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코첼라 선 '마지막 국민 아이돌' 빅뱅, 20년 인기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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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에서 열린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빅뱅이 무대를 펼치고 있다. [코첼라 유튜브 캡처]
“오오오오오오오오~”
12일(현지시간) 밤 10시 40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인디고 사막 야외무대. 우주가 폭발하는 영상과 붉은 빛의 강한 조명 속에서 깃발을 흔드는 안무가들이 나타났다. 이어 빅뱅 노래 ‘뱅뱅뱅’의 도입부가 나오자 환호성이 울려 퍼졌다. 깃발과 안무가들의 재킷에는 다섯 멤버를 상징하는 ‘메이드’ 앨범(2016년 발매) 심볼이 그려져 있었다. 이어 3명의 빅뱅 멤버(지드래곤·태양·대성)가 무대 위로 나타나자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두 손을 흔들며 환호했다.
데뷔 20주년을 맞은 빅뱅이 미국 최대 음악 페스티벌 ‘코첼라’ 무대에 섰다. 빅뱅이란 이름의 활동은 2022년 4월 발매된 앨범 ‘봄여름가을겨울(Still Life)’ 이후 4년 만이다. 앞서 2020년에도 탑을 포함한 4인조로 코첼라에 초대됐지만, 코로나19 팬데믹이 터지면서 취소됐다. 그 사이 탑마저 탈퇴하면서 3인조로 팀을 재정비한 빅뱅은 이날 메인 스테이지인 야외무대(Outdoor Theatre)의 피날레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이날 공연에 대해 LA타임스는 “복근을 드러낸 빅뱅은 치명적인 매력의 파티곡으로 무대를 채웠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19일에도 한 번 더 코첼라 무대에 오른다. 올해 안으로 빅뱅 20주년 기념 컴백 활동도 있을 예정이다.
마지막 ‘국민 아이돌’
빅뱅은 개성이 뚜렷하면서도 소구력 넓은 음악으로 롱런해왔다. 2세대 아이돌로선 흔치 않았던 힙합 베이스의 K팝을 추구하면서 히트곡도 다수 남겼다. 열성팬들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히트곡을 아는, 사실상 마지막 ‘국민 아이돌’이란 평가도 나온다. ‘거짓말’ ‘하루하루’ ‘판타스틱 베이비’ ‘뱅뱅뱅’뿐 아니라 이문세의 ‘붉은 노을’ 리메이크 버전은 축제의 단골 선곡으로 꼽힌다. 남자 팬이 많다는 점도 빅뱅의 특징이다. 임희윤 음악평론가는 “빅뱅 음악 특유의 ‘힙합 스웨그’는 남성 팬들에게도 호소력이 있고 ‘찹쌀떡’ 같은 후렴구는 한국적이면서도 창의적인 차용으로 대중적 인기를 끌었다”고 평가했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에서 열린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지드래곤이 무대를 펼치고 있다. [코첼라 유튜브 캡처]
논란 딛고 ‘3인조’ 컴백
논란과 구설수도 많았다. 특히 2017년 의경으로 복무 중이던 탑의 대마초 흡연, 2019년 승리가 중심이 된 ‘버닝썬 사태’는 그룹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히며 존폐 위기로 몰고갔다. 2019년 승리의 탈퇴에 이어, 2022년엔 탑이 계약 종료와 함께 “팀에 누를 끼치고 싶지 않다”며 탈퇴했다.
하지만 2024년 지드래곤이 세 번째 솔로 앨범 ‘위버맨쉬’(Übermensch)로 복귀하며 ‘3인조 빅뱅’ 활동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태양과 대성이 피처링한 타이틀곡 ‘홈 스윗 홈’ 3인조 무대가 히트하면서다. 지드래곤은 지난해 월드투어로 동원한 관객 수만 82만5000여명(39회 공연)으로 한국 솔로 가수 역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같은 시기 BTS 제이홉 52만4000여명(33회), BTS 진 35만3000여명(20회)이었다.
뉴트로 바람 타고 ‘K팝 클래식’으로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인디오에서 열린 코첼라 페스티벌에서 관객들이 빅뱅의 무대를 보며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코첼라 유튜브 캡처]
멤버 전원이 앨범 프로듀싱에 참여하는 등 ‘아티스트형 아이돌’의 시초가 됐다는 점에서도 K팝 역사에서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이전까지 K팝 아이돌은 ‘칼군무’가 특징인 양산형 그룹이란 오명이 있었는데, 빅뱅이 아티스트로서 K팝 아이돌의 정체성을 확장시켰다”고 했다. ‘패션 아이콘’ ‘트랜드 세터’로 자리한 지드래곤의 샤넬 앰베세더 활동도 아이돌의 글로벌 명품 앰베세더의 초기 모델이기도 하다.
미국 MZ 세대 사이에서 2000년대 중반~2010년대 초반 유행을 ‘뉴트로’로 소비하는 유행이 번지는 것도 빅뱅에겐 호재가 됐다. 당시 활동의 정점을 찍은 빅뱅 ‘메이드’ 음반이 K팝 클래식으로 소비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지드래곤의 ‘홈 스윗 홈’이 숏폼 챌린지로 유행하며 빅뱅의 전성기를 알지 못하는 10대에게도 인기를 끌었다. 임희윤 평론가는 “요즘 해외 K팝 팬들에겐 빅뱅이 한국에서 BTS보다 인기 있다는 점에서도 관심을 갖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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