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李 “예비군·민방위 안 받는다고 전과자?”…정부, 형벌 합리화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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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6회 국무회의 겸 제5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정부가 형벌 규정이 포함된 1069개(전체의 64%) 법률에 대한 대대적인 손질에 나선다. 현행법상 추상적이고 모호한 범죄 구성 요건을 명확히 개정하고, 단순한 행정상 의무 위반이나 경미한 법 위반의 경우 과징금·과태료 등 행정·경제 제재로 전환하는 등 불필요한 형벌을 과감히 폐지한다는 방침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14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비상경제점검회의 겸 국무회의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으로부터 이 같은 형벌 합리화 방안을 보고받은 뒤 “웬만한 것은 다 형벌로 처벌할 수 있게 돼 있으니까 심지어 검찰 국가화됐다는 비난까지 생기고 사법 권력을 이용해서 정치를 하는 상황까지 오고 말았다”며 “규정이 너무 모호하고 그걸 또 확장 해석하거나 조작하는 등 죄형법정주의가 사실상 무너지는 원시적인 사회가 돼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성호 장관은 배임·직권남용·명예훼손 등의 범죄명을 열거하며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가 너무 많다”며 “그런 것들을 철저히 정비해서 국민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6회 국무회의 겸 제5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전민규 기자
이 대통령은 예비군·민방위 훈련 안 받으면 전과가 남는 현행법을 언급하면서 “아마 전 세계에서 대한민국 국민의 전과가 제일 많을 것”이라며 “옛날에는 경제력이 워낙 없으니까 형벌로 했을 가능성이 큰데, 이제는 경제 제재가 오히려 큰 효과가 있는 시대”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다만 “그냥 돈만 덜렁 대면 고의로 위반한 사람한테는 완전히 신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오히려 더 엄정한 제재 효과, 예방 효과, 응징 효과가 있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치밀하고 신중하게 설계하라”고 당부했다. 무분별한 처벌 완화로 흐르지 않도록 경계하라는 취지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부동산 정책 입안·결재·승인 과정에서 고가 주택 보유자나 다주택자를 원천 배제하라고 지시한 데 대해 이날 회의에서도 “기안 용지를 복사하는 직원조차도 다주택자는 안 된다”며 “부동산에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은 부처별로 전부 빼서 거기에 이해관계가 절대 침투할 수 없도록 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추가경정예산에 따른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관해서는 “지난해 민생회복소비쿠폰 지급 당시에 일부 지방정부에서 발생했던 비인권적인 행태가 혹여라도 반복되지 않게 각별하게 유념하라”고 지시했다. 지난해 7월 부산·울산·광주광역시 등에선 지원액수별로 소비쿠폰 색을 다르게 제작해 논란이 일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14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16회 국무회의 겸 제5차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으로부터 올해 1분기 산업재해 사망자 수가 113명으로 작년 동기 대비 17.5% 감소했다는 보고를 받고는 “이때까지 난리 친 게 효과가 생긴 모양”이라면서도 “그래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에 비하면 턱없이 높다”고 했다. 이어 지난 10일 생산 설비를 점검하던 SPC 직원 2명이 컨베이어 벨트에 손이 끼어 손가락이 절단된 사건을 언급하며 “열심히 사고 방지를 위해서 노력했는데 발생한 사고가 아니라는 설이 있으니 주관적 의도에 관한 부분을 잘 체크해서 조사하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지방경제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면서 “국내 관광의 최대 장애 요소는 바가지 씌우기, 외국인 경멸하기 등 일종의 생활 문화”라며 ‘관광 새마을 운동’을 제안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지역에서 관광 유치를 하는 사람들, 음식점이나 시설 관련 자영업자들도 있고 ‘우리 동네 계곡이 멋있는데 (관광객을) 유치하자’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며 “지금은 따로따로 놀고 있는데, ‘새벽종이 울렸네’ 이런 것을 한번 해보면 어떨까 싶다”고 했다. 이와 함께 외국 국적 항공사들의 국내 취항 노선 확대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이 14일 청와대 춘추관에서 청와대 세종집무실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편, 대통령 세종 집무실 건립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이 밝혔다. 이 수석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대통령 세종 집무실 부지 조성 공사를 위해 15일 입찰 공고를 할 예정”이라며 “2029년 8월까지 세종 집무실에 입주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지는 약 35만㎡, 사업비는 98억원으로 약 14개월간의 부지 조성 공사를 거쳐 이르면 내년 8월 건물 건축 공사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취임 직후 퇴임은 세종에서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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