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안세영,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왕즈이 꺾고 亞선수권 첫 제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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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셔틀콕 여제' 안세영이 아시아선수권대회 정상에 오르며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AFP=연합뉴스
‘셔틀콕 여제’ 안세영(삼성생명)이 고대하던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78주간 세계랭킹 1위를 유지하는 등 배드민턴 여자단식의 절대강자로 자리매김하고도 채워 넣지 못하던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을 드디어 맞췄다.
안세영은 12일 중국 닝보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국제배드민턴연맹(BWF) 아시아선수권대회(수퍼1000) 결승에서 랭킹 2위 중국의 왕즈이와 1시간 40분간 대접전을 펼친 끝에 게임스코어 2-1(21-12 17-21 21-18)로 승리해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세계랭킹 1·2위가 벌인 진검승부는 매끈하면서도 서늘했다. 저마다 준비한 비장의 필살기를 주고받으며 상대의 급소를 공략했다. 첫 게임은 안세영이 가져갔다. 초반 가벼운 탐색전을 주고받은 이후 곧장 특유의 완급 조절로 스코어를 벌렸다.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스매싱에 네트를 살짝 넘기는 연타를 적절히 섞어 상대 밸런스를 무너뜨리며 21-12로 여유 있게 승리했다.
이어진 두 번째 게임에선 왕즈이가 웃었다. 안세영의 실책을 유도하는 변칙 전략으로 꾸준히 리드를 지킨 끝에 21-17로 이겨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일찌감치 체력을 소진해 여러 차례 코트에 주저앉아 가쁜 숨을 내쉬면서도 끝까지 버텨 안세영의 무실세트 우승을 저지했다.
메달 색깔은 이어진 3세트 막판에 가려졌다. 체력의 우열이 명확해진 상황에서도 두 선수는 치열한 접전을 이어갔다. 랠리를 마칠 때마다 잔뜩 찡그린 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왕즈이와 무표정한 안세영 얼굴이 오버랩 됐지만, 스코어는 엇비슷한 흐름을 유지했다. 코트 구석구석을 찌르는 안세영의 샷 정확도가 떨어지며 라인을 살짝 넘기거나 네트에 걸리는 경우가 눈에 띄게 늘었다. 최종 점수는 21-18. 무려 100분간 이어진 대접전의 희비가 3포인트에 엇갈렸다.
줄곧 덤덤하던 안세영의 얼굴은 경기 종료 직후에 비로소 활짝 펴졌다. 화려한 세리머니와 함께 자신의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을 자축했다. 손을 귀에 가져다대는 특유의 세리머니로 관중들의 환호를 유도한 뒤 관중석을 향해 셔틀콕을 날려 보내며 미소 지었다.
안세영은 왕즈이를 상대로 일방적인 우세를 이어갔다. 지난달 전영오픈 결승에서 게임스코어 0-2로 완패해 직전까지 이어오던 36경기 연속 승리, 상대전적 10연승 행진이 끊겼지만 한 달 만에 기분 좋게 설욕했다. 올 시즌 왕즈이와의 4차례 맞대결에서 3승(1패)째를 거둔 것을 포함해 통산전적 19승5패로 간격을 더욱 벌렸다.
아시아선수권은 안세영에게 ‘아픈 손가락’으로 여겨지던 대회다. 올림픽(2024년 파리), 세계선수권대회(2023년 덴마크), 아시안게임(2022년 항저우)을 일찌감치 석권한 그에게 유일하게 정상을 허락하지 않은 무대였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이 대회에 첫 출전한 안세영은 데뷔 무대를 동메달로 마친 뒤 2023년 은메달을 목에 걸며 순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두 대회 모두 경기력에선 일찌감치 정상급으로 인정받았지만, 경험과 완급 조절에서 조금씩 모자랐다. 이후 2년간은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2024년엔 통증을 참아가며 버텼지만 8강에 그쳤고, 지난해엔 출전을 포기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눈앞에 두고 번번이 멈춰서는 과정을 겪으면서도 안세영은 흔들리지 않았다. “온전한 컨디션으로 내 경기를 하다보면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올 거라 생각한다”며 의연한 태도를 유지했고, 마침내 아시아선수권 우승과 함께 대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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