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상대팀 4번타자보다 무서운 실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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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뉴시스]

#1. 지난 12일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수원 맞대결.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마주한 두산 김원형 감독이 속내를 털어놓았다. 주제는 최근 반복되는 야수들의 잦은 실책. 특히 하루 전 치명적인 실수가 3차례나 나온 것에 대해 긴 시간을 할애했다. 김 감독은 “이런 이야기가 기사로 나가면 어린 선수들이 위축될 수 있지만, 그렇다고 감쌀 수만은 없다”면서 “젊은 야수들이 의욕이 앞서다 보니 종종 실수를 저지른다.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 경기 경험을 쌓아가면서 선수 본인이 느껴야 한다”고 지적했다.

#2. 같은 날 잠실에서도 실책이 화두가 됐다. 앞서 4연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수비가 흔들려 어려움을 겪은 SSG 랜더스의 사령탑 이숭용 감독이 이날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최근 실책이 잦았던 베테랑 2루수 안상현을 2군으로 내렸다. 대신 퓨처스리그에서 활약하던 석정우를 올렸다. 선수단 전체를 대상으로 보낸 무언의 메시지였다. 그러나 SSG는 이날도 실수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 했다. 실책 4개가 쏟아지며 1-9로 대패했다. 지난 주 5연패를 당하는 동안 SSG가 기록한 실책은 무려 9개에 이른다.

#3.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가 맞붙은 대전 상황도 엇비슷했다. 2-4로 추격하던 한화의 6회초 수비. 1사 2루에서 한화 1루수 채은성이 박재현의 평범한 땅볼을 놓쳤다. 당황한 채은성이 베이스로 뛰어 들어오던 투수 이상규에게 공을 토스했지만, 이마저도 뒤로 흘렀다. 이 사이 2루 주자 한준수가 홈을 파고들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은 1루수를 김태연으로 바꿨지만, 결국 흐름을 뒤집지 못 하고 3-9로 졌다.

이날 나란히 실책에 한숨을 내쉰 세 구단은 올 시즌 이 부문에서 불명예 선두권을 달리고 있다. 한화가 16개로 1위고 SSG와 두산이 15개로 공동 2위다. 시즌 초반이긴 하나 ‘실수와의 전쟁’에서 공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흔히 야구를 ‘투수 놀음’이라 하지만, 마운드가 타자와의 승부에 온전히 집중하려면 탄탄한 수비가 뒷받침 되어야 한다. 모든 구단이 스프링캠프 시작과 함께 ‘지옥훈련’이라 부를 정도로 강도 높은 수비 훈련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올 시즌 초반은 수비력의 가치가 그 어느 때보다도 주목 받는 분위기다. 치명적인 실책 하나에 승패가 엇갈리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수비 상황에서의 긴장도가 대폭 올라갔다. 뿐만 아니라 실수가 잦은 선수는 타석에서도 위축되기 마련이라 코칭스태프가 이중으로 신경을 써야 한다.

최원호 해설위원은 “두산의 경우 타격 재능이 뛰어난 박준순과 안재석 같은 야수들을 키워야 하는데, 이들의 수비가 궤도에 올라오지 않은 게 문제”라면서 “인내심을 갖고 기다려줘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수비 안정감은 타격 집중력과도 연동되는 부분이라 한쪽이 불안해지면 다른 쪽도 난조를 겪는 경우가 많아 정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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