으로 감경됐다. 공을 넘겨받은 금융위는 법에 따라 최대 75%까지 추가 감경할 수 있다. 은행권에서는 과징금 수준에 따라 소송이 불가피하다는 분위기다. 2024년 이복현 전 금감원장이 "선제적 배상 시 제재를 완화해 주겠다"고 밝힌 뒤, 은행들은 이미 95% 이상의 투자 피해자들에 자율 배상을 진행한 상황이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수천억 단위 과징금을 그대로 수용할 경우 주주들로부터 배임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당초 3월로 예정됐던 금융위의 과징금 결정이 4월로 늦춰진 것 또한 은행권의 이 같은 분위기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위는 이번 사안이 금융당국의 소비자 보호 의지를 대외적으로 보여줄 상징적 사례라는 점에서 깊은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금융위 내부에서도 금융감독원 산정 과징금 규모가 컸던 만큼 은행 자율 배상을 고려해 감경이 필요하다는 의견과 이미 제재심에서 상당 부분 감경된 만큼 추가 감경 폭이 제한될 수 있다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과징금 관련 소송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될 조짐이다. 업비트는 이미 자금세탁방지 의무 위반으로 부과된 352억원의 과태료에 불복해 소송 중이다. 빗썸 역시 같은 위반 건으로 368억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으며, '비트코인 60조원 오지급' 사태 관련 추가 과징금 부과가 예상돼 소송전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롯데카드도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영업정지 4.5개월과 과징금 50억원 등 중징계를 받았고, 우리카드 및 신한카드도 유사한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추가 제재를 앞두고 있어 카드업계로 과징금 소송전이 확산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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