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호르무즈 역봉쇄에 급해진 중국…‘2주 휴전’ 처럼 이란 설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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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 도심 건물 외벽에 손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움켜쥐고 당기고 있는 모습의 대형 광고판이 걸려 있다. 광고판엔 “호르무즈 해협은 이란의 손에 있다” “트럼프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 “결정권은 이란에 있다” 등의 문구가 적혀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1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호르무즈해협 역봉쇄가 시작된 후 중국이 주목받고 있다. 이란산 원유의 최대 고객인 중국이 이번 봉쇄를 계기로 이란 설득에 나설 수 있을 거란 기대 때문이다.

이란은 원유를 대부분 중국에 수출하고 있다. 에너지 분석업체 케이플러에 따르면 지난해 이란이 해외에 판 원유의 80%가 중국으로 향했다. 지난해 중국이 사들인 이란산 원유는 전체 수입량의 약 13%에 달한다. 미국 등 국제사회 제재에도 중국은 ‘그림자 선단’ 등을 활용해 이란산 석유를 시세보다 싼 가격으로 수입해 국내 물가 유지에 활용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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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중국 산둥성 칭다오항에서 유조선이 정박해 원유를 하역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만일 봉쇄가 장기화해 이란산 석유의 수입이 끊긴다면 중국도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진량샹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미국의 역봉쇄 조치가 중국 이익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이에 중국이 이란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싱크탱크 외교협회(CFR)의 리처드 하스 전 회장은 뉴욕타임스(NYT)에 “미국은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함께 중국·인도·파키스탄·튀르키예 등 이란의 주요 (원유) 고객들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도록 이란에 압력을 가하는 전략을 병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은 이번 전쟁에서 이란에 영향력을 행사한 바 있다. 지난 7일 미국과 이란이 2주 휴전에 합의하는 과정에서다. NYT에 따르면 중국은 당시 트럼프가 경고한 대로 이란의 에너지 시설과 주요 인프라를 공격하면 경제적 타격이 클 것이라며 이란을 강하게 설득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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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이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칼리드 빈무함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자를 만나 악수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중동을 비롯한 세계 각국도 중국 독려에 나서고 있다. 중국을 방문한 칼리드 빈무함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왕세자는 1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나 “UAE는 중국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미국과 이란의) 휴전과 전쟁 중단을 촉진해 국제 해상 운송의 안전을 수호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칼리드 왕세자는 전날 리창 총리와 만나서도 “엄중한 중동 지역 정세에서 중국이 계속해서 중요한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UAE는 이스라엘보다 더 많이 이란발 미사일·드론 공격을 받는 등 이번 전쟁에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국가 중 하나다. 이에 시 주석은 칼리드 왕세자에게 “걸프 국가들의 주권, 안보, 영토 완전성은 반드시 실질적으로 존중받아야 한다”고 답했다.

같은 시기 방중한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13일 칭화대 연설에서 “중국은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란, 우크라이나, 가자 전쟁 종식에 중국의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부총리 겸 외무장관도 14일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통화에서 중국과 긴밀한 소통과 협력을 통해 지역 평화 실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도 강경한 발언을 내놨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당사국들이 임시 휴전에 합의한 상황에서 미국이 군사 배치를 확대하고 봉쇄 조치를 취하는 것은 갈등을 격화시키고 긴장을 고조시킬 뿐”이라며 “위험하고 무책임한 행동” 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해협의 항행 안전에도 추가적인 충격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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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한 남성이 가판대에서 ‘바다 허풍’ 이란 제목과 함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침몰하는 항공모함 옆에서 허우적 거리는 듯한 그림이 그려진 신문을 보고 있다. EPA=연합뉴스

반면 중국이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란 반론도 만만치 않다. 이번 전쟁으로 미국의 영향력이 장기적으로 약해질 것인데, 그러한 전략적 이익을 포기하면서까지 트럼프의 역봉쇄 작전을 중국이 도울 가능성은 작다는 것이다.

오히려 미·중 갈등이 고조될 우려가 제기된다. 미 컨설팅업체 리흘라 리서치의 제시 마크스 설립자는 “이란산 석유를 실은 중국 국적 선박이나 중국 연계 그림자 선단이 미군에 의해 나포될 확률이 높아졌다”며 “실제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다음달 중국에서 열릴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분쟁의 불씨가 된다”고 지적했다.

진량샹 연구원도 “호르무즈해협 위기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트럼프의 방중 가능성은 더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번 전쟁으로 3월 말로 예정됐던 중국 방문을 연기했던 트럼프는 오는 5월 14∼15일 중국을 찾아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미 대통령이 중국을 찾는 건 2016년 트럼프 자신이 베이징을 찾은 이후 10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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