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중노위원장 "사용자성 인정됐다고 임금 올릴 의무 없어...무식하게 판정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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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중앙노동위원장이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 법률) 시행을 앞두고 4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고용노동부·중앙노동위 공동 워크숍'에서 개정 법안의 현장 안착을 강조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수근 중앙노동위원회 위원장이 “사용자성이 인정됐다고 해서 곧바로 임금 인상이나 직접고용 의무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13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후 처음으로 고용노동부 출입기자단과 간담회를 열고 이렇게 밝혔다.

시행 한 달을 넘긴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한 경영계의 우려에 그는 “노동위원회가 무조건 노동계 편을 드는 것도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법의 취지는 일단 마주 앉아 대화하라는 데 있는 만큼 지금까지는 제도가 취지에 맞게 작동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다다음주부터 사건이 더 많이 접수되면 그때부터는 본격적인 판단이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박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중노위원장을 지내며 CJ대한통운 사건에서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없더라도 원청이 하청 근로자와 단체교섭에 응해야 한다는 결정을 처음 내린 인물이다. 이 판단은 노란봉투법의 이론적 토대가 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현재 노동위원회는 노란봉투법에 따른 원·하청 교섭의 첫 관문으로 주목받고 있다.

노란봉투법 시행 한 달째인 지난 10일 기준 교섭요구는 총 1012건에 달했다. 이 중 294건이 노동위원회에 접수됐고 224건이 처리됐다. 처리 사건 가운데 취하 종결이 197건으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인정은 19건, 기각은 8건이었다. 취하가 많은 것은 노동조합이 신청 이후 보완 필요성을 판단해 사건을 스스로 취하한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쏟아지는 교섭 요구에 사용자들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특히 산업안전 의제를 근거로 사용자성이 잇따라 인정되고 있는 만큼, 산업안전을 명분으로 시작된 교섭이 결국 임금 의제로까지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박 위원장은 “임금은 법리적으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교섭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맞다”면서도 “다만 교섭 테이블에 앉아 대화 자체는 해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용자가 대화를 나눴음에도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절한 것을 두고 사용자에게 부당노동행위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노동위원회가 노동계 주장을 무조건 받아들이지는 않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 위원장은 “노동위원회가 경영계 걱정처럼 무식하게 판정하지 않을 것”이라며 “노동계도 강한 주장이 너무 많다”고 짚었다. 그 사례로 최근 교섭단위 분리 결정을 언급했다. 포스코에서는 노조의 교섭단위 분리가 인정됐지만 쿠팡CLS에서는 기각됐다. 그는 “새벽배송을 둘러싸고 상급단체가 다른 두 노조 사이에 이견은 있지만 갈등의 역사가 깊지 않다는 점에서 지방노동위원회가 우선 함께 앉아 대화하는 편이 낫다고 본 것 같다”며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말했다. 상급단체가 다르다고 교섭단위를 일률적으로 분리하지는 않겠다는 기조를 시사한 대목이다.

다만 앞으로는 안전수당이나 포괄임금폐지처럼 산업안전 의제의 외형을 띠고 있으나, 실질적으로는 임금 인상 성격이 강한 요구들이 쟁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두고 박 위원장은 “노동위원회가 사안별로 구분해 판단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개별 사안마다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거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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