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삼성전자 노조, 투쟁조끼 8000벌 배포…‘비노조원 블랙리스트’ 의혹에도 총파업 강행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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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비노조원 블랙리스트’를 만들었다는 의혹에도 불구하고 투쟁조끼 수천장을 배포하면서 5월 예고된 총파업 우려가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공동교섭본부(삼성전자 초기업노조, 전국삼성전자노조, 삼성전자 동행노조)는 오는 23일 평택사업장에서 진행 예정인 ‘총파업 결의대회’를 앞두고 기흥사업장에서 투쟁조끼 8000벌을 배포했다. 지난 2일엔 화성사업장에서도 투쟁조끼를 뿌렸다.

노조가 총파업 추진을 강행하는 가운데, 삼성전자는 사내에서 노조 가입 여부와 파업 불참자 명단이 포함된 이른바 ‘블랙리스트’가 공유된 정황을 포착하고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사측은 지난 10일 사내공지를 통해 “특정 부서의 단체 메신저 방에서 수십 명 이상의 부서명, 성명, 사번, 조합 가입 여부 등이 기재된 명단 자료가 전달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알렸다. 사측은 업무와 무관한 목적으로 임직원 정보를 추출하고 공유한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이자 심각한 인권 침해라고 판단하고 경기도 화성동탄경찰서에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형사 고소장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내부에선 명단 작성·배포에 노조가 연루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노조원으로 추정되는 직원들이 노조 가입 사이트에서 동료들의 사번을 입력한 뒤 ‘사번 중복 확인’ 기능을 이용해 비노조원을 추려내는 식으로 명단을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달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유튜브에서 “(노조원 중)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회사를 위해 일하는 자들을 명단으로 관리하겠다”며 파업 미참여자 색출 및 해고 등 불이익을 예고한 바 있다.

삼성전자 노조는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설정한 ‘영업이익의 10%’보다 높은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요구하고 있다. 시장에선 올해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이 최대 300조원에 달할 수 있다고 전망하는데, 이 경우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은 45조원에 육박한다. 이는 직원(메모리사업부) 1명 당 6억원이 훨씬 넘는 금액으로, 지난해 삼성전자가 420만명 주주에게 지급한 배당금 약 11조 1000억원의 4배 규모이며, 연구개발(R&D)에 투자한 37조7000억원보다 많다. 사측은 이를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파격적인 보상을 요구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는 오는 23일 경기 평택캠퍼스에서 대규모 투쟁 결의대회를 연 뒤 5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18일간 파업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약 현실화할 경우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운영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선 글로벌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이 반도체 패권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는 시기에 터진 내부 갈등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국내 1위 기업인 삼성전자가 노사 대립으로 발목이 잡힐 경우 대외 신인도 하락은 물론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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