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쇼트트랙 추월 장인 이정민이 기회주의자가 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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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7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 종합 1위에 오른 이정민이 단지누의 '날개 세리머니'를 재현한 모습. 김효경 기자
기회주의자.
12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이정민(성남시청)의 레이스를 본 팬이 남긴 말이다. 무리하지 않고 기회를 엿보다 틈이 생기면 놓치지 않고 상대를 제치는 그에게 보낸 찬사다. 이정민은 선발전 내내 뛰어난 기량을 선보였다. 주특기인 안쪽 추월은 물론 상대를 견제하거나 막는 운영도 발전한 모습이었다.
이정민은 1·2차 대회 합계 랭킹 포인트 139점으로 선발전 우승을 거머쥐었다. 1차 대회에서 2관왕에 오른 김태성(화성시청)이 랭킹 포인트 73점으로 2위에 올랐다. 이정민과 김태성은 세계선수권 2관왕에 올라 자동선발된 임종언(고양시청)과 새 시즌 국제대회 개인전과 단체전에 출전한다.
임종언이 나오지 않고, 황대헌(강원도청)과 이준서(성남시청)도 휴식을 이유로 불참했지만 이정민의 이번 대회 경기력은 단연 돋보였다. 이정민은 "개인전에 뽑힌 적이 없어 아쉬웠는데 올림픽을 통해 많이 성장했다. 많이 기쁘다"고 했다. '기회주의자'란 새 별명에 대해선 "추월 각을 잘 본다는 이야기니까 나쁘지 않다. 그래도 기회주의자는 야비한 느낌이라 인코스 장인이 더 좋다"고 웃었다.
이정민은 지난 2월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였다. 5000m 계주에서 폭발적인 레이스를 펼쳐 은메달 획득에 앞장섰다. 특히 빙판에 누을 듯 낮은 각도로 코너에 진입해 스피드를 살려 안쪽으로 파고드는 기술 덕분에 '추월 장인' '인코너 장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쇼트트랙 이정민이 2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 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결승에서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밀라노=김종호 기자
이정민은 1000m 결승선을 통과한 뒤 양팔을 벌리는 윌리엄 단지누(캐나다)의 '날개 세리머니'를 펼치기도 했다. 2025~2026 월드 투어 종합우승자인 단지누는 한국을 방문해 이번 선발전을 현장에서 지켜봤다. 이정민은 "단지누가 캐나다 트리코(유니폼)을 선물했다. 원래 대회 다니면서 인사를 나누는 사이다. 친하다"고 했다.
올림픽은 이정민에게 큰 성장의 발판이 됐다. 이정민은 "큰 무대를 경험해 여유가 생겼다. 올림픽 계주를 준비하면서 단거리 능력이 필요하니까 그 연습에 집중했다. 이제는 개인전에 나서니까 500m 출발 능력과 체력을 키우려고 한다"고 했다. 이정민은 "계주 멤버로만 경기에 나서면서 개인 종목에 출전하고 싶은 갈망이 컸다. 주연 기회를 잡은 만큼 준비를 잘하겠다. 추월 덕분에 응원을 많이 받았는데 개인전에서도 멋지고 짜릿한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다짐했다.
2026~27시즌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발전 종합 3위에 오른 배서찬. 김효경 기자
기대주 배서찬(고양시청)은 남자부 종합 3위에 올라 계주 멤버로 뽑혔다. 배서찬은 지난해 유니버시아드 대회(금1, 은1, 동1)에 나섰고, 성인 대표팀은 이번이 첫 발탁이다. 배서찬은 "국가대표는 이번이 처음인데 믿기지 않는다. 그동안 성적이 좋지 않아 힘들었는데, 잘 풀려서 기분 좋다. 함께 들어가는 선수들이 친하고 오래 봤던 선수들이라 열심히 할 수 있을 것 같다. 유니버시아드 때 뿌듯한 마음을 느꼈고, 이번에도 그 기분을 느끼고 싶다"고 했다.
배서찬은 그룹 워너원과 CIX에서 활동했던 가수 배진영의 친동생이다. 그는 "어릴 때는 (형으로 인한 관심으로)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는데 지금은 좋다. 형네 집에 거의 있다"고 웃으며 "형이 나보다 더 기뻐하면서 축하해줘서 신났다"며 "형보다 더 유명해질 수는 없겠지만 열심히 해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밀라노 멤버 신동민(화성시청)은 2차 대회 3위에 오르면서 종합 4위를 차지했다. 내년 시즌엔 대회가 많아 3, 4위 선수들에게도 월드 투어 등에서 개인전에 나설 기회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신동민은 "또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어 기쁘다. 작년 경험을 토대로 올해는 조금 더 발전하는 모습 보이고 싶다. 지난해엔 선발전에만 포커스를 맞췄는데 이번엔 올림픽과 세계선수권까지 치러서 100% 맞추긴 힘들었는데 큰 대회 경험을 이용해서 선발전까지 해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신동민은 "계주가 중요하다는 걸 지난 시즌을 통해 느꼈다. 내 장점과 보완해야 할 점도 명확하게 알았다. 그 부분에 집중해서 맞출 것 같다"고 했다.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에 대해선 "동기 부여가 많이 될 것 같다. 홈에서 열리는 대회니까 열심히 하고 싶다"고 했다.
이규호(한국체대), 이동현(단국대), 남윤창(한국체대)은 5~7위에 올라 함께 태극마크를 달게 됐다. 대표팀은 진천선수촌에서 훈련하며 10월부터 열리는 국제대회에 나선다. 이번 시즌엔 여섯 차례 월드 투어와 4대륙 선수권, 세계선수권이 열린다. 특히 월드 투어 4차 대회(12월)과 세계선수권(2027년 3월)이 한국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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