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ODA 예산 1조 깎더니...민간재원 활용한 ‘K개발금융’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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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 1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 및 EDCF 기금운용위원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민간재원을 활용한 한국형 개발금융을 추진한다. 기존의 공적개발원조(ODA) 재원만으로는 개발도상국의 협력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기 어려운 상황이어서다.

13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 겸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기금운용위원회에서 “그간 EDCF 등을 통해 협력국의 경제개발을 지원하고 우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뒷받침해왔으나, ODA 예산을 지속 확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다른 선진국들과 같이 시장 차입, 투자 펀드 등 민간재원을 동원해 대출, 보증·보험, 지분투자 등 다양한 금융수단으로 개도국 개발을 지원하는 ‘새로운 개발금융’을 도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 범부처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개발금융 세부 추진 체계를 수립할 계획이다.

개발금융은 개발도상국의 경제 발전과 빈곤 퇴치를 돕기 위해 제공되는 자금이나 금융 서비스를 말한다. 아프리카의 댐 건설 등 공공성 있는 사업이지만 정치적 불안이나 환율 변동의 위험성이 클 때, 한국수출입은행 등 개발금융기관이 보증하거나 함께 투자해 민간 자본이 흐를 수 있도록 물꼬를 터주는 식이다. 정부 예산을 활용해 개도국을 유·무상으로 지원하는 ODA와 다르다.

정부가 개발금융 활성화를 내세우는 건, ODA 예산이 이례적으로 대폭 삭감된 것과 맞물려 있다. 올해 ODA 사업 예산은 5조437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1조655억원(16%) 줄었다. 정부는 2020년 이후 1년에 15%씩 ODA 예산이 늘어온 만큼 소규모·행사성 사업 정비가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그간 ODA 예산이 방만하게 운영됐다는 문제의식도 있었다.

문제는 한국의 개도국 원조 실적이 여전히 저조하다는 점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개발원조위원회(DAC)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ODA 실적은 전년 대비 1억6666만 달러(-3.9%) 감소한 38억7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33개 공여국 중 13위다. 경제 규모 대비 ODA 지원 규모를 나타내는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도 0.2%로 전년 대비 0.01%포인트 감소했다. 전년보다 3단계 상승한 22위를 기록했다지만, 국제사회 권고치인 0.7%에는 여전히 크게 못 미친다.

이는 국제사회에서의 한국의 외교적 입지가 위축되는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재은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 정책센터장은 “올해 삭감된 1조원에는 민관협력사업 예산 128억원이 포함돼 있는데, 이는 장애인·소수민족·영유아 등 취약계층 4만 명이 식수와 의료지원을 잃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며 “사업을 정비해 원조를 제대로 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미국의 원조 축소로 생긴 공백을 한국이 메우며 국제적 영향력을 확대할 기회인 만큼 점진적인 예산 증액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정부는 우선 민간재원을 끌어와 개도국의 민간 부문을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재원 확대를 넘어 민간의 노하우로 개발 효과성을 높일 수 있다는 기대가 있다. 하지만 ODA 예산 삭감 기조와 맞물리면서 현장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 ODA 관련 업계 종사자는 “기업 입장에선 정부의 유·무상 원조를 통해 해외에 진출하는 것보다 더 큰 리스크를 져야 하고 상환 의무도 발생하는 만큼 과거보다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 센터장도 “개발금융은 얼마나 투자 자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를 중요한 성과지표로 삼기 때문에, 정작 도움이 필요한 이들이 배제될 수 있다”며 “유로다드(EURODAD) 등 국제시민사회에서도 계속 우려를 표하고 있는 만큼 개발금융 설계 단계에서부터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정밀한 설계를 해 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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