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남미 마약왕이 남긴 하마 80마리 사살한다 "개체수 통제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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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안티오키아주의 한 호수에서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들여온 하마 후손들이 목격됐다. AFP=연합뉴스

남미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콜롬비아에 들여왔던 하마가 사살될 운명에 놓였다. 통제하기 어려울 정도로 개체 수가 급속히 불어났다는 이유에서다.

A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콜롬비아 정부는 13일(현지시간) 중부 지역 일대를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수십 마리의 하마를 도태(개체 수를 줄이는 조치)하는 계획을 승인했다.

이레네 벨레스 콜롬비아 환경부 장관은 개체 수를 고려할 때 약 80마리의 하마가 도태 대상에 포함될 것이라고 했다. 구체적인 시행 시점은 밝히지 않았다. 그는 “이 조치를 하지 않으면 개체 수를 통제할 수 없다”며 “생태계를 보전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마약왕이 데려온 하마 4마리…170마리로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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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롬비아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들여온 하마 후손들. AP=연합뉴스

콜롬비아는 아프리카 이외의 지역에서 야생하마 개체군이 서식하는 유일한 국가다. 콜롬비아의 전설적인 마약왕으로 불렸던 파블로 에스코바르 때문이다. 그는 마약을 팔아 번 돈으로 세계 각지에서 코끼리, 코뿔소 같은 동물들을 사들여서 개인 동물원을 만들었다. 이때 하마 4마리도 아프리카에서 데려왔다.

1993년 에스코바르가 사망한 뒤 그의 개인 동물원은 폐쇄됐고, 동물 대부분은 다른 동물원으로 보내졌다. 하지만, 하마는 큰 덩치 때문에 이송 자체가 어려웠고 결국 정부는 별다른 조치 없이 주변 강가에 풀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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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하마 개체 수는 급격하게 증가했다. 환경이 척박한 아프리카와 달리 콜롬비아는 먹이도 풍부하고, 천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콜롬비아국립대의 연구에 따르면, 2022년 기준으로 약 170마리의 하마가 야생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에는 원래 서식지에서 북쪽으로 100㎞ 이상 떨어진 곳에서도 하마가 발견되고 있다.

환경 당국은 이 하마들이 주민들에게 위협이 되고 있으며, 먹이와 서식 공간을 두고 매너티 같은 토착종들과 경쟁하면서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40대 남성이 하마의 공격을 받아 중상을 입는 등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잔인한 결정…정부 무책임에 피해 본 동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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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레네 벨레스 콜롬비아 환경·지속가능발전부 장관(가운데)이 하마 관리 계획을 발표했다. EPA=연합뉴스

정부는 하마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해 중성화 수술을 하거나 해외 동물원으로 보내는 방법을 검토했지만, 높은 비용 등을 이유로 모두 실패했다. 이 하마들은 유전적 다양성이 부족하고 질병을 옮길 가능성이 있어 아프리카로 되돌려 보내는 방안도 현실적으로 어렵다.

환경 운동가들은 전 세계적으로 멸종위기에 처한 하마를 대량 사살하는 건 “잔인한 결정”이라며 반대했다. 동물권 활동가이자 상원의원인 안드레아 파디야는 “살해와 학살은 결코 용납될 수 없다”며 “이 하마들은 정부의 무책임으로 피해를 입은 동물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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