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냉동 보관’ 해산물 먹었는데…비브리오패혈증 확진, 무슨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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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가 비브리오패혈증균 검사를 위해 서해 바닷물을 채취하는 모습. 경기도

냉동 보관한 해산물을 섭취한 뒤 비브리오패혈증에 감염된 사례가 보고됐다. 질병관리청 연구팀은 냉동 상태에서 살아남은 균이 해동·손질 과정에서 재활성화됐거나, 손과 조리도구를 통한 교차오염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12일 질병청이 발간하는 학술지 ‘주간 건강과 질병(PHWR)’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충남에 거주하는 70대 여성은 지난해 5월 오심과 설사, 하지 부종 등의 증상으로 입원한 뒤 비브리오패혈증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여성은 간염과 간경변, 간암 수술 이력이 있는 고위험군이었다. 조사 결과 그는 2024년 서해안에서 직접 채취해 영하 24도에서 냉동 보관해온 돌게와 바지락을 발병 직전 섭취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감염원과 감염 경로를 확인하기 위해 사례자 면담과 의무기록 검토, 현장 조사, 환경 검체 검사, 유전자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환자 혈액과 냉동 바지락 검체에서 모두 비브리오패혈증균이 검출됐다. 그러나 인체에서 분리된 균과 바지락에서 나온 균은 유전자형이 달라, 바지락 검체를 환자의 직접 감염원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냉동 해산물 취급 과정과 감염 관련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사례자는 해수나 갯벌에 직접 접촉한 이력이 없었고, 추정 노출 기간 다른 해산물을 섭취한 사실도 확인되지 않았다. 당시 충남 지역 감시 지점의 해수와 갯벌에서는 비브리오패혈증균이 검출되지 않았고, 환자가 추가 발생하지 않았다.

다만 논문은 실제 섭취한 바지락탕과 간장게장이 역학조사 당시 이미 폐기돼 남아 있던 냉동 식재료를 조사할 수밖에 없었고, 이 때문에 초기 오염 수준이나 실제 감염원을 정확히 특정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비브리오패혈증의 주된 감염 경로는 오염된 해산물 섭취와 상처 부위의 해수 노출이다. 연구팀은 오염된 해산물을 다룬 손이나 조리도구를 통해 다른 식재료나 음식으로 균이 옮겨가는 교차오염도 중요한 경로라고 짚었다. 특히 해산물 해동 과정에서 나오는 해동수 역시 주의가 필요하다. 연구팀은 “2024년 채취 당시 오염된 바지락 내 균이 냉동 상태에서도 살아남아 있다가 섭취 전 해동·조리 과정에서 재활성화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식재료를 함께 먹은 가족들에게서는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연구팀은 간질환 같은 기저질환이 있는 고위험군에서는 일반인에게 발병을 일으키지 않을 정도의 적은 균 노출만으로도 중증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실제로 논문은 2023년 국내 비브리오패혈증 사망자의 92.6%가 간질환 등 기저질환을 동반했다고 소개했다.

연구팀은 냉동 해산물이라고 해서 안전하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해산물은 충분히 익혀 먹고, 날 해산물은 다른 식재료와 분리해 보관·조리해야 하며, 손질 뒤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간질환자 등 고위험군은 냉동 해산물 취급 자체에도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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